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간판’ 따라 삼만리?…운명 걸린 ‘선택의 나침반’ 찾아라

‘대학 간판’ 따라 삼만리?…운명 걸린 ‘선택의 나침반’ 찾아라

전국대학, 학령인구감소로 위기…‘매의 환골탈태’ 필요
한라대, 5개 학부에 ‘듀얼트랙’ 도입…융복합 사고 지닌 인재양성
신설학과로 빅데이터사이언스학과·소방방재학과·항공서비스학과 도입

기사승인 2020-12-31 17:04:19
▲ 2021학년도 대학 수학능력시험 원서접수가 시작된 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남부교육지원청에서 수험생들이 원서 접수를 하고 있다. 이번 수능 원서접수는 3일부터 18일까지(토요일, 공휴일 제외)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다. 오는 수능은 12월 3일 실시된다. 박효상 기자

[쿠키뉴스] 박하림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라는 전례 없는 상황 속에서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치른 수험생들이 지난주 수능 성적표를 받았다. 

시험의 압박에서 벗어난 것도 잠시, 이젠 또 다른 부담을 느끼게 된다. 어느 대학을 가느냐가 문제다.

많은 사람들은 인생의 첫 관문으로 대학을 꼽는다. 물론 각자 인생의 기조와 신조, 소신을 바탕으로 대학진학을 선택하지 않는 학생들도 있겠지만, 통상적으로 우리나라 성인 대학 진학률은 OECD 국가 중 상위권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 성인(25~64세)의 고등교육 이수율은 50.0%로 OECD 평균보다 높았으며 청년층(25~34세)은 69.8%로 OECD 국가 중 최상위권(2위)을 차지했다.

그렇다면 수험생들에게 한 가지 묻고 싶다. 왜 대학을 가야 하는가? 

미국에서는 오바마(Barack Obama) 대통령 재임시절 대학진학을 권장하는 프로그램을 대대적으로 진행한 적이 있다. 미국을 비롯한 상당수 선진국에서는 대학을 통해 사회를 발전시키려 노력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아직까지도 대학의 서열화로 인해 ‘인서울(In Seoul)’만 강조하고 있는 경향이 짙다. 이제는 대학의 올바른 선택기준을 소위 ‘대학의 간판’이 아니라, 그 대학이 사회 변화를 위해 어떠한 노력을 하고 있는지에 초점을 맞춰야 하지 않을까. 

그렇다면 ‘대학이 정말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는 곳인가?’라는 질문을 던질 수 있다. 우리 사회는 너무나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대학이 빠른 변화를 쫓아가고 있는지 아니면 변화를 선도하고 있는지를 확인하면 될 것이다. 이는 단순한 대학의 위치나 통계적인 취업률보다 중요한 대목이다.

사실상 학령인구감소 등으로 우리나라 대학의 위기가 도래했다. 이제 노화된 부리를 갈고 무뎌진 발톱을 뽑는 ‘매의 환골탈태’를 결정하는 대학만이 앞으로의 운명을 바꿀 수 있다.

결국 각 대학의 차별화된 전략이 수험생들의 선택을 받게 된다. 학생들의 진로가 달려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시점에 학사구조개편을 실시하고 학과를 신설하는 모험적인 도전을 선택한 대학교가 있다.

▲대학입시설명회.(쿠키뉴스DB)


강원 원주시에 소재한 한라대학교는 내년 신입생부터 스마트모빌리티(자동차)공학부, ICT융합공학부, 글로벌비즈니스학부, 영상커뮤니케이션학부, 호텔관광경영학부에 ‘듀얼트랙’이라는 독특한 교육과정을 도입한다.
 
듀얼트랙이란 1학년에선 공통교과목을 학습하고 2학년부터 1개 또는 2개의 전공트랙을 선택해 초연결시대에 융복합 사고를 지닌 인재를 양성하는 혁신교육과정이다. 학생의 선택에 따라 1개의 전공트랙만 심화과정을 통해 이수해 졸업하는 것도 가능하다.

신설학과로는 빅데이터사이언스학과, 소방방재학과, 항공서비스학과를 도입하고 첫 신입생을 선발한다. 

대부분 인서울 대학에 개설된 빅데이터사이언스학과는 지방에선 아직 낯설다. 앞으로의 미래는 정부든 기업이든 누가 빅데이터를 잘 활용할 수 있는지가 경쟁에서 살아남는 필수적인 요소가 될 것이다. 무엇보다 코로나19를 비롯한 재난관리에 대한 중요성이 어느 때보다 강조되고 있는 시점에서 각종 재난안전 전문가를 양성하는 소방방재학과 도입은 탁월한 선택이라 볼 수 있겠다.

또한 3~4년 뒤 코로나로 인해 억제된 항공수요가 폭발하면 그때 바로 필요한 항공서비스 인력을 양성하기엔 다소 늦었다고 할 수 있다. 한라대는 이를 대비해 항공서비스학과를 선제적으로 도입했다. 

한라대 관계자는 “한라그룹이 설립한 원주 한라대학교가 대학 선택의 모범답안이 아닐 수도 있다. 전국에는 수험생을 위해 진정으로 노력하는 대학들이 많다”면서 “흙속에 진주가 아니라 많은 진주 속에서 정말 가치 있는 곳을 찾아내야한다. 코로나19로 험난한 마음고생을 하고 이제 선택의 기로에 있는 수험생에게 마음속의 격려와 응원이 필요하고 올바른 선택의 나침판을 제공해줄 시점”이라고 말했다.

▲강원 원주시에 소재한 한라대학교 전경.(쿠키뉴스DB)


hrp118@kukinews.com
박하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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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하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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