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조계원 기자 =이번 추석은 코로나19 확산을 예방하기 위해 고향 방문을 포기한 가족들이 많다. 다만 황금같은 연휴를 집에서만 보내기 아쉽다면 서울 곳곳에 자리잡고 있는 ‘우수건축자산’들을 둘러보는 것도 고려해볼 만 하다.
우수건축자산은 서울시가 조성 당시의 시대적 흐름과 건축양식을 파악할 수 있는 역사적·경관적·예술적·사회문화적 가치를 가진 건물 이나 시설물을 선정해 놓은 곳이다. 건축당시의 구조, 형태, 재료를 잘 유지하며 현재까지 사용되고 있는 자산들이 선정돼 있다.
북촌 한옥청=한옥청은 종로구 가회동 11번지 한옥골목길에 위치해 있는 지상1층, 연면적 150.8㎡의 한옥이다. 120평형의 대규모 한옥으로 1930년대 이후 조성된 ‘ㄷ자형’ 배치와 소로수장집의 모습을 유지하고 있는 특징이 있다. 소로수장집은 한옥의 한 종류로 지붕을 접시받침으로 꾸며 멋을 낸 집을 말한다. 한옥 만의 멋을 자랑하는 한옥청은 현재 전시공간으로 활용되고 있으며, 10월 4일까지 내부 구경도 가능하다. 북촌 일대를 둘러보면서 한옥청을 통해 한옥을 멋을 살펴 볼 수 있다.
사직 터널=서울에서 최초로 들어선 터널은 어디일까. 바로 서울 종로구 사직동과 행촌동을 연결하는 사직터널이다. 사직터널은 구터널과 신터널로 구성되어 있으며, 구터널은 1967년 5월 30일, 신터널은 1980년 8월 16일 준공됐다. 이 터널들은 모두 준공된지 40년이 넘은 터널들인 만큼 보행환경은 상당히 열악하다. 시간이 충분하다면 독립문공원에서 사직터널을 거쳐 종묘, 종묘에서 사직터널을 거쳐 독립문공원으로 차로 이동하면서 둘러보는 것도 추천 코스다.
명동지하상가=이제 지하철과 연결된 지하상가는 어디서든 찾아볼 수 있는 공간이 됐다. 중구 남대문로에 위치한 명동지하상가는 60년대 건설돼 지하상가의 모델이 되어온 곳이다. 지하상가는70~80년대 방공대피시설과 시민들의 통행을 위한 보도개념으로 개발됐다. 이후 지하철 개통과 연계해 역 구내에도 들어섰다. 명동지하상가는 70-80년대 많은 사람들이 왕래했던 번화한 상점가로 현재는 지하철 2호선 을지로역 및 롯데백화점 등과 연결돼 있다.
공공일호(구 샘터 사옥)=혜화역 2번 출구로 나오면 대학로 일대 붉은 벽돌 건물의 효시가 된 (구)샘터사옥이 등장한다. (구)샘터사옥은 1979년 김수근 건축가에 의해 설계되어 완공된 건물이다. 2012년 승효상 건축가에 의해 4층, 옥상부에 유리와 철골조 수직 증축설계되었으나 건축 당시의 형태(와플천장 등), 구조(중앙부 필로티, 내부 연결계단 등), 공간구성 등이 잘 유지되어 있다. 또한 대학로 소극장문화를 선도해온 피랑새 극장이 들어서 있다. 현재는 ㈜공공그라운드가 매입해 대안학교, 공유공간, 파랑새 소극장 등 문화복합공간으로 사용되고 있다.
돈화문로=종로구 와룡동의 돈화문로는 조선시대 창덕궁과 함께 가로가 일체화된 대표적인 역사경관이자 역사가로이다. 창덕궁의 정문인 돈화문에서 시작되며, 종로3가까지 1km 남짓의 구간이다. 왕이 행차할 때 ‘직접 백성과 대면하던 길’이라는 역사적 배경도 가지고 있다. 여기에 이면에 위치한 피맛길 등과 함께 도시조직의 원형을 잘 보전해 온 것으로 평가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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