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김영보 기자 = 서울시립미술관(관장 백지숙)은 2021년 9월 8일부터 11월 21일로 제11회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의 개최 일정을 확정 지었다고 26일 밝혔다.
예술감독 융 마(Yung Ma)의 지휘 하에 진행되는 이번 비엔날레의 제목은 '하루하루 탈출한다(One Escape at a Time)'로, 오늘날 대중미디어에 나타나는 현실 도피의 다양한 양상에 주목한다. 비엔날레 기획 초기에 참조한 사례 중 하나는 동명의 70년대 드라마를 재해석해 넷플릭스(Netflix)에서 처음 제작한 미국 시트콤 '원 데이 앳 어 타임(One Day at a Time)'(2017-)이다.
이 시리즈는 전형적인 시트콤이다. 하지만, 원작의 백인 가족을 쿠바계 미국인 가족으로 바꿔 일반적인 미디어 재현의 문법을 뒤틀고 각종 사회적인 이슈들을 웃음과 개그 속에 담는다. 이슈는 △인종 △젠더 △계급 △성 정체성 △이민 △재개발 △폭력 등 우리가 꼭 집고 넘어가야 할 주제들이다. 이번 비엔날레는 이와 같이 현실 도피의 형식을 활용해 역으로 첨예한 사회 정치적인 문제에 개입하거나 때로는 대항하는 대중미디어의 전략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이에 대한 비엔날레 참여자들의 다양한 생각과 의견을 공유하는 것은 물론, 우리가 도피주의와 어떠한 관계를 맺을 수 있을지 상상해보고, 제안하여 파편화된 현실을 살아가기 위한 방향을 찾는 계기로 삼고자 한다.
해당 주제에 참여하는 인원은 국내외 총 41명/팀이며, 이중 △폴린 부드리/ 레나테 로렌츠(Pauline Boudry/Renate Lorenz) △정금형 △아이사 혹슨(Eisa Jocson) △유리 패티슨(Yuri Pattison) △류한솔 △홍진훤 등 절반 이상이 신작을 제작 및 출품할 예정으로 주목받고 있다.
또한 대만의 림기옹(Lim Giong)과 아마추어 증폭기와 같은 뮤지션, 취미가를 비롯한 서울의 예술공간 등을 비엔날레의 참여자로 초청하여 예술 실천의 가지각색인 관점과 태도를 모두 경험할 수 있는 비엔날레의 장을 제시한다.
뿐만 아니라, 이번 비엔날레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 새로운 비엔날레 모델을 모색하고 있다. 먼저 대중 미디어의 유통망을 참조하는 전방위적 프로그램을 전시와 함께 제시할 계획이다. 또한 온라인 프로그램은 물론 방송사와의 협업, 도시의 다양한 공공장소로의 개입 등을 통해 최대한 널리 비엔날레의 네트워크를 퍼트릴 예정이다.
더불어 서울시립미술관은 12월 초까지 제11회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 준비 과정의 면면을 공유하는 온라인 토크를 매주 목요일마다 한편 씩 공개할 예정이다. 비엔날레 참여자 장영혜중공업, 고등어, 합정지구, 헨리케 나우만(Henrike Naumann)을 비롯해, 그래픽 디자이너 박선영(디자인 스튜디오 Park-Langer), 작가 정연두가 비엔날레 팀원들과 나누는 대화 형식으로 구성되며, 비엔날레 웹사이트와 유튜브 채널에 연말까지 제공된다.
서울시립미술관 백지숙 관장은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는 지난 20년 동안 서울의 역동적인 문화와 정신을 반영해왔다.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의 이러한 전통은 참여자들의 창의성과 시너지 효과를 내, 팬데믹이라는 새로운 상황에 적응하고 예술의 역할을 회복하는 비엔날레 모델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비엔날레 참여자, 비엔날레팀, 미술관 모두 한 마음이 되어, 관람객들이 안전한 관람 환경에서 더 풍성한 예술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자세한 정보는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 홈페이지와 비엔날레 SNS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kim.youngbo@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