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숨도 못자고 택배 분류” 숨진 택배 노동자의 호소

“한숨도 못자고 택배 분류” 숨진 택배 노동자의 호소

기사승인 2020-10-19 11:05:03
▲사진=30대 택배 노동자 김모씨가 숨지기 나흘 전 동료에서 업무 피로를 호소한 문자메시지가 공개됐다/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 페이스북 캡쳐. 

[쿠키뉴스] 정유진 인턴 기자 =30대 택배 노동자가 숨지기 나흘 전 지인에게 “너무 힘들다”고 호소한 문자가 공개됐다. 

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는 18일 페이스북에 한진택배 서울 동대문지사에서 근무하던 김모(36)씨가 동료에게 남긴 문자 메시지를 공개했다. 해당 메시지는 새벽 4시28분에 작성됐다. 문자 내용에 따르면 그는 “집에 가면 새벽 5시, 밥 먹고 씻고 바로 터미널 가면 한숨도 못 자고 나와서 터미널에서 또 물건정리(분류작업) 해야 한다”며 “어제도 새벽 2시에 집에 도착했다. 너무 힘들다”고 토로했다.

택배조합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 12일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사망 당일 김씨가 갑자기 출근하지 않자 동료가 김씨의 집을 찾아갔다가 사망 사실을 알게 됐다.

택배노조는 김씨가 과로사로 사망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택배노조 측은 “김씨가 심야, 새벽까지 많게는 하루 400개가 넘는 물량을 배송했다”며 “한진택배는 CJ대한통운보다 한 명당 맡는 구역이 넓어 체감 물량은 2~3배”라고 밝혔다.

반면 한진택배는 김씨가 과로가 아닌 지병 때문에 숨졌다는 입장이다. 한진택배 측은 “김씨의 평소 배달량은 하루 200상자 정도로 동료들보다 적은 편”이라며 “국과수 부검 결과 평소 지병(심장혈관장애)으로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는 소견이 나왔다”고 주장했다.

올해 들어 숨진 택배 노동자들은 10명에 달한다. 지난 12일에는 쿠팡 칠곡 물류센터에서 택배 포장 지원 업무 등을 담당하던 20대 노동자 A씨가 집에서 숨졌다. 지난 8일에는 서울 강북구에서 일하던 CJ대한통운 택배기사 김모씨(48)가 업무 도중 호흡 곤란으로 병원에 옮겨졌지만 숨졌다. 

ujiniej@kukinews.com
정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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