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쿡 체험기] 5G 자율주행차 타보니...핸들이 혼자 움직이네

[쿡 체험기] 5G 자율주행차 타보니...핸들이 혼자 움직이네

차량 핸들이 자동으로 움직여...자율 발렛파킹까지 체험
신호등·주위사물 움직임 포착...주차장선 CCTV와 관제시스템 적용

기사승인 2020-12-18 05:30:02
▲ LG유플러스의 자율주행 시연 모습. 신호등 신호와 인근 지형지물을 파악하며 좌회전을 하고 있다. /영상=구현화 기자 

[쿠키뉴스] 구현화 기자 =  "지금 AI로 가고 있는 거예요?" "네 맞습니다."

17일 오후 1시반. 서울 상암 LG유플러스 사옥 앞에서 기자가 직접 5G 통신 기반 자율주행차(A1)에 탑승해 자율주행에 이어 세계 첫 자율주차를 경험해봤다. 자율주행은 처음이라 기대감이 컸다. 

코스를 보면, 먼저 사옥에서 자율주행 시범지역으로 지정돼 있는 YTN 뉴스퀘어 건물로 사람이 운전해서 이동한다. 그곳에서부터 운전자가 핸들에서 손을 뗀 상태로 DMC역 근처 상암1공영주차장까지 약 800m를 자율주행하고, 주차장에 진입해 자율주차를 하는 것까지 경험할 수 있었다.

이는 LG유플러스와 한양대 자동차전자제어연구실 에이스랩, 컨트롤웍스가 힘을 합쳐 개발한 것이다. 자율주행 레벨은 4단계로 매우 높은 수준이다. 

자율주행 기준의 경우 레벨3과 레벨4는 제어권 전환 요구 여부에 따라 차이가 있다. 국토교통부 자료에 따르면 자율주행 기술레벨 중 레벨3은 운전자가 운전석에 위치해 운전 이외의 다른 행위(핸드폰, 영상시청 등)가 가능하다. 하지만 제어권 전환 요구를 받은 경우 일정 시간 (10초) 이내에 운전을 개시해야 한다.

이와 관련 올해 7월1일자로 전방 차량에 대한 최소안전거리 유지, 운전자의 운전가능여부 확인 위한 모니터링 실시, 상황별 제어권 전환 요구, 긴급상황 대응 및 운전자의 대응이 없는 경우 위험최소화운행 등과 관련된 안전기준이 개정됐다.

자율주행 레벨4의 경우 모든 운전조작을 시스템이 책임지고 수행하므로 운전자가 불필요하며 제어권 전환 개념이 요구되지 않는다.

차량 탑승 후 뒷좌석에 앉은 기자가 가장 놀라웠던 점은 사람이 운전하다가 손을 떼었는데도 사람과 거의 구분이 안 될 정도로 자율주행이 편안했다는 점이다. 기자가 자율주행하고 있는지를 손을 뗀 운전자에게 물어서 확인해야 할 정도였다. 뒷자석에서 앞자리를 살펴보니 운전자가 손을 떼고 있는데도 핸들이 알아서 좌우로 자유자재로 돌아갔다. 신기해서 "와~" 감탄이 나왔다.

이어 자율주행 차량은 5개의 횡단보도와 3개의 교차로에서 자율주행차는 5G 기반 통신신호(5G-V2X)로 신호등을 구분하고, 주행을 지속할지와 제동할지 여부를 판단했다. V2X는 LG유플러스가 개발한 5G 기반의 차량무선통신으로 차량과 사물 사이 정보를 교환하는 기술이다.

"그동안에는 카메라를 통해 신호등을 구분해야 했는데, 이번에는 통신신호로 신호등을 잡게 되어 더욱 확실해졌죠." LG유플러스 측의 말이다. 

운전자와 보조석 가운데 배치된 개발자용 패드에서는 주행 중에 주변 지형지물을 감지하는 센서가 부지런히 주변 환경을 탐지하는 장면을 볼 수 있었다. GPS로 차량의 실시간 위치를 파악해 차량의 위치(측위)를 감지하고, 다이나믹 정밀지도를 통해 보이지 않는 위험상황을 파악하는 것은 기본이다.

여기에 차량에 장착된 라이다(Lidar)와 레이다(Radar) 센서 정보로 주변 물체의 거리나 움직이는 속도 등 상황을 인지해 움직이는 물체들을 초록색 3차원 그래픽으로 표시됐다. 이 같은 지도로 평균 6cm이하의 오차를 확인할 수 있다고 LG유플러스 측은 귀띔했다. 이 패드로 횡단보도 앞에서 신호등이 무슨 색깔인지도 살펴볼 수 있었고, 주변 차량 흐름도 확인할 수 있어 매우 안정적으로 운전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에 따라 자율주행 차량은 전후좌우 차량의 차선변경과 갑작스러운 끼어들기에 안정적으로 대응했다. 순간적으로 옆 차로에서 갑자기 끼어드는 상황이 발생했을 때 스스로 판단해 급브레이크도 밟았다. 끼어드는 상황이 종료된 이후에도 자연스럽게 주행해 나갔다.

뒷자석에는 오른편에 현재 위치를 알려주는 이용자용 패드, 왼편에 앱과 연동될 목적으로 목적지와의 거리와 요금 등을 보여주는 패드가 붙어 있었다. 이에 따라 뒷좌석에 앉아있는 이용자 입장에서도 불안감 없이 주변 상황을 파악할 수 있었다.

▲ LG유플러스 자율주행차가 스스로 주차하는 모습. 핸들을 건드리지 않았는데도 스스로 돌아가는 걸 볼 수 있다. /영상=구현화 기자 

주차장에 접어들자 A1은 협소한 공간에도 불구하고 한 번에 입구를 통과했다. 번호판 자동인식을 위해 다소 협소하게 만들어진 입구임에도 차단기 아래를 자연스럽게 지나갔다. 주차장 안의 지형지물은 따로 정밀지도가 구축되어 있지 않아 연구소에서 자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자율주행차의 주차 운전은 매우 깔끔했다. 보통의 사람이라면 주차 공간을 맞추기 위해 몇 번은 전진과 후진을 거쳐야 하지만, 이 차량은 단 한 번의 후진으로 주차가 마무리됐다. 뒤를 살펴보며 조심조심 주차할 필요가 없어 운전에 서투르거나 자신이 없는 사람이라면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였다. 

주차장에는 몇 군데를 테이프로 일부러 막아 둔 곳들이 보였다. 이에 대해 묻자 "현재 상암 인근이 자율주행 테스트베드로 지정돼 자율주행을 하고 있으며, 특히 자율주차 시스템을 만들고 있는 건 LG유플러스가 유일하기 때문에 LG유플러스에서 주로 지정해 쓰고 있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잠깐이었지만 자율주행과 자율주차 경험은 매우 신선하면서도 매우 일상적인 경험이었다. 기존의 운전자 경험과 비슷하게 편안한 느낌을 준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었다. 그리고 오히려 사람보다 더 주차 등이 깔끔해 평소 주차가 어려웠던 기자에게는 그 가능성이 더욱 높아 보였다. 

실제로 LG유플러스와 한양대 팀은 이 자율주행차를 앱과 연동해 원격 AI(인공지능)주차도 가능하게 할 계획이다. 앱에서 주차장의 빈 자리를 확인하고 이를 터치하면 승용차가 스스로 해당 장소로 이동, 주차를 완료하게 하고 이를 메시지로 띄우게 하는 방식이다. 같은 날 이 같은 시연을 온라인으로 공개한 바 있다. 이를 위해서는 주차장의 빈 공간을 찾아내는 LG유플러스의 주차장 CCTV 기술, 자동차와 상호작용하는 클라우드 관제 플랫폼 등의 기술이 들어간다. 

▲ 앱으로 구동하는 LG유플러스 자율주행·자율주차. /제공=LG유플러스 

LG유플러스는 5G 통신망을 이용해 자동차가 스스로 빈 자리에 주차하는 일종의 '자율 발렛파킹(대리주차)'를 선보인 것은 세계에서 첫 시도라고 설명했다. 

자율주차 기술을 연구하는 선우명호 한양대 교수는 "(자율주행 차량이) 1~2km 전방에서 사고 없이 주차하고, 이 주차한 상황을 모바일 앱을 가르쳐주는 것은 획기적인 기술"이라며 "코로나로 인한 비대면 시대에 자율 발렛파킹은 이러한 시장이 빠른 속도로 오고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선우명호 교수는 "이 기술이 상용화되려면 주차공간에 카메라가 모두 설치되어야 하고, 지정한 주차공간에 다른 차가 들어오는 것을 감지하는 등 다양한 시나리오 상황을 구축해야 하겠지만, 이런 내용들은 차후 풀어나가면 될 것"이라고 덧분였다.

LG유플러스와 한양대팀은 현재까지 137명의 실증 결과 93%의 소비자들이 발렛주차에 대한 만족감을 느낀 것으로 확인됐다고 강조했다. 특히 연세가 있거나 여성드라이버의 경우 발렛주차에 대한 만족도가 높았다고 설명했다. 일반시민은 1월 보름께 실제 자율주행·발렛파킹 체험을 해볼 수 있을 예정이다.

▲ LG유플러스 자율주행차의 모습. /제공=LG유플러스

kuh@kukinews.com
구현화 기자
kuh@kukinews.com
구현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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