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로 물러나면 감옥행…트럼프가 '소송 폭탄'으로 버티는 이유

이대로 물러나면 감옥행…트럼프가 '소송 폭탄'으로 버티는 이유

성추문·탈세 등 각종 의혹 기소 가능성

기사승인 2020-11-09 07:52:4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
[쿠키뉴스] 임지혜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승리 확정 보도 소식을 접한 이후 "이번 선거는 전혀 끝나지 않았다"며 발끈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승복 선언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각종 소송을 제기하고 재검표를 요구한 상태다. 이를 위해 변호사 수천명을 선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패소가 불 보듯하다는 지적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 불복에 나서는 이유는 뭘까.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은 8일 오전 1시(현지 시각) 현재 펜실베이니아주(선거인단 20명)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0.55%포인트 앞서면서 승리를 확정 지었다. 

민주당 후보로 대선에 출마한 바이든은  538명의 선거인단 중 290명을 확보해 당선에 필요한 매직넘버 270명 이상을 달성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의 46대 미국 대통령 당선 보도를 접한 후 성명을 통해 "바이든이 성급하게 가짜 승자 행세를 하고 있다"면서 "우리 선거캠프는 9일부터 선거법을 완전히 준수하고 정당한 승자가 자리에 앉도록 법원에서 사건을 다루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일(3일) 이후 접수한 우편투표는 사기라며 펜실베이니아, 조지아, 미시간, 네바다, 애리조나, 위스콘신 등에 무더기 소송을 걸어놓은 상태다. 

각주 법원이 트럼프 대통령의 개표 중단 소송을 잇달아 기각하자 일부 지역에선 유권자 사기 의혹까지 나왔다. 

사건이 주법원을 넘어 보수 성향의 연방대법원까지 갈 경우 승산이 있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특히 펜실베이니아의 우편투표 접수시한을 사흘 연장한 주대법원의 판결에 대해 연방대법원이 개입하는 데 마지막 기대를 걸고 있다. 대법원이 그가 지명한 대법관 3명을 포함한 보수파 6명, 진보파 3명으로 구성돼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선거 관련 소송은 지방법원의 심리를 거쳐야 하고 이 과정에서 기각될 수 있다. 또 바이든 당선인과의 득표 차이가 커 승자가 바뀔 가능성은 극히 희박하다는 게 대체적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불복으로 버티는 이유에 대해 퇴임 이후 각종 수사와 소송을 피하기 위해 바이든 당선인과 거래를 시도하기 위함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대선 패배로 백악관을 떠나야 하는 트럼프 대통령 앞에 줄소송이 대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엔 전직 대통령의 범죄에 대해 사면하거나 눈감아주는 전통이 있다.

먼저 트럼프가 맞닥뜨릴 수사는 그가 성추문 입막음용으로 금품을 제공했다는 의혹이다. 뉴욕 맨해튼 지검은 2016년 대선을 앞두고 트럼프 측이 그와 성관계를 맺었다고 주장한 2명의 여성에게 입막음을 위해 거액을 건넸다는 의혹을 수사 중이다. 

수사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 관련 의혹은 금융, 납세, 보험 등으로 번졌다. 맨해튼 지검은 지난해 8월 트럼프 개인과 트럼프 그룹의 8년치 납세자료 제출을 요구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면책특권을 주장하며 이를 거부, 양측이 대법원까지 가는 긴 법정공방을 이어왔다. 

트럼프와 그룹에 대한 탈세 혐의를 수사 중인 뉴욕주 검찰도 트럼프의 차남 에릭에 대한 소환 조사를 벌인 데 이어 회계 자료 제출 영장을 발부받는 등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트럼프와 트럼프 그룹을 향한 수사가 전국적으로 확대될 수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청구된 영장만 30건 이상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막대한 벌금 등으로 인해 무일푼으로 전락하거나 징역형을 선고받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이유다.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빚은 최소 11억 달러 규모다. 주로 부동산인 자산(약 25억달러) 대비 부채가 과도한 것은 아니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상업용 부동산 가격이 급락했다는 점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 재선 실패로 채무 연장이 어려워진 만큼 파산 위기에 몰릴 우려도 있다. 

'승부사'로 통하는 트럼프 대통령인 만큼 그의 승부욕이 승복을 거부하게 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월 패선 가능성을 묻는 폭스뉴스에 "나는 지는 게 싫다"며 "또 잘 지지 않는다"고 했다. 뿐만 아니라 "대선에서 패하면 이 나라에서 떠나야 할 것"이라고 말한 적도 있을만큼 승부욕이 강하다. 

공화당은 물론 가족 구성원인 장녀 이방카의 남편 재러드 쿠슈너 선임고문이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 선거 결과 승복을 설득하려고 시도하는 등 트럼프 대통령의 우아한 퇴장을 촉구하고 있다. 

바이든 캠프는 트럼프 대통령의 불복 예고에 "미국 정부는 백악관에서 무단침입자를 데리고 나올 능력이 충분히 있다"며 군 등 공권력을 동원해 끌어내릴 수 있다는 경고까지 한 상황이다. 

차기 대통령 취임식은 2021년 1월 20일로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도 그때 끝난다.

jihye@kukinews.com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
임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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