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인구의 건강 문제 중에서도 골다공증성 골절은 우리 사회의 핵심 건강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골절은 노인 인구의 사망 위험을 높이고 노인의 자립적인 생활을 불가능하게 하는 주요 원인이기 때문이다.
골다공증은 뼈의 양과 질의 감소로 뼈의 강도가 약해져서 골절 위험을 높이는 질환이다. 골다공증으로 뼈가 약해질 경우에는 가벼운 충격이나 기침을 하는 일상적인 동작에도 뼈가 쉽게 부러질 수 있다.
골다공증은 서서히 진행되기 때문에 골절이 발생하기 전까지는 특별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아 진단과 치료에 소홀하기 쉽다는 것도 문제다. 질환의 특성상 골다공증을 진단을 받으면 증상이 없더라도 골밀도가 충분히 향상되도록 꾸준히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골절을 예방하기 위함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50대 이상 환자가 전체 골다공증 환자의 97%를 차지하며, 한편 5070 여성 1000명이 참여한 골다공증 인식조사 결과 진료를 받았던 환자의 58.6%가 1년 내 치료를 중단했으며 1~2년 치료를 지속한 경우도 27%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골다공증 환자수의 증가는 노인 인구의 골절 위험 증가로 이어질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골다공증 치료 실태는 초고령사회 골절 위기감을 증폭시키기에 충분하다.
골다공증 진단 후에도 제대로 관리되지 않는 것은 질환 특성상 통증이나 불편함이 없어 환자들 스스로 치료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영향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보험급여 기간을 제한해 지속 치료를 어렵게 하는 급여기준의 영향이 크다.
현행 골다공증 약제(골흡수억제제)의 급여기준은 골밀도 수치(T-score)가 -2.5 이하인 경우 1년 이내 투여 기간만 급여 인정하고 있다.
골밀도 수치 -2.5 이하는 골다공증 진단 기준이기도 해 치료의 시작과 종료 기준이 같은 아이러니가 발생한다. 현행 급여기준은 골밀도가 골다공증 범위에 있을 때만 약제에 보험급여를 적용해주는데 언뜻 합리적으로 보이는 이 기준은 골다공증을 치료하는 목적을 전혀 반영하지 못한 비합리적인 기준이다.
골다공증 치료는 골절 예방을 위한 것인데 문제는 골밀도 수치가 -2.5 이상으로 나아졌다고 해도 정상 골밀도가 아닌 골감소증 상태라면 골절 위험은 줄어들지 않는다는 것이다. ‘예방’을 목적으로 하는 치료는 변동성이 있는 수치가 아닌 목적을 우선해 급여정책이 수립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이유다.
올해 발표된 미국과 국내 골다공증 진료지침에서는 골밀도가 골감소증 이상으로 충분히 증가될 때까지 데노수맙, 비스포스포네이트 제제 등 약물 치료를 지속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데노수맙의 경우 10년간 장기적으로 사용한 경우에도 골밀도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등 치료기간 동안 지속적인 골밀도 개선을 통한 골절 예방 효과를 보여준 바 있어, 지속적인 골다공증 관리를 위한 임상적 요구가 높은 약물이다.
진료현장에서는 골밀도 수치를 기준으로 골다공증 약제의 급여적용 기간을 제한하면 자칫 골밀도가 충분히 개선되지 않은 채 환자들을 치료 중단으로 내몰리는 상황이 발생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초고령사회 골절 위험 급증을 야기하는 질환의 위중함에도 불구하고 고혈압이나 간염 등 다른 만성질환과 비교해 골다공증이 정책적 관심과 체계적인 건강보험 지원이 부족한 질환 형평성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보험급여는 본래 환자를 위한 것인 만큼 치료가 필요한 환자에게 혜택이 돌아가 질환 형평성 문제를 해소하고 나아가 초고령사회 골절로 인한 사회문제를 방지할 수 있도록 조속한 급여 기준 개선 논의가 필요해 보인다.
kioo@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