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스터디 출석·백색소음 필수” 코로나19 ‘집공족’의 공부법

“캠스터디 출석·백색소음 필수” 코로나19 ‘집공족’의 공부법

기사승인 2020-09-09 06:10:01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가 시행되고 있는 지난달 24일 오후 서울 노량진 학원가 일대 학원들이 정부의 방침에 따라 문이 닫혀 있다. / 박태현 기자 
[쿠키뉴스] 이소연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학원과 도서관, 스터디카페 등이 문을 닫았다. 이로 인해 캠스터디 등 새로운 공부법을 활용하는 ‘집공(집에서 공부)족’이 늘고 있다.

8일 오전 9시 한 온라인 캠스터디에는 각 방마다 정원이 가득 찼다. 캠스터디는 카메라와 스터디(공부)의 합성어다. 자신이 공부하는 모습을 실시간 영상으로 다른 사람과 공유하는 것을 말한다. 온라인 캠스터디에서는 적게는 서너명에서 많게는 십여명이 모여서 서로의 출석 시간과 공부량 등을 ‘인증’한다.

화면에는 보통 얼굴 대신 책을 넘기는 손 등이 담긴다. 서로 대화를 나누는 일도 거의 없다. 참여자는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공시생과 행정고시·공인회계사(CPA) 시험 준비생, 대입 수험생, 중학생 등으로 다양하다. 각 방에는 ‘온라인 도서관’, ‘2021년 임용 최종합격’, ‘꽃길 걷는 7급 합격방’, ‘CPA 합격을 위하여’ 등의 이름이 붙었다.

8일 오전 온라인 캠스터디를 통해 수험생들이 공부를 하고 있다 / 이소연 기자 
캠스터디 스타트업 구루미에 따르면 신규 가입자는 코로나19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코로나19 국내 확진자가 나오기 전인 지난 1월 셋째주(1월13일~17일)에는 768명이 신규 가입했다. 대구·경북 코로나19 확진자 급증 후인 지난 2월 다섯째주(2월24일~28일) 신규 가입자는 3882명에 달했다. 구루미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신규 가입자와 신규 스터디룸 개설 모두 증가했다”며 “수도권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발령된 후에는 더욱 눈에 띄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인터뷰에 응한 집공족들은 사회적 거리두기 격상을 캠스터디 활용 이유로 꼽았다. 경기도에 거주하는 중학생 이서은(15)양은 “코로나19로 독서실이나 스터디카페에서 공부할 수 없게 됐다”며 “집에서는 집중하지 못하는 편이라 캠스터디를 시작하게 됐다. 혼자 공부할 때 보다 스마트폰 보는 시간이 줄었다. 다른 사람들이 공부하는 모습을 보며 동기부여도 됐다”고 말했다.

대입을 준비하는 유은서(18)양도 “코로나19에 대한 우려로 밖에 나가지 않고 집에서 공부를 하고 있다”며 “혼자 집에서 공부하려니 집중이 잘 되지 않아 친구와 함께 캠스터디를 시작했다. 스마트폰을 카메라로 사용해야 하니 ‘딴짓’하는 일도 줄었다”고 이야기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시행 중인 지난달 31일 오전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 / 박효상 기자
집공을 위한 ‘장비’ 구매도 활발하다. 독서실용 책상과 외부 소음을 감소시키는 이어폰, 백색소음기 등이 대표적이다. 코로나19로 인해 독서실과 스터디카페를 찾지 못하는 이들이 주로 찾는 것으로 전해졌다. 공무원 준비생들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유튜브에서 ‘백색소음 ASMR’을 검색해 켜놓으면 독서실처럼 집중이 된다”는 글이 게재되기도 했다.

집공용 공간을 대여하는 이들도 눈에 띈다. 원룸을 단기 임대해 공부방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서울에 거주하는 수험생 이모(22·여)씨는 최근 코로나19로 ‘강제 집공’을 하다 인근 원룸을 한 달간 단기로 임대했다. 이씨는 “집에서는 가족들과 함께 생활하다보니 소음 문제 등으로 집중이 잘 안 됐다. 조금만 피곤해도 침대에 눕게 되는 습관을 고치기 힘들었다”며 “학원비가 한 달에 60만원이다. 원룸 단기 임대도 이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서울 관악구에서 임대업을 하는 홍모(57)씨도 “코로나19 이후 단기간 공부할 공간을 찾는 문의가 늘었다”며 “수험생 등을 위해 단기 임대도 병행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soyeon@kukinews.com / 사진=박효상, 박태현 기자 tina@kukinews.com
이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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