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총장 대행도 나섰다 “추 장관님, 한 발만 물러나 달라”

검찰총장 대행도 나섰다 “추 장관님, 한 발만 물러나 달라”

기사승인 2020-11-30 11:48:49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윤석열 검찰종장을 겨냥한 수사지휘권을 발동한 가운데 지난달 20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깃발이 바람에 날리고 있다. 뒤에 보이는 건물은 서울중앙지법. 박효상 기자

[쿠키뉴스] 이소연 기자 =윤석열 검찰총장을 대신해 총장 직무를 수행 중인 조남관 대검찰청 차장검사가 추미애 장관에게 윤 총장의 직무집행 정치 처분을 철회해달라고 요청했다. 

조 차장검사는 30일 오전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검찰개혁의 대의를 위해 장관님, 한 발만 물러나 주십시오’라는 글을 게재했다. 그는 “거의 모든 평검사와 중간 간부 및 지검장, 고검장에 이르기까지 장관님의 처분을 재고해 달라는 충정 어린 릴레이 건의가 불길처럼 타오르고 있다”며 “검찰조직을 검찰개혁의 대의 아래 추스르려면 권한대행으로서 침묵할 수 없어 죄송스럽지만 글을 올리게 됐다”고 운을 뗐다. 

현재 추 장관이 시행 중인 검찰청법 개정, 형사부·공판부 강화 등 조직 정비와 인사만으로는 검찰개혁이 이뤄질 수 없다는 언급도 있었다. 조 차장검사는 “검찰 구성원의 마음을 얻지 않고 개혁의 대상으로만 삼아서는 아무리 좋은 법령과 제도도 공염불이 될 것”이라며 “검찰개혁에 대한 장관님의 헌신과 열망이 이번 조치로 말미암아 무산될 위기에 처해 있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이번 조치가 그대로 진행되면 검찰개혁이 추동력을 상실한 채 명분도 실리도 모두 잃는다”며 “검찰개혁의 대의를 위해 한 발만 물러다 달라”고 촉구했다. 조 차장검사는 지난 1월부터 8월까지 법무부 검찰국장으로 활동하며 추 장관을 보좌해왔다. 

▲윤석열 검찰총장. 박태현 기자 

조 차장검사는 “저를 포함한 대다수의 검사는 총장님께서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불명예스럽게 쫓겨날 만큼 중대한 비위나 범죄를 저지르지 않았다고 확신한다”며 “정치적 중립을 지키기 위해 살아있는 권력이나 죽어있는 권력이나 차별 없이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처리해 공을 높이 세우신 것에 대해 모두 동의한다”고 전했다. 

윤 총장과 추 장관의 갈등이 법정 싸움으로 번진 것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조 차장검사는 “너무 많은 시간과 노력이 낭비되고 그 과정에서 검찰조직은 갈가리 찢기게 될 것”이라며 “총장의 임기가 보장되지 않고 검찰의 정치적 중립과 독립이 무너진다면 검찰개혁의 꿈은 무산된다. 오히려 검찰을 권력을 시녀로 만드는 우를 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며 “장관님이 그토록 열망하는 검찰 개혁의 꿈을 이루기 위해 이번 처분을 철회하는 결단을 내려주실 것을 간곡히 앙망한다”고 덧붙였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지난9월21일 오후 정부서울청사 합동브리핑실에서 열린 국정원·검찰·경찰개혁 전략회의 언론브리핑에서 회의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추 장관은 지난 24일 오후 직접 브리핑을 열고 윤 총장에 대한 징계 청구와 직무배제를 발표했다. 추 장관이 이날 밝힌 비위 윤 총장의 혐의는 ▲언론사 사주와의 부적절한 접촉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건 등 주요 사건 재판부에 대한 불법사찰 ▲채널A 사건 및 한명숙 전 국무총리 사건 관련 측근 비호를 위한 감찰 방해 및 수사 방해, 언론과의 감찰 관련 정보 거래 ▲검찰총장 대면 조사 과정에서 협조의무 위반 및 감찰방해 ▲정치적 중립에 관한 검찰총장으로서의 위엄과 신망 손상 등이다. 

윤 총장은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을 지키기 위해 그동안 한 점 부끄럼 없이 총장 소임을 다해왔다”며 즉각 반발했다. 그는 추 장관의 처분에 대한 집행정지를 신청한 데 이어 직무배제 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soyeon@kukinews.com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
이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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