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세 이상 10명 중 1명 ‘심장 판막 질환’… 조기 발견 중요해

50세 이상 10명 중 1명 ‘심장 판막 질환’… 조기 발견 중요해

무증상 환자도 다수… 건강한 성인도 정기 검사 필요해

기사승인 2020-10-14 12:46:46
박성지 삼성서울병원 순환기내과 교수/에드워즈라이프사이언시스코리아 제공

[쿠키뉴스] 한성주 기자 =건강한 사람도 심장 판막 질환에 대한 정기 검진을 받을 필요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4일 에드워즈라이프사이언시스코리아 미디어 세션에서 박성지 삼성서울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지난 2012년부터 2016년까지 삼성서울병원에서 심초음파 검진을 받은 50세 이상의 대상자 2만3254명의 검사 결과를 분석한 ‘국내 무증상 환자에서의 심장 판막 질환 발생 빈도와 임상인자’ 연구 결과를 설명했다.

연구에 따르면 50세 이상의 건강한 성인 10명 중 1명(9.4%)에게서 심장 판막 질환이 발견됐으며, 특별한 증상이 없던 환자 중 176명에게서는 중등도 이상의 심각한 심장 판막 질환이 발견됐다. 연구팀은 특별한 증상이 없는 건강한 사람들도 심장 판막 질환에 대한 정기적인 검진을 받을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연구팀은 노화가 심장 판막 질환 발생에 유의한 영향을 미친다는 기존의 관련 연구 결과도 재차 확인했다. 연구팀이 75세 이상 노인 1034명의 데이터를 별도로 분석한 결과, 심장 판막 질환의 유병률은 10명 중 3명(29.3%) 꼴로 증가했다. 승모판 협착증(Mitral Stenosis, MS)을 제외한 모든 유형의 심장 판막 질환의 빈도와 중증도가 나이가 많을수록 높아졌다.  

심장 판막은 심장과 심혈관 사이에서 출입구 역할을 한다. 심장 판막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면 심장 혈액흐름에 장애가 생긴다. 심장판막질환은 판막 구멍이 좁아져 피가 원활하게 나가지 못하는 ‘판막 협착증’, 판막이 제대로 닫히지 않아 피가 역류하는 ‘폐쇄부전증’ 등 두 가지로 구분된다. 

국내에서는 승모판막과 대동맥판막 질환이 흔하다. 특히, 대동맥판막 협착증은 환자 수가 지난 2015년 9100여명에서 지난해 1만5400여명으로 5년새 70%가량 증가했다. 이 중 73%는 70세 이상 고령 환자로 조사됐다. 연구팀은 인구 고령화에 따라 대동맥판막 협착증 환자수의 증가세가 가속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심장 판막 질환은 조기 진단·치료가 중요하다. 심장 판막에 문제가 생기면 숨이 가빠지거나 잦은 피로감을 느끼며 다리가 붓는 등의 심부전 증상이 발생할 수 있다. 질환을 방치하면 심장 손상으로 사망에 이를 수 있다. 그러나 질환에 대한 인식과 진단률이 낮아 치료의 적기를 놓치기 쉽다. 중증 심장 판막 질환이 있어도 증상이 전혀 나타나지 않는 경우도 있다.

박 교수는 “심장 판막 질환은 조기 진단 시 충분히 치료가 가능함에도 무증상 환자의 경우 발견이 늦어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며 “인구 고령화에 따라 환자 수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만큼 심장 판막 질환에 대한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심장 판막 질환은 심초음파 검사로 대부분 진단이 가능하기 때문에 50세 이상의 성인이라면 이상 증세가 없더라도 정기적인 검진을 받는 것이 예방의 첫 걸음”이라고 조언했다. 
castleowner@kukinews.com
한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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