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문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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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생인 남매(이수아와 이우진)가 교실 안에서 성 행위를 하고, 이를 우연히 지켜본 학생(오대수)이 본의 아니게 소문을 내게 되면서 누나 수아(윤진서)가 자살하게 된다. 이에 원한을 품은 동생 우진(유지태)이 대수(최민식)를 납치해 사설 감옥에 15년(딸이 성인으로 성장하는 기간)간 감금했다가 풀어준 후, 헤어진 딸 미도(강혜정)와 똑같은 상황을 만들어 ‘잔인하게’ 응징한다. 대수는 제발 딸에게는 비밀로 해 달라며, 죽을죄를 졌다고 빈다. 세치의 혀를 잘못 놀린 죄 값으로 우진 앞에서 스스로 혀를 자른다. 우진은 그 사실만은 비밀로 해 준다. 그것이 용서라면 용서이겠지만….
영화에서 오대수와 이우진의 불행의 출발점은 ‘말 한마디’이다. ‘같은 말이라도 감언(甘言)이나 고언(苦言)이 될 수도 있다. 혼자 간직해야 할 말을 경솔하게 말하면 실언(失言)이 되고, 앞뒤 가리지 않고 말하면 망언(妄言)이 되며, 절도를 지키지 않으면 방언(放言)이 된다. 그렇다고 옳은 말이라고 다 해서는 안 된다. 그걸 못 지키면 과언(過言)이 된다. 온갖 말 가운데 거짓이 없고 알찬 말을 진언(眞言)이라 한다.’(조선일보, “만물상”, 1989.12.30. 참조)
기업이 고객의 진정한 말(眞言)을 들을 수 있을 때, ‘상품에 만족한 고객이야말로 최고의 판매원’이라 할 수 있는데, 이는 입소문마케팅의 중요성을 단적으로 지적해주는 말이다. 사람들은 자신들의 체험을 다른 사람과 공유하고 싶어 한다. 코카콜라 사의 연구에 의하면 불만족한 고객은 평균 9~10명, 만족한 고객은 4~5명에게 자신의 체험을 전한다고 한다. 따라서, 입소문마케팅의 성공을 위해서는, 엠마뉴엘 로젠의 ‘입소문으로 팔아라’라는 책에서 지적하고 있는 바와 같이, 누구나 인정할만한 ‘품질과 신뢰성’을 갖추어야 한다. ‘삼인성호(三人成虎)’라는 성어가 있다. 세 사람이 같은 말을 하면 없는 호랑이도 만든다는 뜻인데, 일시적으로 사람들이 그 말을 믿게 되지만, 후에 그 진실이 밝혀지면 반대 효과가 나타나므로 신뢰성이 꼭 필요하다는 의미다.

‘무심코 던지는 타인의 한 마디에 우리는 상처를 치유받기도 하고 인생의 방향을 바꾸기도 한다. 상처는 사랑하는 사람만이 치유해 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만나는 사람들 중 그 사람이 있다.’(<닥터스(2016) 중에서>. 조그만 책 선물에 “가방은 무거운데, 마음은 가벼워요”라던 소녀가 많이 생각나는 오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