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한번도 경험한 적 없는 ‘無 레임덕’ 대통령 될까

文, 한번도 경험한 적 없는 ‘無 레임덕’ 대통령 될까

文 대통령 지지율, 6개월 째 ‘박스권’ 유지 중… 이유는 ‘野 열세’

기사승인 2020-10-30 05:00:03
▲그래픽=윤기만 디자이너

[쿠키뉴스] 조현지 기자 =‘집권 4년차’에 접어든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국민적 지지가 굳건하다. 일각에서는 헌정사상 최초 ‘레임덕(권력누수)’ 없는 대통령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쿠키뉴스 의뢰로 여론조사기관 데이터리서치가 ‘문재인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 지난 7월 44.4%로 내려온 문 대통령의 지지율은 40%대에서 등락을 거듭하는 ‘박스권’을 유지 중이다. 

문 대통령의 지지율은 성공적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으로 고공행진(5월 11일 62.0%, 5월 26일 55.8% 등)을 달리다가 ‘부동산 정국’에 발목을 잡혔다. 잇단 부동산 대책 발표와 시장의 불안정으로 지난 8월 10일에는 취임 후 최저치(42.8%)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갖은 악재에도 흔들림이 없었다. 부동산 정책 실패 논란에 이어 ▲북한군에 의한 우리 국민 피격 사건 ▲강경화 외교부 장관 배우자 요트 논란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충돌 ▲추 장관 아들 논란 ▲라임·옵티머스 사태 등 정부를 곤혹스럽게 하는 악재가 줄을 이었지만 콘크리트 지지율이 유지됐다.

이에 문 대통령이 이른바 ‘집권 4년차 징크스’를 무난히 넘기며 처음으로 ‘레임덕 없는 대통령’이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레임덕은 지도자의 집권 말기 나타나는 ‘지도력 공백’ 현상으로 국정동력이 상실된 상황을 뜻한다.

‘집권 4년차 징크스’는 매 정권마다 회자된다. 1987년 대통령 직선제 도입 이후 이 시기쯤 불거진 ‘대통령 측근·친인척 비리 의혹’으로 모든 정권이 지지율이 떨어지는 상황에 직면하면서 생겼다.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3홍 게이트’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바다이야기’ 파문 ▲이명박 전 대통령의 ‘영포 게이트’ ▲박근혜 전 대통령의 ‘최순실 게이트’ 등이 해당된다. 

이와 관련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초빙교수는 “‘예측할 수 없는 실수’가 나오지 않는 한 헌정사상 레임덕 없는 대통령이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분석했다. 나아가 여권의 ‘정권재창출’도 가능성도 상당이 커지고 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박 교수는 현 상황에 대한 이유로 ‘정치적 대안의 부재’를 꼽았다. 그는 “야당이 너무 무기력하다. 너무 무능해서 국정이 더 돋보이는 상태다. 임기 4년차, 후반전에 외려 야당이 위기를 맞고 있는 상황”이라며 “레임덕은 정권 교체의 의지가 반영돼 나타난다. 과거 역대 대통령들의 임기 4년차를 보면 대부분 강력한 대안이 존재했다. 지금 (국민에게) 더불어민주당이 밉지만 국민의힘은 더 밉다. 찍을 사람이 없으니 레임덕이 생길 수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5월 28일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와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를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 회동을 가졌다. 사진=청와대 홈페이지

야당은 최근 여권 인사가 연루됐다는 의혹이 제기된 라임·옵티머스 사태 ‘권력형 게이트’로 규정, ‘특검 도입’에 목소리를 높이며 상황 반전을 모색하고 있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여당이 특검을 반대하는 이유가 ‘레임덕’을 막기 위해서라고 주장하며 ‘폭정 정권’, ‘불통 대통령’ 등 거센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열세에 몰린 야당이 라임·옵티머스 사태로 상황 반전을 노리기는 어렵다는 평이 나온다. 박 교수는 “여야가 이를 두고 계속 싸우다 보니 국민들은 단순한 ‘정치공세’라고 인지할 수 밖에 없다. 국민의힘이 주장하는 목소리에 지지자들은 호응할지 몰라도 중도층 국민들은 동의하지 않는다. 비극인 것이다. 문 대통령 임기 4년차 ‘집권당’의 위기가 아닌 ‘야당’의 위기”라며 성찰을 촉구했다.

친노·친문 지지층의 이른바 ‘레임덕 트라우마’가 영향을 줬다는 분석도 나온다.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은 측근들의 불법 정치자금 수수 등의 구설과 사행성 성인오락물 ‘바다이야기’ 사태로 무력한 임기 말을 보냈다. 당과 청와대의 갈등은 최고조로 치달았고 故 노 전 대통령은 자신이 창당한 열린우리당을 탈당하기까지 했다.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은  “故 노 전 대통령이 임기 후반기에 국정동력이 마비됐던 사태의 학습 효과가 나타난 것”이라며 “문 대통령의 개혁동력을 살리고 유지하기 위해서 지지층들이 결집하고 있다는 성격이 강하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호남, 40대, 화이트칼라(사무직 노동자) 등의 강한 지지층이 유지되고 있다”며 “견제 세력이 부족한 것도 이유 중 하나다. 대통령과 견줄만한 인물이 없다. 그래서 부정평가가 높긴 해도 대체적으로 높은 지지율이 유지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hyeonzi@kukinews.com
조현지 기자
hyeonzi@kukinews.com
조현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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