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조계원 기자 =#. 부산에 전세로 거주하는 A씨는 얼마전 태풍 마이삭에 깨진 유리창을 두고 집주인과 분쟁을 겪고 있다. 자연재해로 인한 주택의 파손은 임대인에게 수선 책임이 있다고 알고있던 A씨는 집 수리를 요구했으나 집주인이 이를 거부한 것. 집주인은 A씨가 창문에 테이프를 붙이는 등 관리가 부족했다면서 파손 책임이 A씨에게 있다는 입장이다. 합의점을 찾지못한 A씨와 집주인은 아직까지 수리비를 두고 다투는 중이다.
태풍 마이삭과 하이선이 연달아 한반도를 강타하면서 주택의 유리 창문이나 방충방, 심하면 샤시 자체가 파손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이처럼 자연재해에 의해 주택이 파손됐을 경우 수리의 책임은 누구에게 있을까.
전문가들은 자연재해에 의한 주택 파손시 피해복구에 필요한 비용은 기본적으로 집주인이 부담해야 하는 것으로 설명한다.
민법 623조를 보면 임대인(집주인)은 임차인(세입자)이 임대차 기간 중 주택을 사용하는 데 필요한 상태를 유지할 수선의무를 가진다. 따라서 임대차 기간 중 세입자가 주택을 사용할 수 있도록 유지할 의무가 집주인에게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A씨가 거주하는 주택의 집주인은 왜 피해복구 비용의 부담을 거부 했을까. 이는 세입자에게되 일부 주택 관리의 책임이 있기 때문이다.
민법 374조를 보면 세입자에게도 임대차 기간 동안 ‘선량한 관리자’로서 임차 주택을 보존해야 할 의무가 부과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A씨 사례의 경우 집주인이 A씨가 태풍을 앞두고 창문에 테이프나 신문지를 붙이거나 창문의 유격을 종이 등으로 매꿔 파손에 대비하지 않았다고 본 것이다.
국토교통부 주거복지포털 마이홈 관계자는 “분쟁 상황에서 최종적으로 피해복구에 대한 책임은 법원에서 상황을 보고 결정하게되지만 일단 유리창에 테이프를 붙이는 등 재해에 대비하지 않았다고 해서 세입자가 피해복구 비용을 모두 부담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특히 이번 태풍의 경우 워낙 강풍이 심해 대비를 했다고 해도 유리창이 파손될 수 있었다”며 “주택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 중재나 소송을 진행할 경우 기본적으로 세입자와 집주인이 피해복구 비용을 분담하는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대법원은 세입자가 아무런 대비를 하지 않은 상태에서 태풍으로 유리창이 파손됐을 때 임대인과 임차인이 절반씩 부담하라고 판결한 사례가 있다.
또한 마이홈 관계자는 “샤시 등 설비전문가의 진단을 받아 세입자가 대비를 했다고 해도 파손이 불가피 했다는 점을 입증할 수 있다면 집주인이 피해 복구비용을 모두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 나올 수도 있다”고 부연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아파트의 경우 재해보험 가입이 의무화되어 있는 만큼 관리사무소 등을 통해 보험처리 할 것을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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