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쿠키뉴스] 강한결 기자 = '동부리그' 미드 라이너를 모두 꺾은 '클로저' 이주현이 이번에는 '서부리그'의 수문장 아프리카 프릭스의 '플라이' 송용준과의 대결에서 승리했다. 패기 넘치는 신예의 '미드 도장깨기'가 어디까지 갈 수 있을지 주목을 모으고 있다.
이주현은 지난달 31일 KT 롤스터와의 대결에서 '페이커' 이상혁을 대신해 T1의 미드라이너로 선발 출전했다. 데뷔전에서 강렬한 인상을 보여준 이주현은 이후 4연기 연속 선발출장 중이다.
이날 경기에서 이주현은 두 세트 연속으로 '조이'를 선택했다. 10번의 세트가 진행되는 동안 이주현은 조이를 7번 사용했고 KDA 7.1이라는 놀라운 수치를 만들어냈다. 죽지 않으면서 높은 킬 관여율을 보여주며 게임을 주도했다는 의미다.
1세트 초반부터 이주현은 송용준의 '오리아나'를 강하게 압박했다. 6분 오리아나의 정화가 돌아오기 직전 별풍선에서 나온 점화로 오리아나에게 사용했다. '통통별(Q)'과 평타를 섞은 야무진 공격에 송용준은 점멸을 쓸 수 밖에 없었다. 이후 '스피릿' 이다윤의 '세트'가 조이를 노렸지만, 역공을 맞고 점멸을 쓸 수밖에 없었다. 결국 탑라인에 사용해야 할 필살 콤보가 사라진 후 '칸나' 김창동의 '루시안'은 편하게 '기인' 김기인의 '아칼리'를 압박할 수 있었다.
탑 라인 주도권이 생기자 T1은 11분 협곡의 전령을 사냥했다. 다소 감정적으로 대응한 아프리카는 바론 둥지 앞 교전을 열었지만, 명분이 부족했다. 결국 T1은 이 전투에서 에이스를 띄우며 사실상 경기를 잡았다. 이주현의 라인전 압박으로 시작된 스노우볼이 여기까지 굴러간 셈이다.
T1은 이날 아프리카 상대로 2대 0 완승을 거두면서 세트 12연승을 달리게 됐고, 젠지 e스포츠와 득실차가 같아지면서 공동 3위로 올라갔다. 이주현에게도 이날 승리는 매우 의미가 깊다. 먼저 그는 10연승을 달리는 무패의 미드 라이너로 거듭났다. 또한 서부리그 미드라이너 송용준을 상대로 완승을 거뒀다는 점도 주목할만하다.
아프리카와의 대결 전까지 이주현이 상대한 미드라이너는 KT의 '쿠로' 이서행‧'유칼' 손우현, 샌드박스 게이밍의 '페이트' 유수혁, 설해원 프린스의 미키 '손영민', 팀 다이나믹스의 '쿠잔' 이성혁이다. 상대적으로 팀 성적은 부진하지만, 저력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 선수들이다. 동부 미드라이너들을 상대로 한 번도 패하지 않은 이주현은 서부의 수문장 송용준마저 꺾으며 신예가 할 수 있는 최선의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있다.
서머 스플릿 일정 막바지 T1은 DRX와 담원을 만난다. 공교롭게도 두 팀은 1라운드 T1에게 패배를 안겨준 팀이다. 이주현은 '한체미' 자리를 놓고 치열하게 경쟁중인 거물 '쵸비' 정지훈, '쇼메이커' 허수를 만나게 된다.
사실 갓 데뷔한 신인이 세트 10연승을 기록한 것만 해도 대단한 성과다. 하지만 이주현은 이상혁의 후임이라는 무형의 책임감을 느끼는 선수다. 그렇기에 이주현의 '미드 도장깨기'가 상위권 두 팀의 미드라이너에게도 통할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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