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조계원 기자 =전문가들은 추석 이후 부동산 시장에서 매수자와 매도자의 ‘눈치 싸움’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종부세율 인상 등 정부 정책에 따라 다주택자·법인에 대한 주택 매각 압박이 있지만 당분간은 관망세가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일단 추석 전 부동산 시장은 7·10 및 8·4공급대책과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경기 침체 우려에 주택 거래가 위축되는 양상을 보였다. 일부 매물을 중심으로 신고가를 경신하는 등 매매가격은 상승세를 유지했지만 상승폭은 정체되거나 하락했다.
한국감정원이 조사한 자료를 보면 이달 둘째 주(14일 기준)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률은 0.01%로 전주와 변함없었다. 수도권 역시 지난주와 동일한 0.06%를 기록했다. 집값이 치솟던 세종시는 상승률이 0.47%에서 0.44%로 소폭 떨어졌다.
부동산 거래도 급감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을 통해 확인한 9월(18일 기준)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554건으로 지난해 9월(7021건)의 7.9% 수준에 불과하다. 지난 8월(4500건) 거래량과 비교해도 10%를 간신히 넘기는 수준이다.
매수자 입장에서는 치솟은 집값의 하락을 기대하고, 매도자는 현재 가격을 고수하면서 버티기에 들어간 상황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추석 이후에도 이러한 양상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박 수석전문위원은 “현재 시장이 전반적으로 숨고르기 양상을 보이고 있다. 거래가 급감한 것은 수요자의 심리가 관망세로 접어들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앞서 6~7월 집값 상승을 우려한 선취매나 패닉바잉 등의 영향으로 이사철인데도 거래가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추석 이후에도 숨고르기 양상이 지속될 것”이라면서도 “거래가 줄었다고 가격이 크게 하락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소형주 중심으로 가격 상승이 있을 수 있지만 초고가 주택의 경우 거래가 많이 줄면서 보합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함영진 빅데이터 랩장도 비슷한 맥락에서 눈치싸움에 거래량은 줄지만 ‘갭 매우기 현상’에 따라 가격은 강보합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함 랩장은 “강북 등 상대적으로 가격이 덜 오른 지역의 갭 매우기 현상이나 저금리에 따른 풍부한 유동성 등을 고려할 때 추석 이후 거래량은 떨어져 수요자 관망은 있을 수 있다”면서도 “노원이나 강서 등 가격이 덜 오른 지역이 있어 강보합세를 유지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의 전망도 크게 다르지는 않았다. 다만 권 팀장은 추석 이후 매도자들이 조금씩 움직임을 보일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권 팀장은 “추석 이후 매도자들이 조금씩 움직일 수 있다. 시장에 가격을 내놓고 반응을 보는 과정이 진행될 수 있다”며 “호가 중심으로는 가격이 조금씩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매수자는 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기대해 적극적으로 매수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며 “가격 상승률도 높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chok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