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조계원 기자 =요즘 사람들이 모이면 집값 상승 이야기가 빠지지 않는다. 다들 집값이 너무 상승했다는 데 불만이 상당하다. 다만 화폐가치가 하락하는 상황에서 집값이 진정 상승했는지 따져 볼 필요가 있다.
1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통화량(M2, 평잔기준)은 대략 165조원(5.66%) 증가했다. M2는 현금에 요구불예금, 수시입출식 저축성예금과 머니마켓펀드(MMF), 2년미만 정기예적금ㆍ금융채 등을 포함해 즉시 현금화 가능한 자산을 말한다.
상반기 통화량은 코로나19 피해 지원에 따라 급격히 증가했다. 지난해 하반기 통화량 증가액이 113조원인 것과 비교하면 40% 가량 급증한 상황이다.
일반적으로 통화량이 증가하면 돈의 가치는 하락한다. 예를 들어 통화량이 5.66% 증가하면 10억원의 가치는 9억4340만원으로 줄어드는 셈이다.
그렇다면 올해 상반기 집값은 얼마나 상승했을까.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들어 6월 12일까지 전국 아파트 매매 가격은 평균 2.85%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대전(5.83%)이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으며, 뒤이어 세종(5.50%), 인천(5.07%), 경기(4.76%), 서울(2.11%), 부산(1.97%), 충남(1.29%), 울산(1.07%) 순을 기록했다.
10억짜리 아파트를 기준으로 놓고 보면 대략 6개월간 대전에서는 5800만원, 서울에서는 2100만원의 가격이 상승했다는 결과다.
통화량과 집값 상승률을 비교해 보면 대전을 제외한 세종, 인천, 경기, 서울 등 대부분의 지역에서 통화량의 증가율이 집값 상승률을 넘어섰다.
KB국민은행의 통계를 봐도 결과는 비슷하다. KB부동산 리브온(Liiv ON)에 따르면 6월 한 달 동안 서울 아파트 가격은 0.52%, 단독주택은 0.73%, 연립주택은 0.47% 상승했다. 다만 6월 통화량은 1.0% 늘어나 집값 상승률을 뛰어 넘었다.
통화량 증가율이 집값 상승률을 넘어섰다는 것은 실질적인 집값이 하락했다는 의미다. 이는 서울, 경기의 아파트 가격이 지금 보다 더 올라갈 수 있는 여지가 있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도 있다.
다만 통화량이 급격히 증가한다고 해서 국민들이 집을 사기 쉬워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집을 사기는 더 어려워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국민의 대다수가 급여 생활자인 상황에서 급여 인상률은 집값 인상률에 못 미치는 영향이다. 올해 최저임금 인상률은 2.9%, 내년은 1.5%에 불과해 '월급'이 집값 보다 화폐하락의 영향을 더 크게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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