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오준엽 기자 = 북한 외교관 출신인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에 이어 4시간 가량 이어진 송영길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위원장의 필리버스터(무제한토론) 발언이 강한 반발에 직면했다. 북한 통일전선부장 같다는 질타부터 지나치게 북한 입장에서 이해를 요구하는 그릇된 아량이라는 지적이다.
앞서 송 위원장은 14일 국회 본회의장 단상에 올라 “우리나라 보수세력이 빠지는 오류는 북한을 악마화, 살인마화 시키면서 동시에 그들이 대단히 합리적이고 이성적 행동을 할 것이라고 착각하는 것”이라며 “북한을 그렇게 비이성적인 나라라고 비판해 놓고 장사정포 쏘면 어떻게 되는가”라고 말했다.
이어 “전쟁이라는 것은 의도가 아닌 오해와 실수로 날 경우가 수없이 존재한다. 1912년 서라예보 황태자 암살한 사고가 1차 세계대전을 일으켜 발칸반도가 유럽의 화약고로 불리고 있다”며 “우리 한반도는 제2의 발칸반도가 될 것이냐의 갈림길에 항상 서 있다. 한 탈북자의 객기, 단체의 모금활동을 위한 이벤트사업에 국제적 분쟁이 비화하면 어떻게 되겠냐”고 꼬집었다.
이에 김예령 국민의힘 대변인은 송 위원장의 필리버스터 종료 직후 구두논평을 통해 “대한민국 국회 외통위원장의 필리버스터는 그저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북한의 입장을 이해하자’는 그릇된 아량으로 가득했다”고 총평했다.
이어 “북한 주민에게 북한의 실상을 알리려는 노력과 표현의 자유를 ‘한 탈북자의 객기’정도로 치부하는 국회 외통위원장의 인식이 개탄스럽다”면서 필리버스터의 주제인 ‘대북전단살포금지법’에 대한 세계 인권단체와 미국 하원에서의 깊은 우려를 들어 “(이들) 모두 ‘객기’를 부리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나아가 “김정은 위원장을 비난하는 전단을 보내면 장사정포를 쏠 수밖에 없다는 식의 발언은 귀를 의심케 한다. 도발 때마다 우리가 먼저 빌미를 제공했다는 북한의 주장을 그대로 답습한 것으로, 북한의 대남도발행위에 우리 스스로가 면죄부를 주는 꼴”이라고 했다.
앞서 송 위원장이 “최고 존엄을 암살하는 음모에 대한 코미디 영화 DVD 10만개를 풍선에 넣어 북에 뿌렸다 생각해보라. 북한이 장사정포를 쏘지 않겠는가”라고 반문한 것에 대한 반박이다.
송 위원장의 “자기(미국)들은 5000개 넘는 핵무기를 가지고 해마다 발전시키고 개발하면서 어떻게 북한에게 핵을 가지지 말라고 강요할 수 있겠느냐”는 발언에 대해서는 “미국은 핵무기를 가지고 있으면서 북한과 이란에 핵을 가지지 말라고 강요한다고 비판한다”며 “국익을 위해, 또한 국민을 위해 그 자리에 있는 것이 맞는지 스스로 되돌아봐야 할 것”이라고 비난했다.
한편 송 위원장은 앞서 10시간여 필리버스터를 진행한 태영호 의원을 향해 “대한민국 법 공부하는데 시간이 부족했던 것 같다. 외교전문가이긴 하지만 북한의 외교관을 한 것”이라며 태 의원의 시각과 의식을 문제 삼기도 했다. 덧붙여 대북전단살포금지법의 경우 국민의 생명과 신체에 대한 심각한 위험을 요건으로 하고 있다며 당위성을 거듭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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