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성명에서 미얀마 쿠데타에 대해 "민주주의 전환과 법치에 대한 직접적인 공격"이라며 "무력이 국민의 뜻 위에 군림하거나 신뢰할 만한 선거 결과를 없애려고 해선 안 된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군부의 권력 포기 △구금자 석방 △통신 제한 해제 △시민을 향산 폭력 억제를 압박하도록 국제사회가 한목소리로 협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미국은 민주주의 진전을 기초로 수십 년간 미얀마 제재를 해제했다"며 "이 진전을 뒤집는 것은 우리의 제재 법률과 권한에 대한 즉각적 재검토를 필요하게 만들 것이고 적절한 조처가 뒤따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영국도 미얀마 대사를 초치하는 등 외교적 압박 수위를 높였다.
외무부는 이날 성명에서 "미얀마 대사를 불러들여 나이절 애덤스 외무부 아시아 담당 부장관이 만났다"면서 "애덤스 부장관은 미얀마 국민들의 민주주의를 향한 바람이 존중돼야 하고 국회가 평화롭게 다시 열려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보리스 존슨 총리도 트위터에 글을 올려 "아웅산 수치를 포함한 민간인을 불법적으로 투옥한 쿠데타를 규탄한다"며 "국민 투표 결과를 존중하고 민간 지도자를 석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는 2일(현지시간) 오전 긴급회의를 소집해 미얀마 쿠데타 사태에 관해 논의하기로 했다.
바버라 우드워드 주유엔 영국대사는 로이터통신에 "우리는 평화와 안보에 대한 장기적인 위협에 대처하려고 한다"며 "물론 미얀마의 아시아 이웃국들과 긴밀히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엔은 이번 쿠데타가 이슬람계 소수민족인 로힝야족에 대한 인권 문제를 더욱 악화시킬 가능성도 우려했다.
스테판 두자릭 유엔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미얀마) 라카인주에는 수용소에 사실상 감금된 12만명을 포함해 모두 60만명의 로힝야족이 남아있다. 그들은 자유롭게 이동할 수 없고 기본적인 의료·교육서비스도 극히 제한적으로만 접근할 수 있다"며 "이번 사태가 그들의 상황을 악화시킬까 봐 두렵다"고 했다. 그는 수치 등에 대한 군부의 구금 조치를 비판하며 석방을 촉구했다.
다만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중국은 미얀마와 좋은 이웃으로서 미얀마 각 측이 헌법과 법률의 틀에서 갈등을 적절히 처리하며 정치사회 안정을 수호해야 한다"고 짤막하게 말했다. 미얀마의 최대 무역 파트너인 중국의 입장은 서구의 각국이 미얀마 군부 쿠데타를 비판하는 것과 온도차가 있다.
미얀마 군은 이날 선거 부정을 주장하며 쿠데타를 단행, 아웅산 수치 국가 고문과 윈 민 대통령 등을 구금하고 1년간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미안먀군은 권력이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에게 이양됐다고도 전했다.
미얀마 민주화 상징인 수치 고민이 이끄는 민주주의 민족동맹(NLD)이 지난 2015년 총선 승리로 반세기 군부 독재를 끝낸 뒤 작년 총선에 또 압승하며 '문민정부 2기' 시대를 연 바 있다.
하지만 군부와 연계된 제1야당인 연방단결발전당(USDP)이 유권자 명부가 실제와 860만명가량 차이가 있다고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며 정치적 위기감이 고조돼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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