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빼고 다 바꾼 ‘국민의힘’… 반응은? “바뀔 수 있을까”

사람 빼고 다 바꾼 ‘국민의힘’… 반응은? “바뀔 수 있을까”

기사승인 2020-09-25 05:00:19
▲국민의힘 새 로고. 사진=국민의힘

[쿠키뉴스] 조현지 기자 =국민의힘의 당 혁신 작업 1단계가 마무리됐다. 새 당 로고·당색 변경을 마지막으로 당의 외형이 완전히 바꼈다.

국민의힘은 24일 새로운 당색과 로고를 발표했다. 새 당색은 빨간색을 기본으로 하되 파란색과 흰색이 보조로 사용된다. 당의 로고는 국민의 ‘ㄱ’과 ‘ㅁ’을 조합한 평면 사각형을 입체적으로 형상화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은 “‘보수’와 ‘진보’라는 이념적 구도에서 과감히 탈피해 국민을 통합하는 포용력 있는 정당으로 발돋움하고자 하는 당의 의지를 담았다”며 “새로운 로고와 색상을 통해 국민의 다양한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정당, 국민통합을 실현하는 정당이 되고자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같은 변화를 여론은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을까. 대다수의 사람들이 변화를 인지하고 있었지만 크게 공감하진 못했다. 당의 외관 변경만이 아닌 내적 변화와 혁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취업준비생 A씨(24·여)는 “논의가 오래 걸린 것을 보니 색을 바꾸는데 고민이 많았던 것 같다. 그만큼 당의 정치적 노선을 정하는데에도 고민이 필요했을 것 같다”며 “이름을 바꿨을 때 당장 변화할 것 같더니 지금까지 바뀐 모습을 볼 수 없었다. 이번 변화를 기점으로 진짜로 국민의힘이 개선되는 모습을 보여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빨간색을 고수했다는 점에서 ‘자유한국당’이 떠오른다는 의견도 있었다. 경기도에 거주하고 있는 B씨(32·남)는 “변화라고 했으면서 기존 빨간색을 벗어나지 못하고 어떻게든 빨강을 쓰려고 다른 색을 섞은 느낌”이라며 “말로만 변화, 통합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행동으로 보여달라. 언제쯤 볼 수 있을지 궁금하다”고 했다.

▲국민의힘 PI 응용 방안. 사진=국민의힘

국민의힘은 당초 18일에 당색과 로고를 확정할 예정이었으나 일정이 계속 연기됐다. 당 내 여론이 ‘3색 혼용안’보다 기존의 ‘해피핑크’를 선호해 비대위와의 의견이 갈린 것이다. 특히 초기 시안이었던 ‘빨강·노랑·파랑’에서 ‘노랑색’에 대한 반발이 컸던 것으로 전해진다.

김종인 위원장은 “여러 사람이 노랑색을 이야기해서 검토했는데, 노랑색에 대한 거부 반응이 많았다”고 밝히기도 했다. 노랑색은 정의당의 현재 당 색이다. 또 옛 민주당의 색깔로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상징색으로 사용돼왔다.

일각에선 당 내 의견 수렴과정이 매끄럽지 않았다는 비판도 나온다. 장제원 의원은 페이스북에 “김 위원장이 당 색 변경 문제에 대한 과도한 집착을 보인 끝에 기어코 뜻을 관철시켰다”며 “당 색 하나 의원들 다수 의견에 따라주지 못하냐”고 작심 비판을 날렸다.

이에 관악구에서 세탁소를 운영하는 C씨(57·남)는 “당 내 반발이 많아 늦어졌다고 했다. 여전히 의원들 사이에서 불만도 나오는 것 같다”며 “당 내에서 공감받지 못하는데 당 색이나 로고를 바꾼게 의미가 없는 것 같다. 그냥 겉만 바꿨다는 소리로 들린다”고 비판했다. 당 내에서 충분한 공감대가 형성되지 못한 만큼 앞으로의 변화도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다.

다만 기존의 ‘해피핑크’ 색 보다는 낫다는 긍정적 반응도 나왔다. 직장인 D씨(27·여)는 “핑크색은 당의 가치관이나 추구하는 정신이 잘 안드러나는 느낌이었다”며 “정치권에서 하나의 색만 써야한다는 고정관념이 있었는데 거기에서 탈피한 것은 긍정적이다. 색에 다양한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는 점도 이점”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그러나 아직 정치인 구성이 그대로인 상황에서 얼마나 다른 모습을 보여줄지는 의문”이라며 “극우세력과의 단절을 꼭 보여줬으면 좋겠고 합리적 보수의 면모를 보여줘야 당의 변화에 호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오는 10월 중순 당무감사를 실시하고 본격 인적 쇄신에 들어간다. 당 내부 혁신을 위한 조직강화특별위원회 구성에도 나선다. 이에 ‘김종인 비대위 체제’가 극우 인사와의 선긋기에 성공하고 외연확장을 이어나갈 수 있을지에 대해 관심이 주목된다.

hyeonzi@kukinews.com
조현지 기자
hyeonzi@kukinews.com
조현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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