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증가 추세가 심상치 않다. 우리나라 국민 모두가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듯이 필자도 좋아하는 여행이나 가족들과 즐거운 외식을 모두 자제하며 코로나19가 빨리 종식되기를 바라고 있다.
이런 힘든 시기에 반가운 뉴스를 하나 들었다.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 진단기법과 관련하여 우리나라가 국제표준을 선도하고 있다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발표였다. 체외진단의료기기 기업에 몸담고 있는 필자로서는 지난날의 피로가 보람과 희망으로 바뀌는 기분이었다.
대부분의 국가나 기업들은 제품의 개발, 생산 및 서비스 제공에 있어서 ISO라는 국제표준을 따르고 있다. ISO 국제표준은 전 세계 160여개 국가에서 서로 교류를 원활하게 하고 산업 효율성을 증진시키기 위해 표준으로 정하여 사용하는 것이다.
의료기기 개발 및 생산을 하려면 ISO13485라는 표준을 준수해야 하고, 인체에 접촉되는 부분이 있을 경우 추가로 ISO10993도 따라야 한다. 이처럼 각 산업별로 해당하는 국제표준이 존재한다. 그런데 최근 들어 많은 국가에서 자국의 기업이나 기관에서 수행하는 절차를 이러한 국제표준으로 제정하려고 큰 힘을 쓰고 있다. 아마도 우리나라에서도 이러한 노력을 하던 중 이번에 하나의 결실을 맺은 것으로 생각된다.
국제표준은 특허와 다르게 모두에게 공개되는 정보이다. 즉, 특허처럼 그 권한이 부여되는 것도 아니고, 누군가 제안한 내용이 국제 표준으로 제정된다고 해서 경제적인 보상이 주어지는 것도 아니다. 그러면, 왜 많은 국가들이 국제표준 선점을 위해 노력하는 것일까?
필자는 우리나라가 국제표준화를 위에 노력하고 있는 것에 대해 크게 두 가지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첫 번째는, 국제표준으로 제정된 자국 내 관련 산업 전반에 걸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이미 국제표준을 따르고 있는 기업의 경우 해당 국제표준을 허가 기준이나, 입찰 조건으로 하는 국가에 대한 수출이 용이해진다. 국제표준을 준수한다는 것은 단순히 돈을 지불하여 기계장비를 추가로 들여놓는 것과는 다르다. 예를 들어 의료기기 기업에서 ISO13485를 도입한다는 것은 직원들의 업무 방식부터 최종 제품 검증 절차까지 모든 업무체계를 시스템화해야 하는 것으로 표준 도입에 오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게 된다. 이런 면에서 이미 국제표준을 따르고 있는 기업에서는 국제표준 제정 이후 도입을 추진하는 해외 기업들보다 경쟁우위에서 사업을 확장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두 번째는, 국제표준화를 선도한 국가의 브랜드 가치가 향상될 것이다. 요즈음 K-로 시작되는 것들을 많이 볼 수 있다. 가수 싸이의 노래로 더 유명해진 K-팝, 국내 우수한 화장품에 대한 K-뷰티. 최근 우리나라의 KF 마스크에 대한 공적 마스크 제도 운영이나, 신속‧정확한 코로나19 진단이 가능한 진단키트 개발‧수출 등을 성공적으로 이뤄내며 K-방역 또한 큰 유명세를 타고 있다. 해외에서는 이제 K-로 시작하는 것들은 모두 대한민국의 우수한 것으로 생각하는 이들이 적지 않을 것이다. 이러한 개별 K-문화들이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여 대한민국 산업 발전에 이바지하게 될 것이다.
우리나라는 최근 K-방역 성과로 신규 수출시장을 창출하여 코로나19 진단키트 수출금액이 2조 5천억원에 달하는 등 가파른 성장을 이루고 있다. 이럴 때 나오는 예시 중 하나가 원조 받는 나라에서 원조 하는 나라로 가장 빠른 시간에 변화한 국가라는 것이다. 국제표준에 있어서도 이제 우리는 상황이 바뀌었다고 보인다. 그간 국제표준을 가져와 국내에서 사용하는 국가에서 이제 우리나라의 표준을 국제표준으로 제정 추진하는 국가가 된 것이다.
이번 코로나 19와 관련하여 18가지 K-방역 모델을 국제표준으로 제정되도록 추진하는 기사를 본 기억이 난다. 이번 체외진단의료기기 관련 국제표준 제정을 시작으로 드라이브‧워크 스루, 선별진료소 운영 등에 대한 표준도 국제표준으로 제정될 것을 국민의 한 사람으로 기대해 본다.
마지막으로 코로나19가 하루빨리 종식되어 우리나라 국민 모두가 다시 예전처럼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