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폴드가 '부장님폰'과 같은 투박함이 강했다면, 폴드2는 디자인이 전체적으로 매끈해지고 어디서나 꺼내 사용하기도 더 편리해졌다.
화면도 더 커져서 태블릿을 대체할 만큼의 영상 감상이나 사진 촬영 등이 가능했다. 현존하는 폴더블 폰의 '끝판왕'이라고 불릴 만하다.
나무랄 데 없는 하드웨어... 더 커진 화면, 더 세련된 힌지
갤럭시Z폴드2를 보면 확실히 더 커진 화면이 부각된다. 커버 디스플레이는 물론, 안쪽 화면도 전작보다 더 넓어졌다. 넓어진 커버 화면에서 셀피를 찍을 수 있고, 다양한 앱도 쓸 수 있다.
기자는 가장 먼저 폴드가 접히는 부분부터 확인했다. 접히는 부분은 전작인 갤럭시폴드의 경우 하얀색 실금과 같이 접히는 부분이 도드라졌다. 그런데 이번 폴드2는 접히는 부분이 좀 더 넓고, 그로 인해 굴곡이 완화됐다.
화면을 기울여서 빛을 반사시켰을 때는 접힌 자국이 좀 나지만, 정면에서 볼 때는 잘 보이지 않았다. 주변의 빛을 제거하고 영상을 볼 때에는 전혀 거슬리지 않는 수준이었다.
열 때 느낌은 어떨까. 폴더를 열 때는 마지막 부분에서 조금 더 힘을 주어야 하지만, 닫힐 때는 부드럽게 닫히는 편이었다. 약간 뻑뻑한 느낌이 들었지만 거슬릴 정도는 아니었다.
'틈에 먼지가 많이 낀다'는 평을 받았던 힌지는 갤럭시Z플립에 탑재됐던 하이드어웨이 힌지로 바뀌면서 더 부드러우면서도 유기적으로 움직였다. 무광 미스틱 브론즈의 근사한 색상과 세련된 디자인이 함께하니 스마트폰을 들고 있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졌다. 뒷면과 테두리는 무광, 힌지 부분은 유광으로 처리돼 빛 반사 시 더 고급스러워졌다.
이처럼 하드웨어는 하이스펙, 가히 '완벽'에 가깝다고 생각될 정도였다. 현존하는 최고의 스마트폰이라는 데 이견이 없었다. 지난해 갤럭시폴드를 처음 내놓았을 때의 시행착오와 세세한 소비자 요구를 거의 대부분 반영해 소비자 경험을 한층 높이 끌어올렸다.
내 손안의 태블릿, 영상 감상과 사진 촬영에 최적
갤럭시 폴드 시리즈의 가장 큰 장점인, 태블릿을 대체할 만한 넓은 화면의 진가는 영상 감상에서 느낄 수 있었다. 가장 놀라운 경험의 순간이란 사실, 세세한 기능상의 업그레이드보다도 고화질 영상을 감상하는 그 순간이었다.
유튜브 영상을 틀자 스마트폰으로 재생했을 때보다 훨씬 더 몰입감이 컸다. 특히 4K 영상을 재생하자 어마무시한 색감을 볼 수 있었다.
실제로 같은 부서의 윤은식 기자는 함께 폴드2로 영상을 감상하면서 "태블릿을 볼 때보다 화면이 더 보기 좋은 비율 같다"고 감탄하기도 했다. 실제로 영상 몰입감이 일반 스마트폰 대비 확실히 달랐다.
태블릿처럼 쓸 수 있지만 태블릿보다 편의성이 높고, LG전자의 듀얼스크린보다 더 편리하게 휴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갤럭시Z폴드2의 장점이 부각됐다. 접으면 작은 사이즈로 휴대 가능하고, 펼치면 작은 태블릿이 된다는 점이다.
특히 화면 삼분할은 동시작업 시에 매우 편리했다. 설정과 문자, 유튜브를 함께 띄워놓자 유튜브를 보면서 동시에 문자를 보내고, 그와 함께 설정에서 소리를 줄이는 등의 작업을 할 수 있었다. 넓은 화면을 잘 써먹을 수 있는 기능이라고 보여졌다.
Z플립에서의 플렉스 모드를 통해 사진 작업은 더 다채로워졌다. 세워놓고 사진을 찍기 편리했고, 아래의 창으로 앨범에서 수시로 비교할 수 있었다.
영상 감상은 플렉스 모드에서도 편리했다. 영상을 별도의 고정 없이 위 화면에서 감상하면서 재생과 건너뛰기 등은 아래 화면에서 할 수 있었다.
아쉬운 소프트웨어...폴드만의 콘텐츠가 더 있었으면
그러나 아쉬운 건, 이렇게 완벽한 하드웨어에 비해 이를 더 누릴 만한 소프트웨어가 부족하다는 느낌이다.
언팩에서부터 강조했던 화면 삼분할이나 플렉스 모드는 매우 편리하기도 했지만, 이 같은 폴드2만의 특별한 기능이 앞으로 더 개발되어야 하이엔드급 유저들이 만족할 수 있을 거라는 아쉬움이 남았다.
즉 어떤 스마트폰에서도 볼 수 없던 막강한 하드웨어를 갖춘 '갤럭시Z폴드2'만이 쓸 수 있는 앱이나 새로운 기능들이 추가되어야 경쟁자와 확실히 차별화되는 '초격차'가 완성되지 않을까 싶다.
예컨대 S펜을 폴드2에도 적용한다면, 넓은 화면에 필기노트로서의 기능을 강화할 수 있다. 또 아이폰의 키노트 차트나 아이무비 같은, 하이엔드 스펙을 고객이 잘 즐길 수 있도록 체감 어플리케이션을 개발하는 것도 고려할 만하다. 이 기기를 더 즐길 수 있는 무언가가 더 나왔으면 하는 마음에 다음작의 기대감이 벌써부터 들었다.
여기에 휴대하기에 약간의 무게감은 사람마다 호불호가 갈릴 전망이다. 이번 갤럭시Z폴드2는 전작보다 약간 무거워졌다. 방수 방진 역시 아쉽게도 적용되지 않는다.
또 하나의 단점이라면, 올해 갤럭시S20 시리즈에서 모두 볼 수 있었던 카툭튀다. 카메라가 튀어나와 있기 때문에 수평이 맞지 않아 케이스를 씌우지 않으면 타이핑을 칠 때 탁탁 소리가 거슬렸다.
또 자판 자체가 세로모드일 때는 일반 스마트폰과 비슷한데, 가로모드의 경우 자판 크기도 약간 애매한 데다 중간 부분이 어색하게 띄워져 있어 불편하다는 점이다. 인체공학을 고려한 나머지 중간에 띄우는 부분이 많은데, 오히려 기존 키보드와 같은 방식이 더 편리하게 느껴졌다. 여기에 추가하면 화면 오른쪽으로만 띄워지는 메뉴 및 취소 기능창도 약간 어색한 느낌이다.
일부 아쉬움에도 불구하고, 갤럭시Z폴드2는 발전 가능성이 아주 많은 최고의 스마트폰임에는 틀림없다. 이 정도는 되어주어야 239만8000원이라는 가격을 매길 만하지 않을까.
*쿡기자가 본 갤럭시Z폴드2 장단점*
=장점: 어디 있어도 눈에 띄는 예쁜 색상과 디자인, 부드러운 힌지, 두 손에 자유를 허하는 플렉스 모드, 감탄 나오는 영상 감상, 화면 삼분할 모드
=단점: 불편한 가로모드 키보드, 플렉스 모드에서의 거슬리는 카툭튀, 갤럭시Z폴드만의 특화앱 적음, 비싼 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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