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운의 영화 속 경제 이야기] ‘마이 페어 레이디(My Fair Lady, 1964)’와 피그말리온 효과

[정동운의 영화 속 경제 이야기] ‘마이 페어 레이디(My Fair Lady, 1964)’와 피그말리온 효과

정동운(전 대전과학기술대학교 교수)

기사승인 2020-11-19 17:30:26
▲ 정동운 전 대전과기대 교수
영화 <마이 페어 레이디(My Fair Lady, 1964)>의 원작은 조지 버나드 쇼(1856∼1950)의 희극 ‘피크말리온(Pygmalion)’으로, 조각가 자신이 만든 조각상에 사랑을 느껴 신에게 간절히 기도하자 조각상이 아름다운 여인으로 변했다는 신화에서 취한 제목이다. 이 희극은 뮤지컬로 1956년 초연되어 브로드웨이에서 7년 동안 롱런하였는데, 1964년에 영화화한 것이다. 이 영화는 1965년도 아카데미 감독상, 남우주연상, 작품상 등 8개의 상을 탔다.

런던을 배경으로 남루한 복장에 품위 없는 말투로 꽃을 팔고 있는 일라이자(오드리 헵번)라는 여성을 우연히 발견한 언어학자인 히긴스 교수(렉스 해리슨)가 절친한 친구인 피거링 대령과 이 하층계급 여성을 세련된 귀부인으로 만들기 내기를 하면서 이야기가 벌어진다. 단지 언어와 옷차림만 바꿈으로써 미운 오리 새끼에서 눈부신 백조로 변모하며, 자신의 사랑까지 이루게 되는 신데렐라 스토리의 전형을 보여준다. 그러나 원작에서는 일라이자와 히긴스의 사랑은 이루어지지 않는다.

필자는 이 영화를 통하여 교육의 긍정적 효과를 표현하는 피그말리온 효과(Pygmalion Effect)를 알 수 있었다. 이는 ‘기대하는 것이 확실하고 믿음이 변치 않으면 꿈이 현실로 실현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로젠탈 효과’, ‘자성적 예언’, ‘자기충족적 예언’으로도 표현된다.

로버트 로젠탈과 레너드 제이콥슨은 1968년 샌프란시스코의 한 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을 대상으로 지능지수(IQ)를 검사한 후, 그 결과와는 상관없이 무작위로 20%의 학생을 뽑아 담임 선생님들에게 특별히 IQ가 높기 때문에 학업 성취도가 매우 높을 것이라고 통보하였다. 무작위로 뽑았으므로 실제로 뛰어난 학생과 그렇지 않은 학생이 섞여 있었다. 8개월 후 다시 IQ검사를 해보았더니, 20%에 포함된 학생들은 실험 전 IQ와는 상관없이 다른 학생들보다 실제로 IQ가 높게 나왔으며, 성적이 향상되었다. 이를 로젠탈 효과라 한다.

켄 블랜차드는 그의 저서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에서 칭찬의 힘을 강조하고, 칭찬의 10계명을 다음과 같이 제시하였다. 즉, ① 칭찬할 일이 생겼을 때는 즉시 칭찬하라. ② 잘한 점을 구체적으로 칭찬하라. ③ 가능한 한 공개적으로 칭찬하라. ④ 결과보다는 과정을 칭찬하라. ⑤ 사랑하는 사람을 대하듯 칭찬하라. ⑥ 거짓없이 진실한 마음으로 칭찬하라. ⑦ 긍정적으로 관점을 전환하면 칭찬할 일이 보인다. ⑧ 일의 진척사항이 여의치 않을 때 더욱 격려하라. ⑨ 잘못된 일이 생기면 관심을 다른 방향으로 유도하라. ⑩가끔씩 자기 자신을 스스로 칭찬하라. 이러한 10계명에 입각한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한 긍정적 기대와 칭찬이 고래가 놀라운 재능을 펼치게 만드는 원동력이다. 이 기대와 칭찬은 사랑의 산물임에 분명하다. 원저자 조지 버나드 쇼의 “숙녀와 꽃 파는 소녀의 차이는 그들이 어떻게 행동하는지가 아니라, 어떻게 대접 받는가 이다.”라는 말은 말 그대로 사실이기 때문이다.

영화 제목처럼 정말 아름다웠던 영화의 주인공 오드리 헵번(1929~1993). 그녀가 숨을 거두기 전 1992년 크리스마스에 자신의 아이들에게 들려주었다는 사랑이 넘치는 한 편의 시를 소개하며 이 글을 마친다.

아름다운 입술을 가지고 싶으면 친절한 말을 하라. / 사랑스런 눈을 가지고 싶으면 사람들에게서 좋은 점을 봐라. / 날씬한 몸매를 갖고 싶으면 너의 음식을 배고픈 사람과 나누어라. / 아름다운 머리카락을 갖고 싶으면 하루에 한 번 어린이가 손가락으로 너의 머리를 쓰다듬게 하라. / 아름다운 자세를 갖고 싶으면 결코 너 혼자 걷고 있지 않음을 명심하라. / 사람들은 상처로부터 복구되어져야 하며 낡은 것으로부터 새로워져야 하고 / 병으로부터 회복되어져야 하고 무지함으로부터 새로워져야 하고 고통으로부터 구원받고 또 구원받아야 한다. / 결코 누구도 버려서는 안 된다. / 기억하라!! 만약 도움의 손이 필요하다면 너의 팔 끝에 있는 손을 이용하면 된다. / 네가 더 나이가 들면 손이 두 개라는 걸 발견하게 된다. 한 손은 너 자신을 돕는 손이고 다른 한 손은 다른 사람을 돕는 손이다.
최문갑 기자
mgc1@kukinews.com
최문갑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