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찮은 '그랑사가'의 질주…매출 3위 흥행 비결은?

심상찮은 '그랑사가'의 질주…매출 3위 흥행 비결은?

기사승인 2021-02-16 06:31:01
사진='그랑사가'. 엔픽셀.

[쿠키뉴스] 강한결 기자 = 지난달 26일 출시된 엔픽셀의 신작 '그랑사가'의 흥행질주가 심상치 않다. 유저 유입이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으며, 신규 콘텐츠도 계속해서 업데이트가 진행중이다. 게임업계에서도 '그랑사가'의 초반 러시를 주목하고 있다. 

15일 모바일 순위 사이트 게볼루션에 따르면 '그랑사가'는 구글 플레이스토어 매출 순위 3위, 애플 앱스토어 매출 2위를 기록중이다. 플레이스토어의 경우 지난달 29일 10위권으로 진입한 뒤 계속해서 톱텐을 유지중이다. 아울러 지난 3일부터는 매출 순위 3위에 오른 후 위치를 수성중이다.

엔픽셀은 '세븐나이츠(넷마블)' 주요 개발진이 모여 설립한 신규 게임사로 배봉건, 정현호 등 저명한 개발자들이 회사 공동 대표다. 게임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 엔픽셀을 '경력있는 신입'이라고 지칭하는 것은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그랑사가는  왕국을 구하기 위한 기사단 모험을 그린 멀티플랫폼 대규모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다. MMORPG는 국내에서 제일 인기있는 게임장르지만, 그만큼 기존 '고인물'들의 위상이 매우 높다는 특징이 있다. 신규 지식재산권(IP) 작품이 흥행하기에는 다소 어려운 점이 있다는 뜻이다. 

사진='그랑사가' 한달 순위 변동치. 게볼루션 홈페이지 화면캡처

하지만 '그랑사가'는 이같은 약점에도 불구하고 초반 흥행질주를 달리고 있다. 유저 수도 계속해서 늘고 있다. 사전 등록 유저는 500만명을 돌파했고, 공식 커뮤니티인 네이버 카페 가입자 수도 20만명을 돌파했다. '그랑사가'의 흥행이 단기가 아닌 장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그랑사가의 흥행 요소에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유저들은 대체적으로 '수준높은 그래픽'·'독창적인 장비시스템'·'몰입도 있는 스토리' 등 3가지를 뽑는다.

그랑사가는 언리얼4 엔진을 활용한 3D 카툰렌더링(3D 그래픽을 이용해 만화와 같은 느낌을 주게 하는 기법) 그래픽을 활용했다. 최근 대부분의 MMORPG가 실사풍 그래픽을 채용한 것을 고려하면, 다소 이례적인 선택이다. 카툰렌더링은 조금만 퀄리티가 낮아도 이질감을 느낄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하지만 그랑사가는 뛰어난 퀄리티로 이같은 단점을 상쇄했다. 캐릭터와 몬스터의 3D모델링은 이질감이 거의 없다. 특히 PC버전으로 플레이했을 때 이러한 강점이 두드러진다. 

여기에 '그랑웨폰'과 '아티팩트' 등의 2D 일러스트의 퀄리티도 매우 높다. 라이브 2D가 적용된 일러스트는 수집욕구를 제대로 자극했다. 서브컬처 장르의 수집형 게임을 좋아하는 게이머에게 어필할 수 있는 요소다. 

이같은 수준높은 그래픽은 그랑사가만의 독창적 장비시스템과 만나 새로운 시너지를 만들어냈다. 그랑사가에는 크게 무기 개념의 '그랑웨폰'이 존재한다. 하지만 전통적인 무기와 다르게 의인화 됐다는 점이 특징이다. 캐릭터처럼 별도의 일러스트도 존재한다. 단순히 무기를 모은다는 개념을 넘어 섬세한 일러스트를 보기 위해 그랑웨폰을 수집하는 유저들도 제법 있다. 

사진=2D LIVE가 적용된 그랑웨폰의 일러스트. 

여기에 몰입도있는 스토리가 더해지면서 완성도를 더했다. MMORPG에서 스토리가 차지하는 비중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스토리가 나오면 곧바로 '스킵'을 누르는 유저들이 증가하면서, 최근 출시되는 모바일 MMORPG의 경우 스토리의 비중을 줄여가는 사례로 심심찮게 볼 수 있다. 

하지만 그랑사가는 7명의 플레이어블 캐릭터에 적절한 서사를 부여하면서 스토리에 깊이를 더했다. 스토리의 중심에는 메인 퀘스트가 있다. 메인 퀘스트를 진행하다보면, 기본적인 인물들의 관계와 내러티브를 자연스럽게 알 수 있다. 여기에 보조적인 서브 퀘스트가 가미되는데, 매인 퀘스트만으로는 알 수 없는 세세한 이야기를 담고 있어 스토리를 더욱 탄탄하게 만든다.

아울러 무기 '그랑웨폰'에도 하나하나 프로필과 풀보이스 더빙, 내러티브를 넣어 유저들이 애착감을 느낄 수 있도록 만들었다. 의인화된 무기인 그랑웨폰을 오래 사용하면 인연도가 올라가는데, 단계적으로 특수한 음성과 프로필이 해금된다. 서브컬처 장르의 게임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시스템이다. 

CBT때부터 그랑사가를 해왔다고 밝힌 한 유저는 "통상적으로 수집형 게임은 결국 최상위 등급을 먹으면, 아래 등급의 카드를 사용하지 않게 된다"며 "하지만 그랑사가의 경우 모든 그랑웨폰에 인연도 시스템이 적용됐고, 이를 높이면 유료 재화인 '다이아'를 주기에 한 번 더 보게된다"고 말했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과거 1년전만 해도 MMORPG는 금방금방 순위가 뒤바뀐다는 인식이 있었지만, 지금은 이러한 인식이 점차 바뀌고 있다"며 "'리니지M·2M'이 몇 달째 1·2위를 차지하고 있고, 상위권에 있는 게임도 점차 고착화되는 경향이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그랑사가가 초반 흥행을 달리고 있는데, 꾸준한 업데이트와 콘텐츠가 추가된다면 장기흥행 대열에 드는 것도 문제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엔픽셀 내부도 이같은 흥행에 고무적인 반응을 보였다. 엔픽셀 관계자는 "'그랑사가'는 출시 전부터 스타 개발자의 도전에 대한 업계의 관심과 함께 '연극의 왕' 등 참신한 마케팅 시도로 주목을 받았으며, 이를 통해 신규 IP로는 이례적으로 사전예약자 500만명 이상을 달성했다"며 "이러한 사전 성과를 바탕으로 출시 후 안정적인 운영과 '소통'을 중시하는 서비스 통해 이용자들의 원활한 플레이를 돕는 한 편 풍성한 혜택과 발 빠른 대처가 유저들에게 긍정적으로 평가 받을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전했다.

sh04khk@kukinews.com
강한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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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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