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는 차기 시즌을 앞두고 많은 비판에 시달렸다. 지난 시즌이 끝난 뒤 돌입한 이적 시장에서 대어급 매물들을 모두 놓치면서 팀 전력을 제대로 구성하지 못했다. 또한 이적 시장에서 늦은 대응으로 그나마 남아있던 선수들까지 놓쳤다.
이적시장에서 허탕을 친 kt는 그나마 남은 선수들을 뒤늦게라도 영입했고, 아카데미 선수들을 대거 콜업하면서 이적 시장 행보를 마쳤다. 이전과 비교했을 때 전력이 크게 떨어지자 팬들의 기대감은 크게 떨어졌다. kt를 두고 많은 팬들은 차기 시즌 하위권으로 분류했다.
정규 시즌이 열리기 전에 열리는 '2020 리그오브레전드 LoL 케스파컵 울산'에서 kt는 조별 예선에서 탈락할 것이란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달랐다. 예상과는 달리 kt는 4전 전승으로 4강에 직행했다.
화끈한 경기력과 교전에서의 집중력은 예상을 뛰어 넘을 정도로 좋은 수준이었다. 특히 교전 때 마다 선수들의 호흡도 눈에 띄었다. 라인전 단계부터 빠르게 장악을 하면서 경기를 끝내는 모습은 단연 인상적이었다.
선수들 개인 기량도 좋은 평가를 받을만 했다.
가장 눈에 띄는 선수는 ‘유칼’ 손우현이었다. 데뷔 시즌에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에서 우승을 차지할 정도로 좋은 기량을 보인 그는 2019년과 2020년 기대에 미치지 못한 모습이었다. 팀의 중심을 잡아주는 데 어려움을 겪으면서 그가 있던 팀 역시 부진을 면치 못했다.
하지만 이번 케스파컵에서 손우현은 그간의 설움을 어느 정도 떨쳐냈다. 혼자서 라인전은 풀어가는 것은 물론 신예 정글러 ‘보니’ 이광수를 적극적으로 끌어주면서 경기를 풀어갔다. 팬들 사이에선 '기억을 찾은 유칼'이라면서 엄지를 치켜세웠다.
이적생 ‘도란’ 최현준도 더욱 성장한 모습이었다. DRX에서 kt로 새둥지를 튼 그는 이제 팀을 이끌어가는 역할을 잘 소화했다. 손우현과 함께 원투 펀치 노릇을 잘 수행했다.
특히 다른 탑라이너들을 상대로도 밀리지 않는 모습을 보여줬다. 다양한 챔피언 풀을 활용한 만큼 정규 시즌에서도 활약이 이어질 전망이다.
뒤늦게 합류한 ‘쭈스’ 장준수도 많은 사람들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이전까지 주로 챌린저스 리그나 해외에서 활동한 그는 이번 대회를 통해 자신의 이름을 알렸다. 특히 ‘알리스타’ ‘레오나’ 등 팀의 이니시에이팅 역할을 완벽히 소화했다. 미생이었던 그는 이번 대회를 통해 한 단계 더 나아갔다.
이밖에도 kt 2군의 멤버들도 성장 가능성을 확인했다. 특히 ‘노아’ 오현택과 ‘라벨’ 박근우로 이어진 바텀 조합은 타팀을 상대로도 괜찮은 모습을 보여줬다.
비록 4강에서 농심에게 완패를 당하면서 kt의 돌풍은 마감됐지만, 선수들의 개개인 활약은 눈부셨다. 완벽하진 않았어도 많은 이들에게 강한 인상을 심어주기엔 충분했다. kt가 정규 시즌에도 활약을 이어갈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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