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서울 한 카페의 메뉴를 주문한 고객의 배달 리뷰에 업체가 단 댓글이 현재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빠르게 퍼져 나가고 있다.
지난 25일 '손님 비꼬면서 장사하는 가게'라는 제목의 글이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것이 논란의 시작이었다.
이 글에 따르면 고객은 주문한 음식에 대한 평가와 함께 "사장님 메뉴를 한국말로 해달라"면서 "영어울렁증인데 사이드 옵션 보고 좀 놀랐다. 아는 말도 있지만 '이게 뭐지?' 싶어서 선뜻 눌러지지 않았다. 간단하게 브런치나 먹을까 하고 찾다가 포기하게 된다"고 적었다. 또 "원래 신맛 원두를 안 좋아하는데 신맛이어서 실망했다"면서 아쉬운 평가와 함께 별점 두 개를 줬다.
그러자 카페 측은 댓글을 통해 "저희는 가성비 맛집이 아니다. 신커피 아니고 산미 있는 커피!"라고 밝혔다.
또한 "한국어 메뉴가 필요하군요. 근데 어쩌냐. 떡볶이 파는 집에서 ddeokbokki라고 써 놓으면 이상하다"라면서 "저희 브런치 메뉴는 대부분 제가 캐나다에서 해 먹던 것이라 굳이 한국어로 쓰려니 너무 낯간지럽고 웃겨서 그대로 적었다"고 했다.
이어 "그런데 너무 웃기다. 발라먹는 아침 겸 점심접시라고 써야 하나? 내일까지 웃겨 죽을 것 같다"면서 "앞으로는 매장, 메뉴 설명이나 리뷰 잘 읽어보고 주문하시는 걸 추천드린다"고 적었다.
이 카페는 또 "어차피 재주문 안 하시겠지만 의견은 감사하다"면서 "혹시 또 찾게 된다면 매장으로 와 달라. 친절하게 모든 메뉴를 한국어로 안내해드리고 가격이 마음에 안 드신다고 하니 무료로 제공하겠다! 제가 쏘겠다"라고 글을 남겼다.
이같은 글을 공유한 글쓴이는 "누가 봐도 (카페 측이) 비꼬는 태도다"라면서 "그렇게 영어가 쓰고 싶으면 그냥 캐나다 가서 장사해라. 한국인들 영어 못한다고 꼽(창피)주지 말고"라고 썼다.
이 글을 본 누리꾼들은 불편함을 내비치고 있다. 커피업계에서는 산미와 신맛을 구분할지언정 전문가가 아닌 일반 고객 상대로 가르치는 듯 답할 필요가 있냐는 지적이다.
또 일부 누리꾼들은 "영어를 쓰고 싶으면 영어학원을 차리지" "저런 마인드로 무슨 장사를 하나" "음식이 맛만 좋으면 다 되는 줄 아나보다" 등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반면 "큰 잘못도 아닌데 너무 (카페만) 욕하는 것 아니냐" "좋아하는 사람들만 이용하면 된다"는 반응도 있었다.
현재 해당 댓글은 수정된 상태다.
카페 측은 "일이 이렇게 커지고 나서야 확인했다"면서 "저희 리뷰 댓글은 직원들이 돌아가며 작성하고 있는데 제가 봐도 백번 천번 기분 나쁘게 받아 들이셨을 것 같다"고 적었다.
이어 "영어로 쓰는 댓글은 저희 매장 컨셉으로 재미를 드리고자 했는데 직원들이 돌아가며 작성하는데 한계가 있다보니 번역기 사용으로 오히려 어감에 거부감이 들게 했던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친절함이 가장 중요한 사항인데 실망시켜 죄송하다. 개선하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해당 가게가 다른 고객에게 남긴 답글들도 공유되면서 논란이 더 커지는 모양새다.
'플랫 화이트가 맛있지만 가격 대비 양이 적은 것 같다'고 남긴 고객의 리뷰에 카페 측은 "가격 조정에 대해 직접적으로 논하는 것 굉장한 실례"라면서 "배민(배달의민족)이 어쩌다 당근마켓처럼 됐나 싶다. 가격 네고는 불가능하다"고 적었다.
해당 댓글에 고객이 불쾌함을 내비치자 카페 측은 "이런 식으로 장사해왔고 구정물 튀며 손 더럽혀 가며 청소하는 것도 필요하다"면서 "스스로 거지 운운하고 열폭해서 앞뒤 안맞는 소리하며 창피 당할거면 매장으로 와라. 저 내공 세다"고 했다.
현재 해당 카페의 플랫화이트 메뉴 설명에는 '사이즈 타령할거면 라테 드셔라. 원래 초미니사이즈'라고 적혀 있다.
jihye@kukinews.com