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지영의 기자 = 라임과 옵티머스 등 대규모 사모펀드 환매중단 사태가 잇따르면서 시장 불안이 만연한 상태다. 그러나 소수의 위법한 회사들에 쏠린 시선을 돌려보면, 혼란 속에서도 자본시장을 묵묵히 떠받치고 있는 금융투자회사들이 보인다. 이런 가운데 ‘무손실·고수익 펀드’로 정평이 난 사모펀드운용사, 에이원자산운용을 만나봤다.
에이원자산운용은 금융투자업계에서 ‘메자닌’ 명가로 불리는 곳이다. 메자닌증권은 주식과 채권의 성격을 동시에 지녀, 다양한 구조로 상품 설계가 가능한 상품이다. 에이원자산운용을 이끌고 있는 선형렬 대표는 “라임 때문에 메자닌 이미지가 잠시 흐려진 것 같지만, 도구를 나쁘게 쓴 사람이 문제지 도구 자체가 문제는 아니다. 라임은 메자닌을 제대로 해본 적이 없는 곳이었다. 메자닌은 투자처를 제대로 골라내는 것이 중요한데, 라임은 투자처 제안을 잘 못 받으니 좋은 물건과 나쁜 물건을 가리지 않고, 조사도 제대로 하지 않고 펀드에 편입해놨다”고 지적했다.
선 대표는 현재 옥석 가리기를 거쳐 발행시장이 다시 건전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올해 발행된 상장사 메자닌증권도 예년과 같은 수준인 7조원대의 발행이 유지되고 있는 상태다. 일부 이미지가 나빠진 측면은 있지만, 한편에서는 실력 있는 펀드매니저들이 편입을 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시장이 위축됐다고 하지만, 지금은 정책당국과 증권사, 운용사들이 정비의 시간을 갖고 있는 것일 뿐”이라며 “미꾸라지가 자본시장 물을 흐려 잠시 흙탕물이 됐다. 그러나 곧 맑아지고, 성과를 내는 탄탄한 투자회사들이 보일 것”이라고 장담했다.
에이원자산운용의 사모펀드, 무손실의 비결은
이번 사태로 한동안 시장이 위축되고 금융투자업자들이 어려움을 겪을 것이란 우려가 높지만, 선 대표는 자신에 차 있는 모습이었다. 그가 가진 자신감의 근원은 에이원자산운용이 보유한 탄탄한 성과 이력이다. 에이원자산운용은 출범 이래 고객에게 내놓은 펀드 중 만기 기준 손실을 낸 것이 없다. 특히 지난 9월에는 150억원, 지난달 200억원 규모의 메자닌 펀드 2개를 40%대 수익률로 조기상환했다. 해당 펀드에 대해 본래 고객들에게 제시했던 목표수익률인 8%를 훨씬 웃도는 성과다.
코로나19로 인한 시장 혼란 속에서도 고객에게 고수익을 안긴 배경은 멀리 보는 안목 덕분이다. 에이원자산운용이 올해에 고수익을 내며 조기 청산한 펀드 자산 속에는 코로나19 수혜 업종으로 꼽히는 호흡치료기 회사, DNA 진단 회사 등도 포함되어 있었다. 해당 회사들에 대한 투자는 코로나19 사태 이전에 결정됐다.
손실 나지 않을 투자처만 골라낸 비결을 묻자 선 대표는 “우리가 직접 눈으로 보고 들었을 때 이해할 수 있는 회사만 투자처로 삼는다. 최대한 검증이 가능한 수준의 투자처를 골라야 한다. 투자 전문가가 직접 골라서 투자하는 투자처는 무조건 수익이 나는 게 정상”이라며 “채권 안전성에 대한 분석을 90%로 삼고, 회사가 말하는 성장성을 10% 비중으로 두고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최근 부실 논란에 휩싸인 일부 기업들이 사태 발생 전 투자요구를 위해 면담 요청을 해온 적도 있었지만, 대표실 문턱을 넘지는 못했다. 원칙을 중시하는 선 대표의 성향 덕이다. 에이원자산운용의 펀드매니저들은 투자대상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검증, 제도에 맞는 투자, 회수방법에 대한 확실한 인지 등을 필수적으로 지킬 것을 요구받는다.
그는 최근 사모펀드 투자를 망설이는 투자자들에게 “우리 회사가 투자대상을 선별하는 방법을 고려해보길 권한다. 투자점검은 투자대상 회사가 과거에 해오던 정책이나 성과 그리고 대표이사나 대주주가 의지를 가지고 해온 일들을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다, 즉 과거 및 현재 이뤄낸 상태를 보고 판단한 다음 펀드의 운용기간, 목표수익률 달성 가능성 등을 가늠하여 판단해야 할 필요가 있다”며 “투자를 권유하는 발행사나 증권사는 향후 전개될 일에 대해 비중을 많이 두고 설명하지만, 투자자들은 과거 이력을 꼼꼼히 짚어보고 미래를 판단하는 기준으로 삼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속도 보다 정확성이 중요”
증권사 실무진 사이에서도 에이원자산운용 상품은 믿을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가 가진 이같은 명성과 시장의 신뢰는 거저 얻어진 것이 아니다. 중학교 수업에서 ‘한국의 맨하탄’이라고 불렸던 여의도를 처음 보고 가슴에 품었던 10대 소년은 투자분야에 천착한 자타공인 전문가, 사모전문운용사의 대표가 됐다. 그의 업력은 리서치·운용경력 25년, 메자닌펀드 운용경력 15년에 달한다.
선 대표의 경영철학은 ‘빠른 것보다 정확한 것, 큰 것보다 깊이 있는 것’을 소중히 해서 회사가 뚜렷한 색을 가지고 금융산업에 기여하는 롱런(long-run) 기업을 만드는 것이다.
ysyu1015@kukinews.com / 사진= 박효상 기자 tina@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