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주식] 1월, 펜트하우스 찍은 국내증시

[월간주식] 1월, 펜트하우스 찍은 국내증시

삼천피~빚투21조~연기금9조 순매도까지

기사승인 2021-02-06 06:30:08
사진= 박태현 기자

[쿠키뉴스] 지영의 기자 = 지난달 국내증시는 ‘사상 초유의 한 달’로 요약될 수 있겠다. 그만큼 국내 주식시장에 전례 없는 기록들이 생겨났다. 개인투자자들의 거센 매수세 속에 코스피가 3000을 넘어섰고 코스닥도 힘겨울 것만 같던 1000 고지를 다시 밟았다. 주식시장을 장식한 주요 수치로 지난 한달 국내증시를 돌아봤다.

# 삼천피(코스피 3000)…꿈의 고지 점령

오랜 시간 박스권에 머물러 ‘박스피(박스권+코스피)’라는 오명을 얻기도 했던 코스피는 지난달 그동안의 부진함을 설욕이라도 하듯 무섭게 치솟았다. 새해 첫 장이 열리고 상승세를 이어가던 코스피는 지난달 7일 종가 기준(3021.68)으로 3000선을 넘어섰다. 지난 2007년 7월25일 종가 기준(2004.22) 처음으로 2000선을 넘어선 이래 약 13년5개월 만의 일이다. 코스피 지수가 처음으로 발표된 지난 1980년 1월4일 이후로 보면 41년 만의 성과다. 연초부터 이어진 개인 투자자들의 매수세에 코스피는 지난달 3200선까지 진입했다.

# 천스닥(코스닥 1000), 20년만의 성과

지난달 26일 장중 코스닥지수가 20여년 만에 1000 고지를 다시 밟았다. 장중 1007.52까지 오르며 코스피 상승세를 바짝 추격했다. 코스닥이 1000대를 기록한 마지막 시기는 지난 2000년 9월14일(1020.70)이다. 벤처 육성 정책을 타고 같은 해 3월 2830으로 지금의 코스피와 비슷한 수준을 기록했다. 다만 이후 IT버블이 꺼지면서 코스닥도 함께 폭락했다. 500선에서 1000으로 올라서기까지 20여년이 걸렸다.

다만 지난달 말 이후 증시 상승세가 주춤하면서 코스닥은 현재 960선으로 다시 내려온 상태다. 1000선 안착을 위해서는 코스닥 내 우량주들이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어올 수 있어야 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내 개인투자자들의 매수세가 코스피 우량주에 몰리는 경향이 있어 코스닥 소외 문제 해결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코스피 상장 대형주는 지난달 12%대 상승폭을 기록했으나 코스닥 상장 대형주는 0.2% 상승에 그쳤다.

# 개인 투자자 26조 순매수...개미는 삼성전자가 좋더라

지난달 개인 투자자는 국내증시에서 26조에 달하는 순매수를 기록했다. 코스피 3000, 코스닥 1000 돌파의 성과가 개인 투자자들이 이끌어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배경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 투자자는 지난달 25조8549억원을 순매수했다. 시장별 순매수 규모가 코스피 22조3338억원, 코스닥 3조5165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국내증시에서 개인 투자자들이 순매수한 금액인 63조8000억원의 40%를 새해 첫달 만에 달성한 셈이다. 증시 개장 20일 중 15거래일이 매수우위를 기록했고, 이중 11거래일 이상 1조원 이상의 순매수세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외국인은 약 6조원, 기관은 19조원대 순매도를 기록했다.

개인투자자들의 폭발적인 매수세는 주로 대형주에 집중됐다. 특히 삼성전자를 필두로 한 반도체 집중 매수에 나섰다. 삼성전자 주식은 지난 한달 동안 10조원 넘게 사들인 것으로 파악됐다. 현대차, 기아차 등 자동차 업종 위주로 쏠림세를 보였다.

# 빚투 21조…영혼까지 끌어올려 매수한 개미

개인들의 매수세가 거셌던 만큼, 주식 대출도 가파르게 증가했다. 지난달 29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21조138억원으로 집계됐다. 신용융자 잔고는 개인 투자자들이 투자를 위해 증권사에서 빌린 대출액을 말한다. 증권사들이 한도 관리를 위해 잇따라 융자 초과 종목 관리에 나서면서 대출을 줄였음에도 역대 최대치를 넘긴 셈이다.

# 연기금 9조 순매도

개인투자자들이 광폭 매수행보를 보인 가운데, 핵심 기관 투자자인 연기금은 반대 행보를 보였다. 연기금은 지난달 코스피시장에서 8조646억원을 순매도했다. 지난 1999년 이래 최대 순매도 금액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외국인의 코스피 순매도 8조5448억원에 맞먹는 규모다. 연기금은 코스닥시장에서도 3412억원을 내다 팔았다.

지난해 폭락장에서 구원투수 역할을 하기도 했던 연기금의 매도세는 투자자들에게 충격으로 다가왔다. 지난달 개인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아니었다면 시장 충격이 상당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연기금은 중장기 자산배분 계획에 따라서 매매에 나선다. 지난달 주식시장 상승 속도가 가팔랐던 만큼 연기금의 매도세도 높을 수 밖에 없었던 셈이다.

ysyu1015@kukinews.com
지영의 기자
ysyu1015@kukinews.com
지영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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