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대권, 핵심은 ‘호남’… 이재명·장성민·이낙연·김종인 ‘주목’

차기 대권, 핵심은 ‘호남’… 이재명·장성민·이낙연·김종인 ‘주목’

‘국민대통합형’ 인재 찾는 정치권에… 고개 드는 ‘호남 후보론’

기사승인 2020-09-13 05:00:06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부터),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이재명 경기도지사, 장성민 세계와동북아포럼 이사장.

[쿠키뉴스] 조진수·조현지 기자 =20대 대선이 1년 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차기 대통령 후보 선정에 ‘호남 표심’이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야권의 키를 잡은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그간의 행보에서 ‘호남’을 거듭 강조해왔다. 차기 대통령 후보로 영·호남, 진보·보수를 떠나 국민 전체를 아우를 수 있는 ‘대통합형’ 인재가 적합하다는 뜻에서 출발한 것이다.

김 위원장은 적극 서진 정책을 펼쳤다. 보수 정당 최초로 국립 5·18 민주묘지 앞에서 무릎을 꿇고 묵념하고, 수해 복구를 위해 당 지도부와 호남을 방문하는 등 ‘호남 끌어안기’ 행보에 나선 것이다.
 
이에 범야권 ‘호남 인재’로 장성민 세계와동북아포럼 이사장이 거명된다. 장 이사장은 ‘당 밖 꿈틀이’로 불리며 최근 범야권 대권주자로 강력 부상했다. 과거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역임해 국정 운영의 경험을 갖춘 데다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정치적 적자’로서 국민대통합형 차기 대권 후보로 적합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장 이사장은 10일 야권 내 최대 모임 중 하나로 꼽히는 김무성 전 의원이 만든 ‘더 좋은 세상으로’(일명 마포포럼) 세미나의 강연자로 초청됐다. 킹 메이커를 자청한 김 전 의원이 마포포럼의 첫 정치인 강연자로 호남 출신(전남 고흥) 장 이사장을 초청하면서 영호남과 좌우를 아우르는 큰 판을 구상하는 것으로 해석돼 큰 관심을 끌었다.

이날 강연은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 등 전·현직 의원 4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장 이사장은 ‘정권교체의 전력’을 주제로 ‘대통합’을 언급하며 강연의 포문을 열었다. 그는 다음 대통령의 조건으로 “호남과 영남, 산업화와 민주화 세력을 하나로 묶는 국민 대통합형 지도자, 민주적 소통의 정치인”을 꼽았다.

또 한반도 북핵 전문가이자 미래 전략가로서의 역량을 펼치며 “지금 야권은 과거 김영삼 대통령의 ‘3당합당’이나 김대중 대통령의 ‘DJP연합(김대중·김종필)’과 같은 ‘벤처 폴리틱스’(모험적 정치)를 과감히 실행할 수 있어야 한다”, “남북구도인 전쟁과 평화의 구도를 (야권이) 주도해야 한다” 등을 말하기도 했다.

이 가운데 김 위원장이 차기 대권 후보의 자질을 언급한 인터뷰가 주목받았다. 김 위원장은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대한민국의 당면 문제가 뭐냐, 교육, 경제, 세계정세 속 한반도, 비핵화 등은 어떻게 할 거냐 자기 나름대로 비전이 있어야 한다”고 말해 장 이사장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실제로 최근 정치권에서는 국민의힘 지도부와 장 이사장이 극비리에 만나 ‘서울시장’ 출마와 관련한 논의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장 이사장은 “(서울시장은) 한 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진다. 

내년 4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범야권은 여전히 ‘인물난’으로 고심하고 있다. 이에 숨겨진 ‘대권 후보’가 보궐선거의 구세주로 등장하게 될지 관심이 쏠린다.

범여권 대선 주자 1·2위를 다투고 있는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 사이에서도 ‘호남 표심’이 주목받고 있다.

여론조사 전문기간 한국갤럽이 지난 8일부터 사흘간 전국 성인 1002명에게 ‘차기 대권 주자 선호도’에 대해 자유 응답 형식으로 물은 결과, 응답자의 22%는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21%는 이낙연 대표를 지지했다. 두 달 연속 이 지사가 1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지역별로 보면 진보 진영의 텃밭인 호남에서의 지지는 이 대표가 월등히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호남권 응답자 중 43%가 이 대표를 지지한 반면, 이 지사는 23%의 지지율을 보이며 두 배가량의 차이가 나타난 것이다. 여론조사에 대한 보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를 참조하면 된다.

이 대표는 전남 영광 출신으로 전남지사를 역임해 민주당의 전통적지지 기반인 호남에서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최근 여론조사 결과에선 이 지사에게 뒤처지며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손을 맞춰 국정 운영을 최장시간 이어온 국무총리’라는 후광 효과가 떨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지사는 경북 안동 출신으로 경기도를 운영하며 코로나19 대응에 대한 행동력과 돌파력, 그에 따른 성과를 보이며 존재감을 높이고 있다. 최근에는 ‘이낙연 독주 체제’이던 차기 대선 주자 여론조사에서 이 대표를 앞지르며 강력한 대권 주자로 자리매김하는 모습이다.

다만, 정치권에선 특히 친문 기반이 약한 이 지사가 민주당의 대권 후보로 추대받기 위해선 압도적인 여론조사 결과가 나와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지지율 상승을 위한 이 지사의 고민이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한편 김종인 위원장의 ‘대망론’에 대한 목소리도 정치권에서 여전히 맴돌고 있다. 뚜렷한 윤곽이 드러난 여권과 달리 야권은 인물난을 겪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자 보수 개혁을 주도하고 있는 김 위원장이 직접 지지기반을 다진 후 대선 경쟁에 뛰어들 가능성이 점쳐지는 것이다. 

앞서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최근 라디오에 출연해 김 위원장의 대망론과 관련 “가능성이야 늘 있는 것 아닌가”라고 언급한 바 있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도 “(김 위원장이) 내년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까지 승리로 이끌면 대선 후보군으로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각에서는 김 위원장의 ‘호남’ 행보가 호남 주자로서 기반을 다지기 위한 행보라는 해석도 나온다. 김 위원장은 광주 서석초등학교를 나와 광주서중을 졸업한 ‘호남인사’다. 조부모의 고향이 전북 순창인 데다 지난번 전남 구례 수해지역을 여당보다 앞서 찾아간 것도 모두 호남에 둥지를 틀기 위한 것이라는 평가다.

특히 지난달 19일 광주 5·18 묘역에서 무릎을 꿇고 참배한 것은 호남 표심 및 중도층 민심을 사로잡고 지지기반을 확장하기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 다만 김 위원장은 ‘대망론’과 관련해 “나는 물러날 때를 아는 사람”이라며 가능성을 부인하고 있다. 

hyeonzi@kukinews.com
조현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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