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없는 명절, 가족극 보는 명절 [나 홀로 설에]

가족 없는 명절, 가족극 보는 명절 [나 홀로 설에]

기사승인 2021-02-11 08:00:12
[쿠키뉴스] 인세현 기자=가족의 얼굴을 보기 어려운 설이다.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로 반가운 만남을 잠시 멈춰야 하는 이번 명절엔 가족에 관해 말하는 작품을 보는 것이 어떨까. 우리 가족과 다른 듯 비슷한 이야기를 통해 가족의 의미를 생각하며, 멀리 떨어진 사람들과 마음만은 가까워지는 시간을 보내는 방법이다. 나 홀로 설을 보내며 방안이나 극장에서 볼만한 가족극 네 편을 소개한다. 

카카오TV ‘며느라기’ 스틸컷

◇ 카카오TV ‘며느라기’
결혼 후 마주하는 가족은 내가 알던 모습과 전혀 다를지도 모른다. 결혼 후 맞는 명절도 마찬가지다. 동명의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한 카카오TV 드라마 ‘며느라기’는 요즘 시대 평범한 며느라기 민사린(박하선)이 ‘시월드’에 입성하며 겪는 다양한 에피소드를 담은 드라마다. 결혼 후 변화하는 관계와 상황을 현실적으로 나타내 시청자의 공감과 지지를 끌어냈다. 특히 ‘며느라기'가 맞는 명절 풍경과 이로 인한 갈등을 보며 여러 생각을 해 볼 수 있다. 드라마는 ‘며느라기’ 민사린의 상황과 감정뿐 아니라, 배우자인 무구영(권율)을 비롯한 가족들의 입장까지 세밀하게 조명해 다양한 시선으로 가족을 살핀다. 지난 6일 막을 내렸고 한 편당 약 20분, 총 12회로 구성돼 연휴 동안 부담 없이 몰아보기 좋은 분량이다. 

OCN 드라마 ‘경이로운 소문’ 스틸컷

◇ OCN ‘경이로운 소문’
혈연으로 이어져야만 가족일까. 구성원을 향한 믿음과 사랑, 연대를 가족의 조건으로 본다면 OCN 드라마 ‘경이로운 소문’ 또한 가족극으로 분류할 수 있겠다. 한국형 히어로물인 ‘경이로운 소문’은 낮에는 국숫집을 운영하며 정체를 위장한 카운터들이 지상으로 내려 온 악귀를 잡는 내용이다. 히어로물 앞에 붙은 ‘한국형’이라는 수식어는 여러 의미를 함축해 품고 있다. 네 명의 히어로가 유사 가족을 형성하며 힘을 합친다는 것도 한국형 히어로물의 특징 중 하나다. 저마다 사연이 있는 이들은 서로의 아픔을 외면하지 않고 가족처럼 보듬는다. 악귀를 잡는 과정에서 서로를 믿고 끝까지 의지하는 히어로들의 모습을 보며 가족의 유대감에 관해 곱씹어 볼 수 있다.  

영화 ‘세자매’ 스틸컷

◇ 영화 ‘세자매’
너무나 다른 얼굴을 한 세 자매가 있다. 첫째는 늘 “미안하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고, 둘째는 “내가 기도한다”는 말을 되뇐다. 셋째는 술에 취해 시도 때도 없이 이상한 것을 묻는다. 이승원 감독의 영화 ‘세 자매’는 전혀 다른 세 자매가 아버지의 생일을 맞아 오랜만에 한자리에 모이는 과정을 그린다. 영화는 세 자매의 평범한 듯 평범하지 않은 일상을 관찰하듯 보여주며 궁금증을 유발하다가, 아버지의 생일을 기점으로 이들이 공유하는 과거를 비춘다. 마지막 장면을 보고 나면 가족이란 각자 다르게 살아가면서도 기억하고 싶지 않은 순간과 기억하고 싶은 순간을 함께 공유하는 존재라는 생각이 스친다. 가족이라서 더 소홀할 수 있는 사과에 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영화다. 

tvN 드라마 ‘아는 건 별로 없지만 가족입니다’ 스틸컷

◇ tvN ‘아는 건 별로 없지만 가족입니다’
가족은 가장 가깝지만 그래서 더 알기 어려운 사람들일 수도 있다. tvN 드라마 ‘아는 건 별로 없지만 가족입니다’는 제목 그대로 아는 것은 별로 없지만, 가족인 사람들의 관계를 통해 진정한 가족의 의미를 되짚는다. 이 작품은 언제나 즐겁고 행복한 우리집을 그리는 홈드라마도 아니고 자극적인 막장극도 아니다. 그저 가족도 각각의 인생과 삶이 있는 개인으로 이뤄진 집단이고 그렇기 때문에 서로를 이해하기 위해 많은 소통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아울러 “가족이니까” 모든 것을 이해하고 감내해야 한다는 태도가 일종의 폭력일 수 있다는 메시지를 담은 드라마다.

inout@kukinews.com
인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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