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조계원 기자 =한국토지주택공사(LH) 주택의 품질 개선을 약속했던 변창흠 LH사장이 품질 개선에서 낙제점을 받은데 이어 도덕성에도 큰 타격을 받았다. 여기에 직원들 마저 금품수수와 퇴직자 일감 밀어주기 등에 나선 사실이 알려지면서 주택 품질 개선에 앞서 LH 내부 단도리부터 해야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먼저 국민이 개선을 요구했던 LH 주택품질은 여전히 국민의 눈 높이에 못 미쳤다. 국감 자료에 따르면 올해 LH에 접수된 하자 민원은 총 1만828건으로 지난해 5839건의 2배에 달했다. 하자보수 처리 결과에 대한 국민들의 만족도 역시 떨어졌다. 하자보수 처리 결과에 대한 불만족 민원은 2016년 3868건에서 2019년 5839건으로 늘어났다. 결국 LH 주택의 품질을 높이겠다던 약속은 공염불에 그쳤다.
LH주택을 두고 국민 불만이 높아진 가운데 내부 직원들은 사익 추구에 전념했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교수 출신으로 LH의 변화를 몰고 올것으로 기대받았던 변 사장 역시 여기서 자유롭지 못했다.
LH의 연구용역 수의계약 실적을 보면 변 사장 취임 이후 급증했다. 전임자 시절 3년간 17억원(8건)에 불과했던 연구용역 수의계약이 변 사장 취임 이후 1년 반만에 36억원(11건) 규모로 커졌다. 특히 연구사업을 전담하는 자체 연구원이 있음에도 이렇게 늘어난 연구용역 일부를 변 사장이 소장으로 재직한 한국도시연구소나 변 사장과 같은 학회에 소속된 인물이 대표로 재임중인 미래이엔디에서 수주한 것으로 드러났다.
LH직원들이 모은 코로나19 성금이 변 사장관 관계있는 친여성향의 단체에 기부된 사실도 수면위로 떠올랐다. LH는 올해 3월 직원들로부터 코로나 성금 1억3000만원을 걷어 사회가치연대기금과 주거복지재단에 절반씩 기부했다. 문제는 사회가치연대는 비법정기부금단체로 대표인 송모씨는 안희정 지사의 정치자금이 문제됐을 때 시민변호인단에서 활동한 인물이다. 또한 (고)박원순 시장 시절 서울사회적경제네트워크 이사장을 맡아 변 사장과 함께 친박원순 인사로 평가받는다. 주거복지재단 역시 마찮가지로 이사들 가운데 친여 인물과 친박원순 인사들이 곳곳에 포진해 있는 단체다.
LH직원들도 도덕적해이가 심각했다. 내부감사로 행정상 처분, 주의, 경고, 징계를 받은 LH직원이 지난 2016년 566명에서 2019년 823명으로 45.4% 증가했다. 징계 사유는 ▲수억원대 금품수수 ▲증여 또는 향응을 받거나 금전 차용 ▲내부 정보 유출 등이다. LH 퇴직자 사장이 설립한 회사에서 수의계약 또는 제한경쟁을 통해 2015년부터 6년간 총 100억원대(146건)의 사업을 수주한 사실도 드러났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LH의 내부 단속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의힘 김은혜 의원은 LH에 대해 “국가적 부동산 대책보다는 내편 챙기는 혈세 나눠 먹기가 횡행하고 있다”며 “친분이 있는 지인들에게 일감을 몰아주는 인사들에 대해서는 공익 확보 측면에서 감사원 감사청구 등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변창흠 사장은 국민의 낮은 주택품질 만족도에 대해 “국민 눈높이가 높아지고 외부평가가 실시된 영향이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일감몰아주기 지적에 대해서는 “한국도시연구소는 주거복지와 관련해 현 정부에서 주택에 대한 조사와 대책 마련이 시급해 실태조사를 의뢰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아울러 친여성향 단체에 기부한 것에 대해 “기존 지원사업과 다른 사업에 지원하기 위해 제3의 기관에 기부한 것으로 오해를 할 수 있는 소지가 있었다”며 “신중하지 못 했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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