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유수인 기자 = KBS 직원으로 추정되는 네티즌이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억대 연봉을 받고 있다"는 글을 올려 논란이 되고 있다. 이에 야권 의원들은 KBS의 수신료 인상을 반대하며 "방만한 경영부터 바로 잡아야 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국민의힘 김웅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통령 생일에 'song to the moon(달님께 바치는 노래)'을 방송하는 방송국치고는 지나치게 높은 고액 연봉"이라며 "KBS는 스스로 46%가 억대 연봉이라고 주장하는데, 그 근거는 보여주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나경원 예비후보도 페이스북에 KBS 수신료 인상을 반대한다고 적었다.
나 후보는 "KBS 수신료 인상 논쟁은 해묵은 이슈다. 정부와 여당은 인상하자는 쪽, 야당은 인상하지 말자는 쪽 주장을 해왔다. 하지만 수신료 인상 여부를 결정하기에 앞서 더 중요한 과제가 있다. 바로 KBS의 방만한 경영실태를 바로잡는 것"이라며 "경영의 효율성과 투명성이 담보되지 않는다면, KBS 수신료 인상은 지지를 얻기도 어렵고 정당하지도 않다"라고 꼬집었다.
그는 "그런 와중에 KBS 직원의 절반 가까이 1억원 이상의 연봉을 받는다고 한다. 솔직히 국민은 이 사실에 대해 어떤 생각들을 할까. 그리고 최근에는 TV를 보는 사람도 많이 줄었고, 아예 TV가 집에 없는 분들도 상당히 많다"면서 "그런데 세금이나 다름없는 KBS 수신료를 1.5배 이상 올리자니, 국민들은 공감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게다가 내부 직원이 '억대 연봉 부러우면 입사하라'는 글까지 올렸다니.. 국민에게 너무나 큰 상처를 줬다. 지금 코로나19로 폐업하다시피 한 자영업자, 일자리마저 잃은 실업자들이 KBS 억대 연봉과 수신료 인상을 들으면 얼마나 큰 박탈감과 좌절감을 느끼겠나"라며 "적어도 지금 이 시점에 수신료를 인상하겠다는 것은 우리 국민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라고 질타했다.
앞서 논란이 된 글은 직장인 온라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우리 회사 가지고 불만들이 많네'라는 제목으로 지난 31일 게시됐다. 작성자는 "너희가 아무리 뭐라 해도 우리 회사 정년 보장되고, 수신료는 전기요금에 포함돼서 꼬박꼬박 내야 한다. 평균 연봉 1억이고 성과급 같은 거 없어서 직원 절반은 매년 1억 이상 받고 있다"며 "제발 밖에서 우리 직원들 욕하지 말고, 능력 되고 기회 되면 우리 사우님 돼라"고 적었다.
이에 네티즌들은 "KBS 직원들 억대 연봉 주라고 수신료 내는 거 아니다. 수신료 인상은 없던 일", "사기업이면 모를까, 국민 세금으로 운영하는 KBS 직원 절반이 억대 연봉?", "수신료를 걷어가는 데도 광고를 내보내는 이유는 KBS 직원의 억대 연봉을 위해서인가", "국민들은 죽어나가는데 자기들은 억대 연봉", "KBS가 억대 연봉 올리려고 수신료 인상하려는 거였네. 수신료 인상하면 2억원 연봉되나"라며 비난을 쏟아냈다.
논란이 거세지자 KBS 측은 공식입장을 내고 "KBS 구성원의 상식이라고는 도저히 생각할 수 없는 내용의 글이 게시됐다"면서 "읽는 분들에게 불쾌감을 드린 점에 대해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대단히 유감스럽고 송구하다"고 사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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