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변호인단 "검찰, 애초 이 부회장 기소 목표로 수사 진행 한 것"

이재용 변호인단 "검찰, 애초 이 부회장 기소 목표로 수사 진행 한 것"

"공소사실, 검찰의 일방적 주장일 뿐···법정에서 밝혀 나갈 것"

기사승인 2020-09-01 17:14:23
▲검찰은 1일 불법 경영 승계 의혹 혐의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불구속 기소했다. 사진=박태현 기자
[쿠키뉴스] 윤은식 기자 =검찰이 검찰수사심의위원회의 불기소 권고에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삼성 경영진을 불기소하자 이 부회장 변호인단은 강하게 반발했다. 검찰이 애초 이 부회장을 기소 목표로 정해 놓고 수사를 진행한 것이라며 비난했다.

이 부회장 변호인단은 1일 검찰이 이 부회장을 불구속기소 한 후 발표한 입장문을 통해 “국민들의 뜻에 어긋나고 사법부의 합리적 판단마저 무시한 기소는 법적 형평에 반한다”며 “검찰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스스로 훼손했다”고 밝혔다.

이어 변호인단은 “검찰의 공정한 의사결정 절차를 믿고 그 과정에서 권리를 지키려 했던 피고인들로서는 도저히 납득하기 어렵고 승복할 수 없다”며 “검찰이 수사심의위원회의 불기소 권고를 무시하고 기소를 강행했다”고 지적했다.

변호인단은 “수사팀은 수사심의위 심의를 신청하니 구속영장을 청구하고, 수사심의위에서 압도적으로 수사 중단·불기소를 결정하니 수사심의위에 상정조차하지 않았던 업무상배임죄를 추가하는 등 무리에 무리를 거듭해 왔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런 수사팀의 태도는 증거에 따라 실체적 진실을 찾아가기보다는 처음부터 삼성그룹과 이재용 기소를 목표로 정해 놓고 수사를 진행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한 변호인단은 “이 사건 공소사실인 자본시장법 위반, 회계분식, 업무상 배임죄는 증거와 법리에 기반하지 않은 수사팀의 일방적 주장일뿐 결코 사실이 아니다”며 “수사팀이 주장하는 공소사실은 범죄로 볼 수 없다는 것이 객관적으로 확인된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변호인단은 그러면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 뿐만 아니라, 투기펀드인 엘리엇 등이 제기한 여러 건의 관련 사건에서의 법원 판결 등을 통해 삼성물산 합병은 정부규제 준수, 불안한 경영권 안정, 사업상 시너지효과 달성 등 경영상 필요에 의해 이루어진 합법적인 경영활동이고 합병과정에서의 모든 절차는 적법하게 이뤄진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에 대해 변호인단은 “회계처리에 대한 금융당국의 입장은 수차 번복됐고, 12명의 회계 전문가들도 회계기준 위반이 아니라는 의견을 제시했다”며 “법원 역시 증권선물위원회의 처분에 대한 집행정지 사건 및 분식회계 혐의 관련 영장 심사에서 회계기준 위반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전문가를 포함한 일반 국민들로 구성된 검찰 수사심의위원회에서도 제3자적 입장에서 수사팀과 변호인의 주장과 증거를 면밀하게 살펴봤다”며 “10대3이라는 압도적 다수로 이 사건에 대해 기소할 수 없으니 수사를 중단하라고 결정했던 것”이라고 강조했다.

변호인단은 “그런데도 검찰은 수사심의위원회의 판단은 국민의 판단이며 지금까지 수사심의위원회의 결정 총 8건을 모두 존중했다”면서 “그런데 유독 이 사건만은 기소를 강행했다”고 꼬집었다.

이어 “오늘 검찰이 설명한 내용과 증거들은 모두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이나 수사심의위 심의 과정에서 제시돼 철저하게 검토됐던 것”이라며 “다시 반박할 가치가 있는 새로운 내용은 아무것도 없다”고 지적했다.

변호인단은 또 “검찰이 더 나아가 영장 청구와 수사심의위 심의에서 전혀 거론조차 되지 않았던 업무상 배임죄를 추가했다”며 “기소 과정에 느닷없이 이를 추가한 것은 피의자의 방어권을 심각하게 침해하고 수사심의위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특히 변호인단은 최근 검찰이 전문가 의견을 청취했다는 것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변호인단은 “(검찰이)부장검사 회의, 전문가 의견 청취를 통하여 결론을 도출했다고 하나, 이는 검찰권 행사를 민주적으로 통제하기 위해 도입된 중립적·객관적인 수사심의위의 결론을 뒤집기 위한 편법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참석자나 전문가를 자의적으로 선정하고 수사팀의 일방적 주장과 자료만을 제공해 수사팀이 의도한 결론을 도출한 것이 어떻게 기소를 정당화시킬 수 있다는 것인지 매우 의문”이라며 “납득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안타깝기까지 하다”고 밝혔다.

변호인단은 마지막으로 “피고인들은 재판에 성실히 임할 것이며 검찰의 이번 기소가 왜 부당한 것인지 법정에서 밝혀 나가겠다”며 “비록 검찰의 이번 기소로 인해 삼성그룹과 피고인에게는 많은 어려움이 예상된다. 이에 흔들리지 않고 이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현재의 어려움을 헤쳐나가는 데 힘을 보태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eunsik80@kukinews.com
윤은식 기자
eunsik80@kukinews.com
윤은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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