코로나19 핑계로 검진·치료 미뤘다간 중증 위험 커진다

코로나19 핑계로 검진·치료 미뤘다간 중증 위험 커진다

병원 치료 및 검진환자 급감...의료계 "치료시기 놓친 잠재환자 증가 우려"

기사승인 2020-08-04 04:33:01
한 대형병원의 병동 복도가 텅 비어있다. 

[쿠키뉴스] 전미옥 기자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 되고있는 가운데 의료현장에선 기존에 다른 질병으로 치료받던 환자들이 검진과 치료를 미뤘다가 자칫 질병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경고한다.

3일 의료계에 따르면, 코로나19로 한때 병원을 찾지 않는 환자가 늘었던 여파가 나타나고 있다. 감염병 확산 공포로 병원 방문을 미뤘다 다시 돌아온 환자들의 건강상 우려가 높아진 것이다. 

코로나19가 극성을 부렸던 올해 3월과 4월 병원을 찾는 환자는 연달아 급감했었다. 대한병원협회의 조사 결과, 전년 대비 3월 외래환자는 상급종합병원이 15.7%, 종합병원 19.3%, 병원급 29.6%의 감소폭을 보였다. 환자 감소추세는  4월도 계속됐다. 4월 외래환자는 각각 16.2%, 23.8%(종합병원), 30.5%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오랜만에 진료실을 찾은 환자들 중에는 이전보다 건강상태가 악화된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고위험군인 고혈압, 당뇨 등 만성질환 환자들에서 임의로 약 복용을 중단하거나 생활 속 관리가 안 되는 사례가 적지 않다.

편욱범 이대서울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코로나19 발생 초기 환자들이 무척 감소했다가 최근들어 기존의 90%까지 환자내원율이 회복됐다. 다만, 비만, 혈압, 콜레스테롤 수치 등이 악화된 환자들이 눈에 띄게 늘었다"며 "병원은 위험한 곳이라는 인식이 생겨남과 함께 집에서의 관리가 매우 중요해졌다. 위드(With) 코로나 시대에 알맞은 건강관리가 필요한 시기"고 말했다.

그러면서 "운동시설 등이 문을 닫으면서 상당수가 운동을 못하고 있다고 한다. 되도록 계단을 이용하는 등 일상생활에서 운동을 병행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또 만성질환 환자들은 약이 떨어지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코로나 상황에서도 운동, 검진, 건강한 식습관 등 건강유지활동을 지속적으로 해야한다"고 조언했다.  

치료받는 암환자 수도 크게 줄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등록된 위암, 대장암, 자궁경부암, 간암, 유방암 산정특례 건수를 분석한 결과, 올해 3~5월 건수는 전년 동기간 대비 5146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2019년에 비해 21.4% 감소한 수치다.해당 건수에는 산정특례 종료 시점에서 재발 또는 전이로 기간을 연장하는 경우는 제외했기 때문에 해당 암을 처음 진단받은 환자 수가 전년 대비 크게 낮아진 것을 의미한다.

건강검진 건수도 줄었다. 실제 가톨릭대 성빈센트병원의 경우 전년 대비 올해 상반기 일반검진과 암검진 건수가 각각  21%,  35%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대림성모병원도 올해 2~5월 5대암 검진건수가 전년 대비 52.8%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의료현장에서는 수많은 암환자가 진단되지 않아 병을 키우고 있는 것이라며 걱정어린 시선을 보내고 있다. 과거 암수술을 받은 후 주기적으로 진행하는 정기검진을 미뤘다가 암이 재발된 것을 새로 발견하거나, 적정 치료시기를 놓쳐 상태가 악화되는 등 안타까운 사례가 현장에서는 속출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성원 대림성모병원 원장은 "코로나19로 인한 검진율 감소는 본원뿐만 아니라 전국의 모든 병원이 체감하고 있을 것"이라며 "코로나19 2차 대유행 및 장기화를 대비하기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를 통한 생활 방역이 매우 중요한 시기이다. 하지만암 검진을 늦추는 것은 진단 지연으로 암이 전이되어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검진 대상자는 제때 검진을 받고 암 증상이 있다면 조금이라도 빨리 병원을 방문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romeok@kukinews.com
전미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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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미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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