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총장님”서 두번째 지휘권 박탈까지…‘파란만장’ 윤석열

“우리 총장님”서 두번째 지휘권 박탈까지…‘파란만장’ 윤석열

기사승인 2020-10-20 15:52:10
▲윤석열 검찰총장 /박태현 기자 pth@kukinews.com

[쿠키뉴스] 이소연 기자 =윤석열 검찰총장이 두 번째로 수사지휘권을 박탈당했다. 윤 총장은 문재인 정부에서 파격적인 인사 승진을 했으나 수사지휘권이 두 번이나 박탈되는 불명예를 함께 안았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19일 라임자산운용 로비 의혹 사건과 윤 총장 가족 관련 사건에 대해 윤 총장의 수사지휘권을 박탈했다. 윤 총장의 수사 지휘를 받지 말고 수사 결과만 보고하라는 것이다. 법무부 장관은 검찰총장의 수사 지휘가 공정성을 담보하기 어렵다고 판단될 때 개입할 수 있다.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 박태현 기자 

법무부는 라임자산운용 로비 의혹 사건의 수사권을 박탈한 이유에 대해 “검찰 출신 변호사가 구속 피고인에게 ‘윤 총장에게 힘을 실어주려면 청와대 행정관으로는 부족하고 수석정도는 잡아야 한다. 총장에게 보고해 보석으로 재판을 받게 해주겠다’며 회유 협박하고 짜맞추기 수사를 했다는 의혹 등이 일부 사실로 확인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직 검사들에 대한 향응 접대 등이 있었다는 제보를 받고도 수사가 누락됐다는 점도 지적됐다.

법무부는 윤 총장 본인과 부인, 장모 등의 의혹에 대해 “여러 건의 고소·고발이 제기돼 수사 중에 있음에도 장기간 사건의 실체와 진상에 대한 규명이 이뤄지지 않아 수사의 공정성에 대한 우려가 표명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윤 총장은 추 장관의 수사 지휘를 수용했다. 다만 라임자산운용 로비 의혹 사건에 대해서는 “검찰총장이 해당 의혹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지시했음에도 이와 반대되는 법무부의 발표내용은 전혀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것”이라며 “검찰총장에 대한 중상모략과 다름없다”고 반박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검찰총장 / 연합뉴스

윤 총장은 지난해 7월 문재인 정부의 두 번째 검찰총장으로 임명됐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당시 인사청문회에서 “검찰개혁의 적임자”라고 칭찬했다. 윤 총장 부인 관련 논란 등에 대해서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문재인 대통령은 임명식에서 “국민들은 검찰이 근본적으로 변화하기를 바란다”며 “청와대 또는 정부, 집권 여당이든 만에 하나 권력형 비리가 있다면 엄정한 자세로 임해달라”고 강조했다. 당시 문 대통령은 윤 총장을 “우리 윤 총장님”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그러나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에 대한 의혹이 불거지며 상황이 반전됐다. 검찰은 같은 해 8월 당시 후보자였던 조 전 장관에 대한 대대적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울산시장 선거개입·청와대 하명수사 의혹 등에 대해서도 수사를 시작하며 여권과 날을 세웠다. 윤 총장에 대해 환호를 보내던 강성 여권 지지층도 돌아섰다. 일부는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에서 윤 총장을 비판하며 ‘조국수호 집회’를 진행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 / 박태현 기자 

조 전 장관 사퇴 후 추 장관이 취임하며 갈등은 더욱 커졌다. 추 장관은 검찰 고위급 인사에서 이른바 ‘윤석열 라인’을 배제했다. 울산시장 선거개입·청와대 하명수사 의혹 등을 수사해온 검사들은 지방으로 자리를 옮기게 됐다. 사실상 ‘좌천’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검언유착’ 의혹 사건에서 두 사람의 갈등은 최고조에 달했다. 추 장관의 윤 총장의 측근인 한동훈 검사장이 검언유착 사건에 연루됐다며 수사지휘권을 발동했다. 당시 전국검사장회의 등에서 추 장관의 수사 지휘가 부당하다는 지적이 나왔으나 윤 총장은 장고 끝에 이를 수용했다.

일각에서는 윤 총장의 향후 거취가 불안정해진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인다. 추 장관이 사실상 윤 총장에게 사퇴를 촉구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검찰총장의 임기는 2년이다. 윤 총장의 임기는 오는 2021년 7월까지다. 

soyeon@kukinews.com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
이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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