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원내대변인은 이날 언론에 보낸 문자에서 "오늘 대변인 논평에서 적절하지 않은 인용으로 물의를 일으켜 깊이 유감을 표한다"며 "앞으로 좀 더 신중한 모습으로 논평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논평에서 추 장관 아들 서씨에 대해 “'나라를 위해 몸을 바치는 것이 군인의 본분'(위국헌신군인본분·爲國獻身軍人本分)이라는 안중근 의사의 말을 몸소 실천한 것”이라며 안중근 의사를 빗대 두둔했다.
박 원내대변인의 논평이 공개된 이후 야당의 반발이 거세게 일었다. 특히 윤봉길 의사의 장손녀인 윤주경 국민의힘 의원이 ‘참담하다’ 심경을 토로하며 비판에 나섰다.
윤 의원은 이날 서욱 국방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 국방위 인사청문회에서 “위국헌신 군인 본분이라는 말을 들으려면 더 낮은 자세로 군 복무를 해 공정하지 않았다는 말을 듣지 않도록 최선을 다했어야 한다”며 쏘아붙였다.
이어 “안중근 의사의 이름이 가볍게 언급되는 것이 너무 마음이 아파서 정말 끝까지 하지 않으려고 했던 질의를 이 자리에서 참담한 마음으로 하겠다”며 “추 장관 아들이 법적으로 면제 대상이 아니었는데 (여당 의원들은) 말끝마다 군대에 안 가도 되는데 갔다면서 미화를 한다. 이런 것이야말로 군기 문란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그는 “만약 우리 동네에 좌판을 깔고 있는 콩나물 파는 아주머니 아들이 이런 경우였다면 이 많은 국회의원이 벌떼처럼 일어나서 그를 보호하려고 이렇게 노력했을까”라고 반문하며 “바로 이것이 특혜의 현장이다. 최근 며칠 상황을 보면서 너무나 참담해 독립운동 하신 분들이 오늘 이런 모습을 보려고 나라를 위해 헌신했을까 생각했다”고 한탄했다.
박 원내대변인의 발언은 야당을 넘어 민심으로까지 확대되는 모습을 보였다. 온라인에서는 이를 두고 ‘사자명예훼손이다’, ‘추미애 아들 서씨와 안중근 의사를 비교할 수 있나’, ‘넘지 말아야할 선을 넘었다’는 등의 반응이 올라왔다.
결국 박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안중근 의사를 인용한 부분을 삭제하며 사과에 나섰다.
한편 '위국헌신 군인본분'은 안중근 의사가 사형 선고를 받은 뒤 중국 뤼순 감옥에서 남긴 유묵(遺墨)에 있는 문구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6월 현충일 추념식에서 이를 인용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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