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학대 본질 외면한 전수 조사...입양 가정은 피눈물”

“아동학대 본질 외면한 전수 조사...입양 가정은 피눈물”

입양 가족 반발에도 전국 지자체들, 앞다퉈 전수 조사
개인정보도 노출…국민의힘 김미애 "보여주기식" 비난

기사승인 2021-02-17 14:03:13
양부모의 학대로 사망한 사실이 알려지며 아동학대사건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을 높인 정인이가 잠든 곳에 정인이를 기리는 시민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박태현 기자

[쿠키뉴스] 김은빈 인턴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이른바 ‘정인이 사건’으로 불리는 16개월 아동학대 사망사건의 사후관리를 지시한 이후 일부 지방자치단체가 입양가정 전수조사를 진행한 사실이 알려졌다. 심지어 이 과정에서 입양가정의 개인정보가 노출됐다. 이에 보여주기식 처사라는 비난에 직면했다.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은 1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 앞서 서면질의를 통해 대통령의 입양가정 사후관리 지시 이후 서울 성동·마포구, 대전 대덕구, 전북 고창군, 충북 청주시, 경남 함안군, 경북 울진군 등 전국 7개 지자체가 입양가정 전수조사를 벌였던 사실을 꼬집으며 문제를 제기했다.

입양아동에 대한 상담·모니터링은 입양기관의 주관으로 지자체가 조사할 법적 근거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방문조사 등을 실시했다는 지적이다. 더불어 일부 입양가정모임 등에서 입양가정에 대한 전수조사의 인권침해 등의 문제를 제기했음에도 지자체들이 입양 실무매뉴얼상 ‘사후관리’ 목적이라며 강행한 점도 문제로 꼽혔다.

심지어 청주시의 경우 입양가정조사 협조 공문에 아동의 이름·생년월일·양부모이름까지 실명으로 기재돼 개인정보 노출논란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게다가 입양아동의 안전 확인과 입양관련 보조금 지급을 명분으로 전수조사를 진행하며 청주시 공무원이 수차례 연락하거나 무리한 협조요구를 하는 등 부적절한 행태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 사진=박효상 기자

이에 대해 김 의원은 “개인 사생활을 침해할 뿐 아니라 입양특례법에 의거한 비밀보장이 전혀 지켜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정인이 사건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교훈이 단순히 입양의 공적 절차 강화인가. 민법상 입양과 입양특례법상 입양의 정의도 제대로 구분되지 않는 현실에서 관련 통계조차 구축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무슨 ‘입양 공적 책임을 완수하겠다’고 말하는지 모르겠다”며 일갈했다.

이어 “‘입양의 공적시스템을 강화하겠다’는 문 대통령의 말 한 마디가 많은 입양 가정에게 상처를 주고 있다”며 “제대로 된 인식조차 갖지 못한 채 너무 쉽게 뱉어버린 대통령의 말 한 마디로 수많은 지자체가 ‘뭐라도 해 보이려고’ 갖은 애를 쓰고 있지만 정작 입양 가정만 피눈물 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보건복지부가 이제라도 입양 가정에 대한 편견을 깨부수고, 전수조사를 시행하려 한 지자체에게 엄중 경고를 해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한편 입양 관련 통용되는 대원칙 중 하나는 ‘입양 후 성장하고 있는 아동은 일반아동으로 입양아동만을 대상으로 안전을 확인하는 자체가 불합리하다’는 것이다. 

eunbeen1123@kukinews.com
김은빈 기자
eunbeen1123@kukinews.com
김은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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