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환자 200만명 시대…암은 왜 유전될까?

암환자 200만명 시대…암은 왜 유전될까?

2021쿠키건강플러스 12회

기사승인 2021-02-11 04:32:01
암은 왜 유전이 되는 것일까?


김민희 아나운서 / 건강에 꼭 필요한 이슈들을 속속들이 알아보는 시간, 
메디인 시작하겠습니다. 오늘도 스튜디오에 쿠키뉴스 유수인 기자 나와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유수인 기자 / 안녕하세요. 쿠키뉴스 유수인 기자입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네.  오늘은 어떤 내용 준비해오셨나요? 

유수인 기자 / 국내 암환자수가 200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우리나라 국민이 평균 83세인 
기대수명까지 생존할 경우 암에 걸릴 확률은 거의 40%에 달하는데요, 특히 암은 대물림될 수 있는 질환 중 하나이기 때문에 가족 중 암환자가 있는 사람들은 유전될 것을 걱정할 수밖에 없습니다. 오늘은 암은 왜 유전되는 것인지, 또 이렇게 유전되는 암을 미리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지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지난 2013년, 영화배우 안젤리나 졸리가 유전성 암에 대한 예방적 수술로 유방과 난소 절제술을 받을 때만 해도 ‘그렇게까지 해야 하나’하며 의구심을 품는 사람이 많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하지만 많은 암이 유전자의 이상으로 발생하는 병이라는 것이 알려지면서 암 치료 못지 않게, 유전성 암을 예방하는 방법들에 대해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데요, 오늘 유수인 기자와 함께 관련된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암과 관련된 최근 통계부터 살펴볼게요. 우리나라의 암 발병률이 현재 어느 정도나 
되나요? 



유수인 기자 / ‘2018년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2018년 기준 암 유병자는 국민 25명 중 1명 꼴인 200만5520명으로 집계됐습니다. 187만명이었던 2017년 보다 14만 명 정도 늘어났고요. 
성별로는 남성보다 여성이 40만명 가량 많았는데요. 남성은 88만 1057명, 여성은 112만 4463명이었습니다. 특히 65세 이상에서는 암 유병자가 90만 6204명으로 연령대 전체 인구의 12.3%에 달했습니다. 노인 100명 중 12명 정도가 암을 앓고 있거나 앓았던 셈인 것이죠.

김민희 아나운서 / 그렇군요. 암 발생률의 추세를 고려할 때 인구 고령화가 최근 암 발생자 수 증가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보입니다. 2015년 이후 신규 암 발생자는 매년 증가하는 추세이긴 하지만 암유병자 가운데 절반 이상은 5년 넘게 생존하는 것으로 나타났죠? 

유수인 기자 / 그렇습니다. 암 환자 5년 상대생존율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데요, 
2014∼2018년 진단받은 암 환자의 5년 상대 생존율은 70.3%로 나타났습니다. 지난 2001∼2005년 사이에는 54.1%였는데, 이보다 16.2%포인트 상승한 것입니다. 참고로 5년 상대생존율은 일반인과 비교해 암환자가 5년간 생존할 확률을 의미합니다. .
성별로 살펴보면 5년 상대생존율은 여성이 77.1%로, 남성 63.8%보다 높았는데요, 이는 여성에게 생존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갑상선암과 유방암이 더 많이 발생하는 데 따른 것으로 추정됩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그렇다면 암 종류 별로는 무슨 암이 가장 많이 발병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나요? 

유수인 기자 / 2018년 남녀 전체에서 가장 많이 발생한 암은 위암이었고요. 또 갑상선암, 폐암, 대장암, 유방암, 간암, 전립선암 순으로 많이 발생했습니다. 2017년과 비교했을 때 갑상선암이 7.3%, 폐암이 4.5% 증가했고, 위암은 760명, 대장암은 580명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남성에게 가장 많이 발병한 암은 위암, 폐암, 대장암, 전립선암, 간암, 갑상선암 순이었고 여성의 경우 유방암, 갑상선암, 대장암, 위암, 폐암, 간암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장기적 추세를 보면 위암, 대장암, 간암, 자궁경부암은 최근 10여 년간 감소세를 보인 반면 유방암, 전립선암, 췌장암은 증가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네. 대장암의 경우 1990년 후반부터 지속적으로 증가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최근 검진사업을 통해 용종을 많이 제거했기 때문에 암으로 진행하는 환자 수가 줄어든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엔 암 종류별 5년 생존율에 대해서도 살펴볼까요? 

유수인 기자 / 암종류별로 보면 갑상선암의 5년 상대생존율이 100.0%였고, 전립선암도 94.4%, 유방암은 93.3%였습니다. 반면 간암(37.0%), 폐암(32.4%), 담낭이나 기타담도암(28.8%), 췌장암(12.6%) 등은 상대적으로 낮은 생존율을 보였습니다. 
2001∼2005년에 비해 생존율이 10%p 이상 높아진 암종은 위암(19.0%p), 간암(16.5%p), 폐암(15.8%p), 전립선암(13.4%p) 등이었습니다. 
외국과 비교해도 5년 생존율은 높은 수준인데요. 국가암검진사업 대상 암종인 위암, 대장암, 간암, 유방암, 자궁경부암, 폐암을 중심으로 비교해 보면 5년 순생존율은 미국과 영국 등에 비해 대체로 높았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암 검진과 예방접종, 치료기술 발달 등으로 5년 넘게 생존하는 암 유병자는 늘어나고 있지만, 여전히 사망원인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만큼 암에 대한 적극적인 예방 관리가 필요하지 않나 싶어요. 특히 암 발생에서 유전적인 요인을 빼놓을 수 없는 만큼 암 유전과 관련해서 좀 더 자세히 알아보려고 하는데요, 유수인 기자, 암이 유전되는 이유가 무엇인지부터 알려주세요. 

유수인 기자 / 암 유전 원인은 크게 두 가지가 있는데요. 하나는 특정한 유전자의 돌연변이로 인한 것이고 또 하나는 가족력에 따른 것입니다. 
먼저 유전자의 돌연변이로 인해 생기는 유전성 암에 대해 설명드리겠습니다. 우리 몸의 세포들은 평생 분열을 하고, 이 과정에서 결함이 생겨 비정상적으로 증식 분화해 생존하고 전이되면 암세포가 됩니다. 만약 종양의 성장이나 억제를 조절하는 유전자에 생식세포 돌연변이가 있으면 유전성암으로 발전하는데요. 이 유전성암은 DNA를 통해 대물림되기 때문에 유전자를 공유하는 가족 구성원들 사이에서 비슷한 암이 진단되는 패턴을 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모든 암이 유전성암에 해당되는 건가요?

유수인 기자 / 그렇진 않습니다. 유전성암이라는 것은 부모로부터 물려받는 세포에 부모와 동일한 비정상적인 유전자변이가 복제된 것을 전제로 합니다. 원래 암세포 안에서는 변이가 많이 일어나기 때문에 유전자변이가 있다고 해서 유전성암이 되는 것은 아니고요. 또 모든 암이 유전성암은 아니기 때문에 가족 중 암환자가 있다고 해서 발병 위험이 높아지는 것도 아닙니다. 부모로부터 정상적인 유전자가 유전되더라도 환경적 요인, 흡연 또는 방사선 등에 의한 체세포 돌연변이 등으로 인해 암이 생길 수 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그러면 유전성암과 연관된 유전자에 병원성 변이가 있으면 암 발생 
확률이 더 높아지나요?

유수인 기자 / 네. 예를 들어 BRCA1 유전자의 돌연변이가 있으면 유방암에 걸릴 확률은 70~80%, 난소암은 30~50%에 달합니다. BRCA2의 돌연변이가 있으면 전립선암이 발생할 확률이 14% 정도 되고, 이외의 다른 림프종, 위암, 췌장암 등의 발생률 증가와도 연관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유전자 변이는 자녀에게 50%의 확률로 유전됩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네. 이번엔 가족력에 따른 암 유전에 대해 알아볼게요. 이건 유전자 변이의 대물림이 없더라도 발병할 수 있는 거죠? 

유수인 기자 / 네. 암 가족력, 가족성암이라는 건 유전성암의 개념보다 훨씬 포괄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특정 유전자변이의 대물림이 없더라도 생활환경이 유사한 가족 내에서 동일한 위험요인에 노출되면 ‘가족성암’이 발생할 수 있는 거죠. 
예를 들어 감염에 의한 암이 있을 수 있는데, 대표적으로 간암이 그렇습니다. 출산 과정에서 B형간염 산모로부터 신생아가 바이러스에 노출돼 감염되면 그것이 원인이 돼 나중에 암으로 발전할 수 있습니다. 가족은 특정 질병을 유발하는 환경을 공유하기 때문에 같은 암을 진단 받을 수 있는 것이죠. 

김민희 아나운서 / 암 유전의 두 가지 원인을 말씀해주셨는데, 어느 쪽이 더 암이 발병할 확률이 높은 건가요? 

유수인 기자 / 유전성암이 차지하는 암의 요인은 전체 암 발생의 5%정도로, 대부분 식습관이나 생활 등 환경적인 요인에서 암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국제암연구소(IARC)가 2003년 발표한 보고서를 보면, 암 발생에 있어 흡연이 원인인 경우는 15~30%, 만성감염 10~25%, 음식 30% 등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그렇군요. 이번엔 유전되는 암을 미리 예방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얘기 나눠볼게요. 먼저 내가 가족성·유전성 암 고위험군이라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유수인 기자 / 우선 의사에게 암 가족력을 얘기하고 유전자검사 결과에 따라 일반 암 검진보다 정밀한 검진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또 예방적 시술을 받거나, 약물을 복용하거나, 생활습관 교정 상담을 받는 것이 필요합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네. 여러 가지 방법들이 있는데요 하나씩 자세히 짚어볼게요. 먼저 유전자 검사에 대해 궁금한데요, 보통 어떤 경우 유전자 검사가 필요한가요 

유수인 기자 / 50세 미만에 암 진단을 받았거나 두 가지 이상의 암, 유방·신장의 양쪽에 암이 발생한 경우, 가족 내에서 세 명 이상 암환자가 발생한 경우, 가까운 친족에게서 비슷한 암이 많이 발생했거나 드문 암종을 진단받은 경우, 예를 들어 남성형 유방암, 수질성 갑상선암, 부신피질암, 월름 종양, 망막모세포종 같은 암을 진단받으면 유전자 검사가 필요합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그러니까 암 고위험군 뿐 아니라 이미 암이 걸린 환자일지라도 
유전 상담이나 검사를 받아 보는 것이 의미가 있다는 거네요? 

유수인 기자 / 네. 대개 환자 본인은 이미 암이 발생했기 때문에 원인 유전자 검사를 하는 것이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렇지 않습니다. 취약 유전자의 이상이 있는 경우 그 원인 유전자에 따라 다른 특정 암들이 추가로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그에 맞는 검진이나 치료를 시행할 수 있습니다. 또 치료 방법이나 약제 선택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가족들에게도 암의 발생 이전에 본인이 암이 잘 걸릴 수 있다는 상태를 알게 함으로써 조기 진단, 그리고 예방의 가능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네 얘기를 듣고 보니 원인 유전자 이상을 아는 것은 본인 뿐만 아니라 가족들에게도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겠네요. 이번엔 유전자 검사가 어떻게 진행되는지에 대해서도 알려주세요. 

유수인 기자 / 유전자 검사는 대부분 혈액의 유전자 분석을 통해서 진행합니다. 환자 입장에서는 채혈 이외의 다른 과정은 없습니다. 단 환자가 가지고 있는 암에 관련한 정보에 따라 검사는 한번이 아니라 여러 번에 걸쳐 시행될 수 있으며, 일련의 검사를 거쳐 결과를 얻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검사 결과는 보통 1개월 내외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검사를 통해 환자에게 유전자 이상이 확인된 경우, 가족들 역시 위험인자가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겠네요. 

유수인 기자 / 검사를 통해 환자에게 유전자 이상이 확인된 경우, 가족은 한 번의 유전자 검사를 통해 이상 여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암 환자의 가족이라고 해서 반드시 모두 검사를 필요로 하는 것은 아닙니다. 특히 미성년자의 경우에는 유전자 이상을 미리 아는 것이 정서적 발달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으므로 해당 유전자 이상이 미성년 시기의 건강에 영향을 끼치지 않는 경우에는 검사 여부에 신중을 기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네. 미성년자의 경우는 검사여부에 신중을 기하는 것이 좋겠지만 
그 외의 경우에는 이런 검사가 큰 도움이 되겠어요. 비가 올 것을 알면 우산을 챙기듯 가족성·유전성 암에 대해 더 정확하게 알아야 암 예방 방법을 찾을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드는데요. 일부 유전성암은 ‘예방적 수술’로도 암 발생을 예방할 수 있다고 하죠? 유방암이 대표적인데요, 유방암의 유전적 요인, 얼마나 될까요? 

유수인 기자 / 유전성 유방암은 모든 유방암의 5~10%를 차지하고 있고요. 원인 유전자 중 대표적으로 알려진 것이 BRCA1, BRCA2입니다. BRCA 유전자는 손상된 DNA를 복구해 암이나 종양으로 발전하지 않도록 막는 역할을 하고 있지만, 이와 같은 유전자의 돌연변이가 나타나면 유방암 발생 확률이 높아집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이런 유전적 변이가 있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 건가요? 

유수인 기자 / 한국유방암학회가 3,060명의 유방암 환자와 그 가족을 조사한 결과, 70세까지 유방암이 발생할 확률은 BRCA1 변이가 있는 경우 약 72.1%, BRCA2의 경우 약 66.3%였습니다. 유전자 변이가 없으면 여성이 평생 유방암에 걸릴 확률은 약 10%입니다. 

그렇지만 다행히 BRCA1 변이가 있는 경우는 일반인 800명 중의 1명, BRCA2 변이가 있는 경우는 300명 중 1명으로 흔하지 않습니다. 다만 BRCA 유전자가 아니더라도 아직 밝혀지지 않은 유전자가 유방암에 관여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유방암이나 난소암이 진단됐거나, 환자나 가족 또는 2촌 이내의 친척에서 1명 이상 유방암 혹은 난소암 환자일 때 유전성 유방암을 의심해볼 수 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BRCA 변이 유전자를 가질 확률은 낮지만, 이 유전자가 있다면 
유방암 발병률이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이군요. 유방암이 유전적인 영향이 크다는 점이 
알려져 있어서 그런지 예방적 차원에서 미리 유방 절제술을 받는 경우도 있는데요.  
배우 안젤리나 졸리가 받아서 더 유명해지기도 했죠? 

유수인 기자 / 네. 안젤리나 졸리는 BRCA1 유전자 결함과 가족력 때문에 유방암에 걸릴 위험이 87%나 된다는 말을 들은 후 지난 2013년, 양쪽 유방을 모두 절제해버렸는데요. 
그녀의 어머니와 외할머니가 모두 다 40대 후반이나 50대에 유방암이나 난소암으로 사망했기 때문이죠. 그래서 졸리는 유방 뿐 아니라 2015년에는 난소를 잘라내는 수술을 받아 전 세계적으로 ‘브라카 신드롬’을 일으키기도 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이 예방적 유방 절제술이 최근 발생률이 증가하고 있는 ‘유방암’ 예방에 얼마나 효과가 있는건가요? 

유수인 기자 / 예방적 유방절제술은 유방암 위험을 90%, 난소난관절제술도 90% 낮출 수 있고, 예방적 난소난관절제술만 받더라도 유방암 위험을 50%까지 낮출 수 있다고 합니다. 특히 난소암은 진행이 빠르고 조기 발견이 어렵기 때문에 출산계획이 종료된 경우 위험감소를 위한 난소난관절제술을 1차적으로 권고하고 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예방에는 큰 효과가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암이 발생하지 않은 정상 유방이나 난소를 절제하는 것에 대한 거부감도 있을 것 같아요. 어떤가요?

유수인 기자 / 거기에 대해서는 여러 의견이 있는데요. 사실 두 유전자 돌연변이가 있을 때 평생 살면서 유방암에 걸릴 확률은 80% 까지 높아집니다. 물론 유방암이 발생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으니 선제적 절제술을 결정하기란 쉽지 않겠죠. 개인의 선택에 따라 충분히 예방적인 절제술을 시행할 수 있겠고, 요즘엔 절제를 하고 유방재건술을 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합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그렇군요. 어쨌든 안젤리나 졸리의 유방 절제술을 계기로 많은 일반인들이 예방적 절제술에 많은 관심을 갖게 된 것 같아요? 

유수인 기자 / 네 그렇습니다. 안젤리나 졸리의 예방적 유방 절제술은 당시 상당히 이슈화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한국에서도 관심이 커지면서 안젤리나 졸리의 예방적 유방절제술 소식이 전해진 이후, 검사빈도와 수술 빈도가 5배정도 더 많아졌다고 합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상당히 의미가 있는 현상이네요. 그리고 이렇게 유방암과 같이 가족 단위 발생이 많은 ‘암’이 또 있죠? 

유수인 기자 / 네. 대장암은 유방암과 함께 가족 단위 발생이 많은 암입니다. 대장암 환자의 20~25%는 가족력이 있는데요, 1차 직계 가족인 부모, 형제자매, 자녀 중에 대장암 환자가 한 명 있으면 대장암에 걸릴 위험도는 2~3배 증가합니다. 또한 대장암 발병이 두 명이거나, 혹은 한 명이라도 50세 미만에 발병했다면 위험도는 3~4배 증가합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대장암의 가족력이 있다는 것은 뚜렷한 유전적 소인이 있다는 것으로 받아들이면 될까요? 

유수인 기자 / 대장암의 가족력이 있다는 것은 대장암에 취약한 유전적 소인을 물려받은 것일 수도 있고, 어려서부터 식습관, 생활 습관을 공유하면서 나타난 결과일 수도 있습니다. 대장암 중 확연히 유전성 대장암이라고 알려진 질환은 린치 증후군과 가족성선종성용종증이 대표적인데요, 각각 전체 대장암의 2~3%와 0.5% 정도를 차지합니다. 두 질환 모두 환자의 자녀에게 대장암이 유전될 확률은 50%입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유전성 대장암이라고 알려진 린치 증후군과 가족성선종성용종증에 대해 좀더 알아보도록 하죠. 먼저 린치 증후군이 발생하게 되는 원인이 뭔가요? 

유수인 기자 / 린치 증후군은 세포분열 과정에서 DNA가 실수 없이 정확히 복제될 수 있도록 수호천사 역할을 하는 유전자인 ‘DNA부정합복구유전자’에 선천적인 돌연변이가 있을 때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암이란 세포 내에 유전자의 후천적 돌연변이들이 쌓여서 발생하는 질환이니 몸 안의 세포들에 돌연변이들이 마구 발생하는 상황이 되면 당연히 암도 발생하기 쉽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그런데 린치 증후군으로 인해 문제가 되는 것이 비단 대장암뿐만이 아니라고요? 

유수인 기자 / 사실 여성의 경우에는 대장암뿐 아니라 자궁내막암도 문제입니다. 린치증후군이 있으면 평생 대장암이 걸릴 가능성은 70~80%에 달하고, 자궁내막암 가능성 역시 60~70%에 이르므로 대장내시경뿐 아니라 자궁내막암 검진도 꼼꼼히 챙길 필요가 있습니다. 그밖에 린치 증후군에서는 난소암·위암·간암·췌담도암·신장암 등 다양한 암들이 발생할 가능성이 일반인보다 높은 만큼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이번엔 또 다른 대표적인 유전성 대장암인 가족성선종성용종증에 대해서도 알려주세요. 

유수인 기자 / 가족성선종성용종증은 사춘기나 청년기에 수백 개에서 수천 개에 이르는 다발성 선종들이 발생해 결국은 대장암으로 100% 이행하는 병입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그렇다면 가족 중에 누군가가 이런 유전성 대장암이 확진된다면 직계 가족들 모두 유전자 돌연변이 검사를 필수로 받아봐야 하는 건가요? 

유수인 기자 / 린치 증후군이 있으면 평생 대장암에 걸릴 확률이 30~70%, 가족성선종성용종증은 거의 100%라고 합니다. 따라서 환자와 동일한 돌연변이를 갖고 있다는 것이 확인되는 경우에는 비교적 젊은 나이부터 대장암 검진을 시작해야 하고, 다른 장기에 발생할 수 있는 암에 대해서도 체계적인 방식으로 조기 검진을 해야 합니다. 
암은 조기에 발견하면 완치의 기회가 매우 높아지기 때문에, 정확한 유전자 진단을 통해 체계적으로 관리되는 경우에는 유전성 대장암 가계라 할지라도 평균 수명에서 별 차이가 나지 않게 됩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그렇군요. 이번엔 검진시기에 대해서도 짚어주세요. 유전성 대장암인 
린치증후군과 가족성선종성용종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대장암 검진을 평균 보다 좀 더 빨리 잡아서 시행하는 것이 좋겠죠? 

유수인 기자 / 린치 증후군은 대장암의 호발 연령인 65~70세보다 빠른 30~40대, 가족성선종성용종증은 이보다 빠른 10~20대에 대장암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따라서 유전자 검사를 통해 고위험군으로 확인되면 설사 현재 암이 없다 해도 린치 증후군의 경우 20~25세, 가족성용종증은 12~14세부터 1~2년 간격으로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으며 암 발병 여부를 체크해야 하겠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네. 그리고 이런 유전성 암이 아니더라도 가족력이 있는 암이라면 
생활습관을 교정하거나 조기진단을 통해 충분히 예방이 가능한 것이죠?  

유수인 기자 / 유전자 이상에 의한 것이 아니라면 정밀 암 검진과 생활습관 교정이 권고됩니다. 세계암연구기금(WCRF)과 미국 암연구소(AICR)에 따르면 전체 암의 34~50%가 생활습관 개선을 통해 예방할 수 있다고 합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생활습관 교정, 어떤 점들을 꼭 기억하고 있어야 할까요? 

유수인 기자 / 생활습관을 교정하기 위해서는 금연은 필수고 음식도 가려서 먹어야 합니다. 특히 몸 안의 염증이 암으로 발전하는 것을 막아주는 항산화식품을 자주 먹는 게 좋습니다. 이미 검증된 항암식품도 많은데요, 토마토는 전립선암, 양배추-양파-마늘 등은 위암-대장암, 당근-호박-고구마 등은 폐암, 콩류는 유방암 예방에 도움을 줍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정기 검진이라는 점,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네. 잘 들었습니다. WHO는 암의 ⅓은 예방이 가능하고, ⅓은 조기 검진과 조기 치료를 통해 완치가 가능하다고 했습니다.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려도 집 주위를 걷는 등 꾸준한 운동과 번거로운 음식 선택, 그리고 검진이 평생 건강을 보장한다는 사실 기억하셔야 겠습니다. 메디인 마칩니다. 유수인 기자였습니다. 

유수인 기자 / 네 감사합니다. 


suin92710@kukinews.com
유수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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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수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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