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조계원 기자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 급등이 4주째 계속된 것으로 조사됐다. 임대차 3법 시행 여파로 전세 시장 불안이 계속되면서 가을 이사철을 앞두고 세입자들의 걱정만 커지는 상황이다.
4일 실거래가를 바탕으로 조사되는 주간KB주택시장동향에 따르면 8월 마지막 주(25~31일) 서울 전세가격은 전주 대비 0.42% 상승했다. 같은 기간 수도권은 0.32%, 5개 광역시는 0.08%, 기타 지방은 0.09% 등 전국 상승률은 0.21%에 그쳤다.
서울 전세가격 상승은 임대차 3법이 지난달 4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직후 급등하기 시작했다. 서울 전세가격의 주간 상승률은 6~7월 0.1~0.2%대에서 8월 첫 주(4~10일) 0.41%로 상승했고, 이후 8월 말까지 매주 0.38%, 0.40%, 0.42%의 상승률을 보였다.
특히 8월 마지막 주 성북구의 경우 전세가격 상승률은 1%를 넘어섰다. 성북구의 전세가격 상승률은 1.4%를 기록해 자치구 가운데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뒤이어 강서구(0.79%), 금천구(0.72%), 광진구(0.60%), 도봉구(0.58%) 순으로 상승률이 높았다.
서울의 전세 수급 상황도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의 KB전세수급지수는 6월 마지막주 165에서 7월부터 상승해 8월 첫주 180을 넘어섰으며, 8월 마지막주 185를 기록했다. KB전세수급지수는 100을 초과할수록 '공급부족' 비중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전세난 완화되고 있다는 정부”
다만 정부의 시각은 시장의 조사와 다소 달랐다. 전세가격 이 상승하고 있지만 상승률이 하락하면서 시장이 안정화되고 있다는 시각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2일 “임대차 3법 시행 전 미리 전세가격을 올리거나 신규 전월세 입주 수요를 중심으로 상승하기도 했으나 8월 첫째주부터 상승폭이 감소하고 있다”며 “임대차 3법이 본격 정착되고 10월 전월세전환율 조정 등 보완방안이 시행되면 전월세시장 안정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홍 부총리의 발언은 유일한 국가공인 부동산 통계정보 생산기관인 한국감정원의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실제 감정원은 전날 아파트 전세가격이 62주 연속 상승했지만, 상승폭은 4주 연속 둔화된 것으로 발표했다.
그럼에도 시장이나 정부 모두 전세가격 상승이 지속되고, 전세 물량이 줄어들고 있다는 시각은 동일하다. 세입자 입장에서 가을 이사철을 앞두고 부담으로 작용하는 부분이다.
서울에 전세로 거주하는 한 세입자는 온라인커뮤니티를 통해 “임대법이 통과되던 날 집주인이 부모님이 살아야 한다”며 “재계약이 불가능하다는 연락을 해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아이가 어려 멀리 이동하기가 어려워 주변으로 집을 알아보고 있는데 매물도 없고, 있는 매물도 지금 사는 집보다 전세값이 몇억씩 높아 고민”이라고 토로했다.
“가을 이사철까지 전세난 해결 어렵다”
시장에서는 올해 가을 이사철에도 전세가격 상승과 함께 전세 매물을 찾아보기 어려운 전세난이 계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전세의 월세 또는 반전세 전환을 불러오는 저금리가 계속되고, 임대차 3법에 따라 재계약이 늘어나는 동시에 신규 계약시 주변 시세보다 전세가격을 높게 받으려는 집주인들의 심리가 사라지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라 거래 자체가 위축된 영향도 좀처럼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전망도 나온다.
부동산114 리서치팀 윤지해 수석연구원은 “저금리인 상황에서 전세 물건이 월세화 되는 속도가 과거에 비해 빠르고, 임대차3법 계약갱신청구권으로 시장이 재계약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다”며 “코로나19 영향으로 집을 보여주는 것을 꺼리게 되면서 유통되는 물량도 줄었다”고 진단했다.
이어 “재계약 중심의 시장에서 저금리나 코로나 등이 현재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아 전세난의 해소에는 상당 기간이 소용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내년 서울의 입주 물량이 올해보다 다소 줄어드는 점도 부담”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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