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이사철을 맞아 전세난이 심해지면서 전세 매물을 구하기 위한 세입자들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지역과 단지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전세 매물이 나오면 집도 보지 않고 바로 계약금부터 입금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15일 중개업계에 따르면 최근 전세난으로 전세 품귀현상이 지속하면서 전셋집을 구하지 못한 세입자들의 근심이 깊어지고 있다.
A씨는 "전세 씨가 말랐다는 말은 들었지만 이 정도인지는 몰랐다"면서 "전세 1곳을 보고 있는데 여러 부동산에서 손님을 데리고 몰려오는 상황도 있었다"고 말했다.
최근 전세로 집을 내놓은 B씨는 "세입자가 직장 문제로 전셋집을 계약 만료 전 내놨는데 매물을 올리자마자 계약하겠다는 연락이 왔다"면서 "집도 보지 않고 바로 계약금을 내겠다는 사람과 전세 계약을 맺었다"고 했다.
경기도 안양시 C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학군이나 교통이 좋은 곳의 전세 매물이 나오면 계약자들이 여기저기서 달려드는 상황"이라면서 "서울만 이런 상황이 아니라 경기도도 마찬가지"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부동산 커뮤니티에도 최근 전세난을 겪는 세입자들의 고민이 쏟아지고 있다.
누리꾼들은 '집 살 여력이 안되는데 전세까지 없어 참 살기 어렵다' '전세값은 일 년새 몇억씩 뛰었는데 내 월급만 그대로' '괜찮은 지역의 전세는 정말 씨가 말랐다' 등 고충을 토로한다.
수요에 비해 공급 부족을 나타내는 전세수급지수도 역대 최고치에 근접했다. KB부동산 리브온에 따르면 서울 전세수급지수는 지난주 192으로 공급이 매우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세수급지수는 0~200범위로 100을 초과할수록 공급이 부족하다는 의미다.
전세 품귀현상이 지속하면서 전셋값도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감정원의 '전국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 조사에서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지난주 0.08% 올라, 67주 연속 상승세를 지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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