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이소연 기자 =생활 속 쓰레기는 줄이는 ‘제로웨이스트’ 등 환경보호에 관심 갖는 시민이 늘고 있다. 최근 폭우의 원인으로 ‘지구온난화’가 거론되며 환경오염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웠다는 분석이다.
12일 기상청에 따르면 장마는 50일째에 접어들었다. 역대 최장 장마다. 지난 2013년의 49일 기록을 경신했다. 가장 늦게 끝나는 장마이기도 하다. 기상청은 올해 장마가 오는 16일에야 마무리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전례 없던 ‘물폭탄’도 한반도를 덮쳤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12일 오전 10시30분 기준 집중호우로 인해 전국에서 41명이 사망하고 9명이 실종됐다. 부상자는 8명이다. 11개 시도에서 4498세대 7909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시설피해도 잇따랐다. 농경지 2만7466ha가 침수되거나 유실됐다. 주택 5926동, 비닐하우스 5824동, 축사·창고 2521동이 침수 피해를 입었다.
이번 폭우의 원인으로 지구온난화가 꼽힌다. 장마전선은 북태평양고기압의 전면에 배치돼 있다. 장마가 끝나기 위해서는 북태평양고기압이 한반도 위쪽으로 북상해야 한다. 그러나 지구의 온도가 상승하며 북극의 한기가 중위도까지 내려왔다. 이로 인해 북태평양고기압의 북상이 막혀 장마가 길어졌다는 것이다.
일부 시민들은 폭우로 인해 하천이 범람하고 인명피해가 발생하는 것을 보며 환경보호 참여를 결심했다. 이모(20·여)씨는 일상 속에서 환경파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제품을 찾아보게 됐다. 집 앞 산책로가 폭우로 인해 물에 잠긴 후 ‘기후위기’를 체감했기 때문이다. 그는 “나라도 무언가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며 “손수건과 텀블러를 상시 들고 다니는 등 일회용품 사용을 자제하고 있다. 평소 사용하는 플라스틱 제품을 친환경 제품으로 교체하기 위해 알아보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평소 환경보호를 실천해왔던 이들도 더 적극적으로 행동에 나서고 있다. 박모(33·여)씨는 “환경오염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행동들이 이상기후 현상을 가속화하는 원인이 된다”며 “축산업의 환경오염을 인식한 이후에는 유제품을 포함한 육식을 가급적 멀리 하고 있다. 패션산업이 제3세계를 오염시킨다는 이야기를 들은 후에는 새 옷 구매 대신 중고 옷 구매를 좀 더 선호하고 있다”고 말했다.
온라인에서는 스팸메일 삭제하기를 실천하겠다는 움직임도 일고 있다. 불필요한 메일을 삭제해 ‘데이터센터’의 전력소모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전력 소모가 감소되면 이산화탄소 발생량도 줄어든다.
기후변화 관련 정부의 강화된 정책도 요구됐다.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는 11일 ‘기후관련 정책을 만들어주세요’라는 청원이 게재됐다. 중학생이라고 밝힌 청원 게시자는 “요즘 부쩍 자연재해가 늘었다. 자연재해가 운이 안 좋아서 일어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학교에서 기후위기 관련 교육을 들을 때마다 어른들이 만들어 낸 기후위기를 왜 학생들이 책임져야 하느냐”고 주장했다. 이어 “제대로 된 기후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며 “기후위기를 검색했을 때 ‘인류가 멸망할지도 모른다’ 등 공포를 조장하는 내용이 아닌 정책의 시행을 알리는 내용이 나와야 한다”고 촉구했다.
전문가는 개인의 노력과 함께 정부의 정책이 수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현정 기후변화행동연구소 부소장은 “환경보호를 위한 개개인 노력도 중요하지만 결국 시스템을 만드는 것은 국가”라며 “정부와 산업계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과거에는 폭우를 재해라고 불렀지만 현재는 기후위기로 명명해야 한다. 이는 국민의 삶의 질과도 직결된다”며 “다음 해가 아니라 오는 2100년을 생각하고 계획을 짜야 한다. 어려운 일이지만 단기 계획만으로는 더 이상 기후위기를 해결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soyeon@kukinews.com / 사진=박태현 기자 pth@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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