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초 윤종원 기업은행장이 국회 업무보고 현장에서 던진 포부다. 그로부터 1년 뒤 윤 행장은 약속을 지켰다. 독보적인 중기 대출 점유율이 근거다. 정직하게 성과 하나만으로 ‘낙하산’ 논란을 잠재운 그다.
뚝심의 1년…중기지원 점유율 선두 굳히기
윤 행장은 청와대 관료(경제수석) 출신이다. 화려한 이력은 도움이 되지 못했다. 시장경험이 없는 외부인사라는 이유로 ‘낙하산’ 꼬리표가 붙었다. 임명된 지 한 달여 만에 취임식을 연 것도 노조와의 화해를 끌어내지 못해서였다.
그가 가까스로 지휘봉을 잡았을 땐 코로나 사태가 터진 뒤였다. 뒤숭숭한 분위기를 가라앉힐 겨를도 없이 윤 행장은 곧장 현장부터 챙겼다. 비상대책반을 꾸리고 전국 영업점엔 상담창구를 꾸렸다. 특별자금 2000억 원을 기업 대출에 전액 지원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매출 손상을 입은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도 챙겼다. 기업은행은 연 1.5% 초저금리 특별대출을 시행했고 지원규모도 1조2000억원에서 7조8000억원으로 6배 이상 늘렸다.
코로나 피해기업 지원 외에도 돌볼 기업들은 많았다. 기업은행은 지난해 8월 1900억 원 규모 소재·부품·장비(소부장)지원 사모펀드를 조성했다. 일본 수출 규제로 위축된 국내 소부장 산업을 살리기 위해서다. 이밖에 10조원 규모 중소기업 경영 정상화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부담을 줄이기 위해 최대 6개월간 대출 이자 상환도 유예해줬다.
이러한 노력은 곧 실적으로 증명됐다. 기업은행은 지난해 3분기 중기 대출 부문에서 역대 최고 수준의 시장점유율(23%)을 달성했다. 전체 중기대출(원화대출) 잔액은 지난해 9월 기준 181조6000억원이다.
창업기업 적극 육성…미얀마 법인설립 등 해외 네트워크 확장
취임 일성으로 창업기업과 중기 지원을 강조해온 윤 행장은 지난 1년간 ‘IBK창공’을 통해 창업기업 육성에도 이바지했다. IBK창공은 창업기업에게 투‧융자, 컨설팅, 사무 공간 등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기업은행은 지난해 10월 말까지 누적 금융 서비스 1630억원, 멘토링·컨설팅, IR 등 비금융 서비스 3087회라는 대기록을 남겼다.
윤 행장은 또 지난달 큰 성과를 냈다. 바로 미얀마 정부로부터 법인 설립 최종인가를 받았다. 취임 후 첫 해외진출이다. 기업은행은 이로써 12개국에 3개 현지법인과 59개 현지점포를 보유하게 됐다.
이달 출범 예정인 ‘IBK미얀마은행’은 기업·개인·외환 등 현지은행이 처리하는 대부분의 업무를 취급할 수 있다. 미얀마에 진출한 국내 기업은 물론 현지 기업도 거래할 수 있다.
한편 윤 행장은 조만간 비대면 신년 간담회를 연다. 지난 1년 간 행보에 대한 소회를 밝히고 새해 청사진도 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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