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 n번방’ 재발 막을까…아동성착취물 제작시 징역 최대 29년

‘제2 n번방’ 재발 막을까…아동성착취물 제작시 징역 최대 29년

기사승인 2020-09-15 16:00:48

▲14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104차 양형위원회 전체회의가 열렸다./ 연합뉴스 제공
[쿠키뉴스] 김희란 기자 =앞으로 아동성착취물을 상습적으로 제작하면 최대 29년 3개월 징역형에 처해진다.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양형위원회(양형위)는 14일 전체회의를 열고 디지털 성범죄 양형기준안을 확정했다.

양형위는 청소년성보호법 11조상 아동·청소년성착취물 제작 범죄의 양형기준을 세분화하고 기존보다 높은 형량을 제시했다. 이에 아동·청소년성착취물 제작, 영리 목적 판매, 배포, 구입 등 4가지 영역에서 양형 기준을 기본, 가중, 특별가중, 다수범, 상습범으로 구분해 각기 다른 형량을 부여한다.

성착취물을 제작할 경우 받을 수 있는 최대 형량은 29년 3개월 형이다. 각 기준을 살펴보면 ▲기본 5~9년 ▲가중처벌 7~13년 ▲특별가중처벌 7년~19년6개월 ▲다수범 7년~29년3개월 ▲상습범 10년6개월~29년3개월 등이다.

제작을 제외한 다른 유형의 범죄에 대해서는 상습범 가중 규정이 없다. 영리 목적으로 성착취물을 판매할 경우 받을 수 있는 최대 형량은 27년이다. 각 기준에 따라서는 ▲기본 4~8년 ▲가중처벌 6~12년 ▲특별가중처벌 6~18년 ▲다수범 6~27년의 형량이 부여된다.

이어 배포 및 아동·청소년 알선 범죄는 ▲기본 2년6개월~6년 ▲가중처벌 4~8년 ▲특별가중처벌 4~12년 ▲다수범 4~18년 등이다. 구입 범죄는 ▲기본 10개월~2년 ▲가중처벌 1년6개월~3년 ▲특별가중처벌 1년6개월~4년6개월 ▲다수범 1년6개월~6년9개월이다.

▲서울중앙지법 / 쿠키뉴스 DB
양형위는 특별가중인자 8개와 특별감경인자 5개도 제시했다. 특별감경인자는 성착취물로 인한 피해를 줄이기 위한 노력을 자발적으로 하도록 유도하려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성 착취물이 유포되기 전 폐기하거나 유포 후 자발적으로 회수를 했다면 감경인자로 인정된다. 다만 피해자가 처벌을 원치 않는 경우는 특별감경인자가 아닌 일반감경인자로 위상이 축소된다. 피해자가 아동과 청소년이라는 점을 고려한 부분이다.

특별가중인자는 피해자에게 심각한 피해를 야기한 경우 적용된다. 피해자가 선택을 하거나 회복하기 어려운 피해가 발생했을 때, 가정이 파탄났을 때 등이 여기 해당된다. 특별가중인자가 2개 이상 존재할 경우 다수범과 상습범으로 분류된다.

양형위에 따르면 디지털 기기와 온라인 공간은 범행 방법이 다양하고 피해가 빠르게 확산돼 피해 회복이 어려운 점, 스마트폰 등 디지털 매체의 사용이 일반화 되면서 범죄발생 빈도수가 증가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해 이 같은 새로운 양형기준을 마련했다.

기존 아동·청소년 성 착취물 제작 범죄의 선고 형량이 국민 법 감정에 비해 낮아 ‘솜방망이 판결’이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그러다 지난 3월 ‘n번방 사건’이 세상에 알려지며 조주빈(24) 등의 성 착취물 제작 및 유포 행각이 들어나 큰 파문이 일었다.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 / 박태현 기자 pth@kukinews.com
n번방 사건은 지난해 2월부터 조주빈, 문형욱(24) 등이 텔레그램 여러 채팅방에서 영유아의 미성년자를 포함한 수십명의 여성들을 협박해 성착취 영상물을 찍게 하는 등의 디지털 성범죄를 저질러 국민의 공분을 산 사건이다. 그러나 n번방 운영자였던 ‘와치맨’ 전모(38)씨는 징역 3년 6개월형, ‘켈리’ 신모(32)씨는 징역 1년을 선고받는 등 죄목에 비해 형량이 매우 적어 새로운 디지털 성범죄 처벌 기준을 마련해야한다는 국민의 요구가 커졌다.

n번방 이외에도 지난 2015년부터 약 2년 8개월간 세계 최대 아동·청소년 성 착취물 사이트 ‘웰컴 투 비디오’를 운영해온 손정우(24)가 지난 7월6일 1년 6개월형을 마치고 풀려나며 ‘솜방망이 처벌’ 논란은 더욱 가중됐다.

해당 양형 기준안은 다음달까지 국가기관과 연구기관, 유관기관, 시민단체 등의 의견조회를 거쳐 행정예고된 후 오는 12월 양형위 전체회의에서 최종 의결될 예정이다.

heerank@kukinews.com
김희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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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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