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조계원 기자 =부동산 가격이 연일 치솟는 이때 집이며 빌딩을 살 돈이 없는 사람들은 벌어지는 자산격차에 상대적 박탈감을 느낀다. 최근 이러한 문제를 보완할 수 있는 ‘부동산 수익증권’ 상품이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기존 리츠(REITs)와 비슷하면서도 각종 규제 특례를 통해 시장의 변화에 더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다만 상품 자체가 새로 등장한 만큼 실제 투자에는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빌딩 수익증권은 뭐고, 어떻게 거래되나=일단 부동산 수익증권 상품은 ‘카사(Kasa)’에서만 취급하고 있다. 이마저도 오는 25일부터 첫 상품을 출시한다. 한 마디로 실험적인 상품이라는 말이다. 거래구조를 보면 먼저 빌딩 건물주가 신탁사에 건물 매각을 목적으로 신탁하는 것이 출발점이다. 그러면 신탁사는 해당 빌딩을 기반으로 빌딩의 임대 수익과 향후 매각 시 지분만큼 매각대금을 받을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한 수익증권을 발행한다. 카사는 앱을 통해 해당 수익증권을 팔아 수수료를 제외한 판매대금을 신탁사에 지급한다. 그럼 신탁사는 다시 수수료를 제외하고 판매대금을 당초 건물주에게 지급하는 구조다. 카사의 수익증권 판매는 공모 형태로 진행되며, 일반 투자자는 연간 2000만원까지 투자가 가능하다.
플랫폼 카사 ‘돈’ 믿고 맡길 수 있나=최대 2000만원까지 내 돈을 맡기기에 앞서 카사라는 기업에 대해 의구심을 자아낼 수 있다. 우선 카사는 강남구 테헤란로에 위치한 작은 스타트업이다. 회사 운영도 외부기관의 투자를 받아 이끌어 가고 있다. 즉, 은행이나 증권사처럼 고객의 돈을 관리할 능력이 충분치 않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그렇다면 카사는 수익증권 거래 모델을 가지고 어떻게 당국의 승인을 받았을까. 정답은 카사는 거래를 중개만 하고 고객의 돈은 ‘하나은행’이, 부동산은 신탁사가 직접 관리하는 모델에 있다. 카사는 이를 통해 금융위원회로부터 혁신금융서비스로 선정되는 데 성공했다. 그렇다고 수익증권 투자가 안전하다고 안심할 수만은 없다. 규제가 촘촘한 일반 금융상품에 비해 규제가 느슨해 외부에서 실제 자금 흐름이나 투자현황 등을 살펴보기 어렵다는 단점은 남아있다.
그렇다면 예상 수익률은 얼마일까=적금이나 펀드 대신 처음 들어보는 부동산 수익증권에 사람들이 관심을 기울이는 것은 수익률이 차별화됐기 때문이다. 카사는 빌딩 투자를 통해 연 10% 내외의 예상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이야기 하고 있다. 연 평균 7% 수준의 서울 오피스 빌딩의 가치상승률과 서울 상업용 부동산의 2019년 기준 소득수익률 2.6% ~ 4.3%를 근거로 한 설명이다. 실제 매년 10% 수익이 발생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나 이는 ‘예상’, ‘기대’ 수익률일 뿐이다. 또한 투자 건물이 매각되기까지 투자자가 가지고 있는 것은 결국 수익증권이라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 예를 들어 카사의 부동산 수익증권과 사업모델이 유사한 리츠의 경우 코로나19로 경기가 침체되면서 현재 공모가 보다 못 한 가격에 거래되는 상품들이 여럿이다. 즉 건물이 매각될 때 원금을 찾을 수 있을지 모르지만 일단 투자자가 들고 있는 주식의 가격은 투자원금 아래로 떨어질 수 있다. 여기에 해당 수익증권은 카사의 앱을 통해서만 거래가 되기 때문에 급전이 필요할 때 팔릴지도 미지수다.
결국 공모 리츠의 축소판 아닌가=카사의 부동산 수익증권 모델을 보면 결국 리츠와 대동소이하다. 회사가 다수 투자자의 자금을 모아 대형 빌딩을 매입하고, 투자자들에게 임대료와 향후 빌딩 매각에 따른 수익을 나눠주는 구조다. 그럼에도 리츠와 카사 수익증권 거래의 차이를 찾아보면 증시 상장 여부를 들 수 있다. 리츠는 증시에 상장돼 거래소를 통해 거래가 이루어지는 반면 수익증권은 카사의 앱을 통해 거래되는 차이가 있다. 이는 다양한 규제를 준수해야 상장이 가능한 리츠와 달리 수익증권은 빌딩을 빠르게 상품화 할 수 있고, 고점에서 상품을 빠르게 청산 할 수 도 있다는 점을 의미한다. 현재 공모 리츠가 10개가 안 된다는 점은 리츠와 수익증권의 차이를 잘 보여준다.
그래도 세금 및 소액투자 장점은 ‘매력적’=카사 부동산 수익증권의 장단점이 존재하지만 저금리 상황에서 종합부동산세와 재산세 등 보유세 부담 없이 부동산 투자에 나설 수 있다는 점은 여전히 매력적인 점이다. 또한 빌딩 투자에 적은 돈을 가지고 참여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따라서 카사의 부동산 수익증권은 원금손실 가능성과 환금성 문제를 고려하면서 여유자금을 투자하는 것이 추천되는 상황이다. 현재 첫 상품은 강남구 역삼동의 ‘역삼 런던빌’을 기반으로한 수익증권이며, 오는 25일부터 다음달 4일까지 8일간 공모가 진행된다. ‘역삼 런던빌’의 신탁사는 한국토지신탁으로, 한토신이 건물관리 운영, 임대수익 집행을 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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