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는 28일 공수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에 대한 헌법소원 사건의 선고 재판을 연다. 공수처법에 대해 헌법소원심판이 청구된 지 약 1년 만에 내려지는 결론이다.
앞서 지난해 2월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과 이 당 소속 유상범 의원은 “공수처는 헌법상 통제와 견제를 본령으로 삼는 권력분립원칙과 삼권분립원칙에 반하고, 국민의 기본권과 검사의 수사권을 침해한다”며 공수처법 전체 조항이 위헌이라는 취지로 헌법소원을 냈다.
아울러 공수처 구성에 대통령과 국회의장, 교섭단체가 추천한 사람의 영향력이 강력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공수처 구성의 중립성을 해하는 위헌적 규정이라고도 주장했다.
다만 지난해 12월 야당 측이 공수처장 후보추천위원회의 후보 추천 의결정족수를 ‘7명 중 6명’에서 ‘7명 중 5명’으로 변경한 공수처법 개정에 대해 청구한 헌법소원 사건은 올해 초 심리에 들어가 당일 결과가 나올 수 있을지 미지수다.
헌재는 이 사건을 전원재판부에 회부해 심리해왔다. 또 통상적인 절차에 따라 청구인과 법무부, 공수처 출범을 관장한 국무조정실 등으로부터 의견서를 제출받았다.
헌재 판결은 △헌법소원 청구가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고 판단해 각하 하거나 △헌법에 위반된다고 보지 않는 경우 △공수처법 일부분에 위헌성이 있거나 공수처 설치와 운영 등이 헌법에 위반된다고 보는 경우 3가지로 나뉜다.
법조계에서는 합헌 가능성을 높게 본다. 공수처가 입법, 사법, 행정 3권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독립기관인 것은 맞지만 그렇다고 해서 위헌이라고 볼 수는 없다는 이유에서다. 독립기관으로서 운영되고 있는 국가인권위원회라는 선례가 있기도 하다.헌법에서는 영장은 검사의 신청에 따라 법관이 발부한 영장을 제시해야 하는데, 해당 조문은 ‘검사’만 지칭하고 있어 공수처 검사도 포함되는지 여부를 두고 논란이 됐다. 이에 대해 헌법재판관 연구원 출신인 김진욱 공수처장은 “헌법에 검사라고 쓰여 있으나 군검찰관이나 특검도 영장 청구권이 있다”며 “다수 논문은 공수처법 취지에 비춰 영장 청구권이 있다고 해석해야 한다는 견해”라고 설명했다.
법무법인 강남의 이필우 변호사는 “위헌 가능성은 전혀 없다”면서 “소위 말하는 삼권분립에 정확히 속하지 않는 헌법상 기관들은 공수처 말고도 여러 곳이 이미 존재한다. 공수처가 삼권분립상 애매한 기관이라는 이유로 삼권분립 정신에 반한다는 결론을 내리기는 어렵다. 또 공수처가 삼권분립을 위해 할 만한 요소도 불분명하다”고 봤다.
반면 위헌 결정이 나올 것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문재인 정부 1기 검찰개혁위원을 지냈던 김종민 변호사는 지난 25일 자신의 SNS에 “200% 위헌적 수사기구인 공수처가 위헌 결정으로 폐지될 가능성이 99.9%라고 생각하지만 완전히 한쪽으로 기울어진 헌법재판소라서 엉뚱한 결론을 낼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하기는 어렵다”면서 “헌법상 검사의 영장청구권을 규정을 아무런 근거 없이 공수처 검사의 권한으로 만들어 버렸고, 제2의 검찰로서 수사권과 기소권을 가진 기구임에도 입법·사법·행정 어디에도 속하지 않도록 했다. 또 헌법상 입법권과 국정조사 및 국정감사, 예산심의권 밖에 없는 국회에 공수처장 임명 권한까지 부여한 것은 누가 봐도 위헌”이라고 조목조목 비판했다.
예상을 뒤엎고 위헌 결정이 내려지게 되면 지난 21일 공식 출범한 공수처는 존립이 위태로워진다. 당장 진행 중인 차장 인선과 공수처 검사 및 수사관들에 대한 공개 채용에 제동이 걸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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