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조계원 기자 =정부가 전세대책을 발표한 다음날 더불어민주당과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대책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매입약정 임대 주택을 공개했다.
매입약정 임대 주택이란 민간건설사와 매입약정을 통해 다세대, 오피스텔 등 신축 건물을 준공전에 사들여 전세물량으로 공급하는 방식이다. 정부는 2025년까지 서울 2만 가구 등 4만 4000호를 매입임대주택으로 공급하겠다는 계획이다.
직접 둘러본 매입임대주택은 강동구 성내동에 위치한 빌라로, 신혼부부들에게 공급될 예정이다. 전체 13개동 149호(지상 5층, 주차 105대) 규모이며, 전용면적 41~49㎡(방 2~3개)로 구성돼 있다.
“교통편·학군·편의시설 등 입지 ‘굿’”
일단 여당과 LH가 매입임대주택의 견본으로 공개한 곳인 만큼 입지는 교통편이나 학군, 편의시설 측면에서 모두 우수했다. 직선으로 600m 거리에 8호선 강동구청역이 있었으며, 1km 떨어진 곳에는 5호선 둔총동역이 있어 8호선과 5호선 이용이 가능했다.
여기에 500m 거리에는 성일초등학교와 성일중학교가 자리 잡고 있어 자녀가 있는 신혼부부라도 자녀 등교 걱정 없이 입주할 수 있는 장점을 보였다. 주변에 편의점도 곳곳에 자리 잡고 있었고, 보건소나 영화관도 도보로 이동 가능한 거리에 위치해 있었다.
특히 이곳의 최대 장점은 집 앞에 올림픽 공원이 있다는 점이다. 도로만 건너가면 올림픽 공원이 있어 여가 시간에 산책을 하거나 운동을 하기 적합해 보였다. 이밖에 주변 건물들도 대부분 아파트거나 작은 빌라들이여서 저녁에 소음을 걱정할 필요도 없을 것으로 판단됐다.
“엘리베이터에 CCTV, 아이돌봄공간까지”
건물은 필로티 구조의 지상 5층 규모였다. 1층은 주차장, 2층은 주민회의실과 아이돌봄공간이 들어서 있었으며, 3층부터 5층까지가 주거 공간이었다.
일단 건물 현관의 유리문을 통과해 들어가면 건물 내외부에 설치된 CCTV를 확인할 수 있는 모니터가 설치된 것을 볼 수 있었다. 모니터를 통해서는 건물 외부는 물론 주민회의실과 아이돌봄공간을 지켜보는 것이 가능했다.
특히 눈에 띄는 점은 최근 트렌드를 반영해 엘리베이터가 설치되어 있었다는 점이다. 임대주택이라는 선입견에 따라 엘리베이터가 없을 수 있다는 예상과 달리 둘러본 건물에는 엘리베이터가 설치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엘리베이터를 나와 직접 둘러본 곳은 3층으로, 3층에는 301~303호까지 세 가구가 들어서 있었다. 세 가구는 전용면적 40.80~41.27㎡로, 모두 거실 겸 주방, 방2개, 화장실 1개, 다용도실 1개로 구성된 형태를 보였다.
“비디오 인터콤, 인덕션 등 기본 세팅 ‘깔끔’”
내부로 들어서면 바로 거실과 주방이 결합된 공간이 등장한다. 거실 한쪽 벽에는 아파트와 동일하게 설치된 비디오 인터콤과 난방을 위한 스위치패널을 볼 수 있었다. 몰딩은 전체적으로 연한 체리색이였으며, 천장과 바닥 테두리를 따라 전체적으로 집안을 두르고 있었다. 주방에는 3구 인덕션과 비교적 작은 사이즈의 싱크대가 볼 수 있었다.
거실 양편으로는 방이 위치해 있고, 거실 한편에는 문으로 구분된 다용도실과 화장실이 존재했다. 다용도실 안에는 보일러와 세탁기 설치를 위한 수도시설, 큼직하게 달려있는 창을 확인할 수 있었다.
화장실은 집안을 장식한 흰색 톤과 달리 어두운 그레이 톤의 넒은 타일로 꾸며져 시원하고 깔끔한 모습을 보였다. 샤워기는 주름관식이였으며, 세면대와 양변기는 기본 사양으로 설치되 있었다.
“'옥에 티' 중저가 내장재와 방 크기”
이날 살펴본 매입임대주택은 LH가 설계부터 개입했다는 설명처럼 전체적으로 깔끔한 디자인에 갖출 건 다 갖춘 상태였다. 다만 아파트 수준이라며 공개한 여당의 말과 달리 내장재는 중저가 제품을 사용한 흔적이 곳곳에서 눈에 보여 아쉬움을 남겼다.
먼저 창호에서 최근 유행하는 자석식 잠금장치 대신 과거 고리식 잠금장치를 사용한 것이 ‘옥에 티’였다. 싱크대 역시 내부 트레이 없이 단조로운 칸막이 형태를 보였으며, 천장등 역시 저가 제품이라는 점을 바로 알아 볼 수 있었다. 이밖에 화장실의 설치된 제품들 역시 고급 제품으로 보이지는 않아 전체적으로 내장제의 질이 떨어지는 모습 이었다.
여기에 가장 크게 아쉬움이 남는 곳은 2개의 방이다. 중간 크기(40.90㎡) 주택에서 큰 방은 침대와 화장대가 들어가면 옷장 하 나 들어가기 어려운 크기였고, 작은방은 침대가 들어간다고 확신할 수 없어 사실상 옷방으로 보였다.
결론적으로 이날 매입임대주택을 둘러본 결과 살만한 곳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다만 방의 크기는 어쩔 수 없는 만큼 애를 키우는 신혼부부들에게는 적합해 보이지 않았다. 이날 해당 주택을 둘러본 여당 관계자 역시 방 크기에 대한 질의를 남겼으나, LH관계자는 이곳의 주택 크기가 임대주택 가운데는 그나마 큰 편이라고 답해 임대주택의 크기에 대해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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