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강한결 기자 = "서포터 '베릴' 조건희는 그냥 '리그오브레전드(LoL)'을 잘하는 선수다. 워낙 게임 이해도가 높아 다른 포지션을 가도 뛰어났을 것."
지난해 LoL 월드챔피언십이 끝난 후 한 'LoL챔피언스 코리아(LCK)' 관계자에게 들었던 말이다. 기자는 이 관계자에게 이 말에 강력히 동의한다고 말했다.
2020 LCK 스프링 스플릿 1라운드가 모두 종료된 시점에서 담원 기아는 유일하게 7승을 기록한 팀이다. 초반 프레딧 브리온에서 일격을 당하며 의문을 자아냈지만, 이후 뛰어난 경기력을 보여줬다. 탑, 미드, 정글, 바텀, 서포터까지 전 라인 캐리가 유일하게 가능한 팀이라는 평가를 받는 담원이다.
담원은 7일 온라인으로 열린 ‘2020 리그 오브 레전드(LoL)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LCK)’ 스프링 스플릿 DRX와의 경기에서 2대 0으로 승리했다. 이날 조건희는 1세트 '렐', 2세트 '그라가스'를 선택했다.
1세트 조건희는 렐의 강점을 살려 수차례 날카로운 이니시에이팅을 선보였다. 렐은 '철마술: 붕괴(W)'를 사용해서 상대 딜러에게 군중제어기(CC)를 걸었고, 이에 맞춰 나머지 선수들이 데미지를 넣었다. DRX가 역으로 싸움을 시작할 때는 앞라인에서 데미지를 맞아주며 딜러들이 데미지를 넣을 구도를 만들었다.
2세트에도 조건희의 활약은 빛났다. 초반 DRX의 바텀듀오가 '고스트' 장용준의 '칼리스타'를 끊어내며 유리한 흐름을 만들었다. 이에 조건희도 침착한 스킬사용으로 '카이사'를 잡아내며 반격했다. 이어진 교전에서도 상대 주요 딜러에게 '몸통박치기(E)'를 사용해 CC를 넣었다.
백미는 드래곤의 영혼을 두고 벌어진 대규모 교전(한타) 과정에서 점멸 '몸통박치기' 콤보를 넣은 후 '술통폭발(R)'을 사용해 '카이사', '올라프', '오른'을 띄웠다. 이 과정에서 카이사가 바로 전사했고, 올라프도 빈사상태가 되면서 DRX는 드래곤을 포기할 수 밖에 없었다. DRX는 시야가 없는 사각에서 깜짝 등장한 그라가스에 전혀 대처하지 못했다.
'클템' 이현우 해설위원은 "서포터 그라가스가 아니라 탑 그라가스를 보는 것 같다"며 "한타가 끝나서 DRX는 그냥 도망갈 수 밖에 없다"고 감탄했다.
1라운드 기간동안 조건희는 '알리스타', '갈리오', 렐, '세라핀', '노틸러스', '마오카이', 쓰레쉬', '그라가스' 등 총 8개의 챔피언을 사용했다. 주로 탱킹와 이니시에이팅에 특화된 챔피언들을 사용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김동준 해설위원도 "조건희는 이니시에이팅을 담당해야하는 근접 챔피언에 높은 숙련도를 보인다"고 칭찬했다.
자신에 대한 칭찬에 조건희는 겸손한 태도를 보였다. 조건희는 "베릴은 LoL을 잘하는 선수라고 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감사하다"면서도 "다만 저는 그냥 서포터를 잘 하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본인은 아니라고 하지만, 수많은 선수와 LCK 관계자들은 조건희를 '롤잘알(롤을 잘아는 선수)'라고 평가한다. 타칭 '롤잘알' 조건희의 올해 목표는 무엇일까. 그는 "일단 챔피언 폭을 넓히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본다. 지금 핫한 '세라핀'도 마찬가지고, 여러가지 챔피언을 연구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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