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검사 저격' 추미애-접촉 늘리는 윤석열…과거 검란 재연될까

'평검사 저격' 추미애-접촉 늘리는 윤석열…과거 검란 재연될까

200여명 실명 댓글…"커밍아웃 검사 사표 받아라" 청원도

기사승인 2020-11-02 08:09:42
▲추미애 법무부 장관(왼쪽)과 윤석열 검찰총장. 연합뉴스
[쿠키뉴스] 임지혜 기자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갈등이 추 장관과 일선 검사들의 충돌로 확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추 장관의 평검사 저격에 검사들의 반발이 커지면서 일각에선 과거 벌어졌던 '검란'(檢亂)이 재연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추 장관에 대한 평검사들의 반발은 지난달 28일 이환우 제주지검 검사(43·사법연수원 39기)의 글부터 시작됐다.

이 검사는 검찰 내부망에 "검찰개혁은 실패했다"며 추 장관을 향한 비판 글을 올렸다. 하루 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페이스북에 '이환우 검사는 어떤 사람?'이란 내용의 글과 이 검사가 과거 강압수사를 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는 기사를 올렸다. 

이어 추 장관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해당 링크를 공유하고 "좋습니다. 이렇게 커밍아웃해주시면 개혁만이 답입니다"라고 응수했다. 

이에 최재만 춘천지검 검사(47·36기)는 "저도 역시 커밍아웃한다"는 내용의 글을 올리며 맞섰다. 

그는 "정부와 법무부 방침에 순응하지 않거나 사건을 원하는 방향으로 처리하지 않는 검사들을 사직하도록 압박하는 것을 검찰 개혁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아닌지 여쭤보지 않을 수 없다"고 따져 물었다. 해당 글에는 '저도 커밍아웃한다'는 댓글이 200개 넘게 달렸다. 특히 주요 현안에 대한 목소리를 내던 검사뿐 아니라 일선 형사부 검사들까지도 댓글을 단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평검사들의 반발이 확산되면 검사들이 집단행동으로 나서는 검란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앞서 이명박 정부 때인 2012년에도 검란 사태가 있었다. 당시 검사들은 수석검사회의와 평검사회의를 열고 최재경 당시 대검 중앙수사부장을 공개 감찰하라고 지시한 한상대 검찰총장을 향해 퇴진을 요구했고 실제 총장 사퇴를 이끌어 낸 바 있다. 

하지만 과거와 달리 검사들이 집단행동에 나서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국민들에게 검찰개혁 자체를 반대하는 것처럼 비치면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청와대 국민청원 캡처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지난달 30일 '커밍아웃 검사 사표 받으십시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최 검사 글에 '커밍아웃'을 한 검사들이 검찰 개혁을 방해하고 있기 때문에 이들의 사표를 받으라는 내용이다. 이 글은 2일 오전 7시 50분 기준 27만8441명의 동의를 받았다. 20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으면 청와대가 공식 답변을 내놓아야 한다.

이같은 상황에서 추 장관은 이 검사를 겨냥한 글을 재차 올렸다. 전날 추 장관은 페이스북에 "불편한 진실은 이어져야 한다"는 글을 올리는 등 검사들의 반발에도 강공 모드를 이어가고 있다. 

조 전 장관도 추 장관 거들기에 나섰다. 그는 지난 1일 페이스북에  "과거 검찰 출신 법무부 장관 또는 민정수석이 내린 수많은 수사지휘는 공손히 받들었으면서 비검찰 출신 법무부 장관이 공식 수사지휘를 했을 때만 '검란'이 운운되는 것인가"라며 검사들의 선택적 반발에 대해 비판했다. 

검찰 조직을 둘러싼 혼란이 가중되고 있지만 윤 총장은 아직까지 아무런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지난달 29일 대전고·지검을 방문한 윤 총장은 3일 법무연수원을 방문할 계획이다. 또 오는 9일 신임 차장검사 교육에도 참석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일선 검사들과 최근 접촉 횟수를 늘리고 있는 윤 총장의 행보에 대해 추 장관의 수사 지휘 배제와 감찰 지시로 코너에 몰린 윤 총장이 내부 결속 다지기에 나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jihye@kukinews.com
임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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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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