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안세진 기자 =LH 행복주택 약 8만호 가운데 에어컨이 기본 옵션으로 제공된 집은 고작 193호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소병훈 의원(더불어민주당)이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제출한 행복주택 옵션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전국 163개 지구에 공급된 8만295호의 행복주택 가운데 에어컨이 기본 옵션으로 제공된 집은 193호(청주산남2-1 66호, 원주태장 127호)에 불과했다.
서울과 경기 등 수도권 지역에서는 에어컨이 기본 옵션으로 제공된 집이 전무했다. 또한 침대나 TV, 인터넷이 기본 옵션으로 제공되는 집은 8만호 가운데 단 한 곳도 없었다.
세탁기를 갖춘 집도 전체 행복주택의 1.3%, 약 1000호 수준에 불과했다. 가장 보편적으로 제공되는 옵션인 가스렌지와 냉장고가 설치된 집도 각각 3만1293호(39.0%), 3만364호(37.8%)로 전체 행복주택의 40%를 넘지 않았다.
전국 163개 지구 행복주택 가운데 기본 옵션을 가장 많이 제공하는 행복주택은 전라남도 영암군에 위치한 ‘영암용앙 행복주택’으로 세탁기와 냉장고, 가스렌지, 옷장, 책상 등 5가지 기본 옵션을 제공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의정부호원, 대구테크노폴리스 LH천년나무3단지, 광주진월, 진주문산 LH아파트, 창원석동 LH아파트, 제주봉개, 김해율하2 A3블록, 파주법원, 인천영종 A-49블록, 파주운정 A-39, 광양와우 행복주택, 대전상서, 청주개신, 구)예산군청, 고양삼송 A11-2블록, 진주옥봉 A1블록, 부산명지 등 17개 지구에 건설된 행복주택이 총 4가지 기본 옵션을 제공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병훈 의원은 “행복주택에 입주하는 청년·대학생들이 에어컨이나 세탁기, 냉장고 등 생활필수 가전제품을 직접 구입할 경우 최소 70만원에서 100만원이 필요하다”면서 “청년·대학생들에게 70~100만원은 매우 큰돈인데, 여기에 매월 2~3만원의 인터넷 비용까지 직접 부담하도록 하는 것은 주거복지 차원에서 재고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LH 측은 에어컨 등 생활가전 의무적용은 사업비 부담이 큰 만큼 정부지원이 동반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LH 관계자는 “취약계층이 다수인 영구임대는 LH가 에어컨을 설치하고 있으나 전체 행복주택에 에어컨 등 생활가전 적용은 사업비 부담이 크며 이를 위해서는 정부지원단가 및 표준건축비 인상 등 정부지원이 수반돼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라고 밝혔다.
한편 서울시는 2019년 11월 ‘역세권 청년주택 혁신방안’을 발표하고, 역세권 청년주택을 청년과 신혼부부가 살기 좋은 주택으로 만들기 위해 역세권 청년주택의 냉장고와 세탁기, 인덕션 등 필수적인 가전․가구 제공을 의무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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