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이소연 기자 =충남 천안에서 9살 어린이가 여행가방에 갇히는 등 의붓어머니로부터 학대를 당해 사망한 사건과 관련, 박상돈 천안시장과 박종혁 전 천안서북경찰서장 등이 검찰에 고발됐다.
시민단체 ‘정치하는 엄마들’은 9일 박 시장과 박 전 청장을 비롯해 성명불상의 천안서북경찰서 여성·청소년 수사팀 경찰관 등을 대전지검 천안지청에 직무유기 및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이들 단체는 같은 날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천안 아동학대 사망 사건의 피해 아동은 명백히 국가의 학대 피해 아동보호 시스템 안에 있었으나 천안시와 경찰, 아동보호 전문기관 등 책임기관의 직무유기로 재학대를 당해 사망했다”고 고발 취지를 밝혔다. 이어 “아동학대 최초 신고부터 사망에 이르기까지 학대피해아동보호시스템이 왜 죽음을 막을 수 없었는지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자의 잘못을 명백히 밝혀야 한다”며 “아픔 속에서 세상을 떠난 아이에 대한 애도의 시작이자 학대에서 살아남은 아이를 지키기 위한 첫걸음”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6월1일 천안의 한 아파트에서 A군(9)이 의붓어머니에 의해 여행용 가방에 갇혔다가 심정지를 일으켜 병원으로 옮겨졌다. A군은 병원에서 이틀 뒤 숨졌다. 검찰은 범행에 고의성이 있다고 판단, 의붓어머니를 살인과 아동복지법 위반 등으로 구속기소 했다.
A군은 숨지기 한달여 전인 지난 5월5일 순천향대학교 천안병원에서 머리 부상 등으로 치료를 받았다. 병원 의료진은 보호자의 아동학대를 의심, 천안서북경찰서에 같은 달 7일 최초로 아동학대 신고를 했다. 경찰과 충남아동보호전문기관은 친부와 의붓어머니 등을 각각 소환조사·면담했으나 A군과 이들을 분리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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