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조계원 기자 =국내은행의 6월말 원화대출 연체율이 0.33%를 기록했다. 이는 금감원이 2007년 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를 기준으로 연체율을 집계한 이래 최저치다.
금융감독원은 12일 ‘국내은행의 원화대출 연체율 현황[잠정]’을 통해 6월말 연체율이 전월말 보다 0.09%p 하락한 0.33%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6월말과 비교해도 0.09%p 하락했다.
은행 대출 연체율은 올해들어 4% 언저리에서 등락을 보여왔다. 지난해 12월말 0.36% 였던 연체율은 2월말 0.43%까지 올라갔으나 3월말 0.39%로 하락했다. 이후 상승세로 전환한 연체율은 5월말 0.42%까지 상승한 후 6월말 0.33%까지 급락했다.
6월의 경우 통상 은행들이 반기 마감을 위해 연체 채권을 정리하면서 연체율 하락 움직임을 보인다. 실제 2019년 6월에는 0.10%p, 2018년 6월에는 0.11%p의 연체율이 하락했다. 이에 따라 올해 6월에도 전월보다 2조원 늘어난 2조8000억원의 연체 채권이 정리되며 은행 연체율 하락의 원인으로 작용했다.
다만 코로나19 상황 속에서도 은행의 연체율이 사상 최저치를 기록한 것은 시장에 풀린 막대한 유동성과 정부의 금융지원 방안이 주요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정부는 코로나19로 확산에 따라 발생할 신용위기 상황을 막기위해 ▲실물피해 대책 32조원 ▲금융안정대책 100조원 ▲추가 보강대책 20조원 등 150조원이 넘는 자금을 시장에 풀었다. 여기에 9월 30일까지 코로나19 피해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대출 만기 연장과 이자상환 유예 등의 지원도 펼쳤다.
그러난 은행업계에서는 사상 최저 수준의 연체율을 두고 우려의 목소리를 내놓고 있다. 유동성으로 버티는 신용이 언제까지 지속될 수 있을지 미지수이기 때문이다. 특히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고 수해까지 발생하면서 하반기부터 은행의 연체율이 점차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은행 관계자는 “코로나19 장기화로 경기 회복이 부진하면서 정책자금이나 은행 대출을 받아 버티던 분들이 한계에 부딛칠 것”이라며 “9월 30일까지 대출 상황 연장과 이자상환 유예 등의 금융지원 방안도 재연장 논의가 진행되고 있지만 이자상환은 재연장이 어렵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어 연체율이 언제까지 좋은 상황을 유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6월말 기준 기업대출과 가계대출은 전월말 보다 각각 연체율이 0.13%p, 0.03%p 하락했다. 기업대출의 연체율 하락이 두드러진 가운데 대기업대출은 0.46%p, 중소기업대출은 0.06%p 하락해 대기업대출이 기업대출 연체율 하락을 견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계대출은 신용대출 등 주택담보대출을 제외한 대출의 연체율이 0.12%p 크게 하락했다.
chokw@kukinews.com
Copyright © KUKINEWS.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